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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패닉'-제2회 국제현대미술 광주아트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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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9-12-02 10:30 조회9,7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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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적 상상과 실험의 교감


    광주와 한국의 중진부터 청년작가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나라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제전이 열리고 있다. ‘아시아 패닉 ASIA PANIC'이라는 제목으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에서 12월 1일부터 18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광주시립미술관과 (사)현대작가에뽀끄가 주최하고 제2회 국제현대미술광주아트비전 조직위원회(위원장 최석현, 총감독 최재창)가 주관하여 마련된 전시이다.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를 맞는 이번 광주아트비전의 장석원 전시총감독은 “아시아는 전 지구적으로 가장 뜨거운 용광로가 되고 있다…아시아는 무서운 해일 현상처럼 전 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점점 더 크게 세계적인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예술은 이제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 예술은 사회에 대하여도 발언을 해야 하며, 예술 자체와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눈먼 권력에 대하여 더 이상 아름다운 꽃이 되기를 거부해야 한다…예술의 패닉은 예술적일 수 있다. 삶의 패닉은 예술로서 치유될 수 있어야 한다. 아시아의 패닉은 예술로서 먼저 치유의 세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아시아 패닉은 치유의 전환을 통하여 희망의 서광을 내뿜게 될 것이다… 패닉의 무수한 희생자들, 우리 예술가들은 가장 큰 희생과 가장 위대한 메신저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기적은 패닉의 한 가운데에서 탄생한다”고 밝히면서 ‘아시아 패닉’ㆍ‘안티 인터내셔널’ㆍ‘한국현대미술청년전’ 등 3개 섹션에 국외 17명을 포함하여 모두 109명의 작가들을 초대하였다.


    1전시실에 배치된 ‘아시아 패닉’에는 2004광주비엔날레 주제전 참여작가였던 스웨덴의 아사 엘젠(Åsa Elzén)을 비롯, 각기 다른 신발들이 무선조종 장난감 자동차처럼 전시장 바닥에 흩어져 움직이는 일본 Shoko Toda, 알루미늄판에 그려진 초상을 향해 벽돌조각을 던지도록 설치한 중국의 Shu Hao, 묵직한 단색조 천들과 장식들을 바느질로 엮고 부착하여 거대한 코끼리들을 연상시키는 소프트조형의 김인경, 새장형태로 만든 거북이모양 가마솥과 토끼모양으로 개조한 재봉틀들을 설치하여 우화적 풍자를 보여주는 이동철, 유기체처럼 구불거리는 LED조형물 한 쌍에 도시의 이미지를 투사시키고 진시영, 장승ㆍ고사목ㆍ익명의 얼굴초상들을 설치하여 진혼의 공간을 꾸민 최재창, 도시배경 흑백 인물사진에 메모가 된 빨간 카드를 들도록 하여 특정 장소ㆍ공간ㆍ시간을 기록해 나가는 연작을 전시관 램프 귀퉁이에 설치한 권승찬 등 34명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2전시실의 'Anti International'에는 화려한 장식성을 가진 넝쿨들이 자라나는 여체와 뱀을 결합시켜 고대 신화를 연상시키는 인도의 K.R.Subbanna, 채색한 나무의자들을 바닥 거울을 중심으로 둥글게 배치한 김종일, 작고한 추상화가 최종섭의 유작인 거대한 한지작업, 마치 물위에 맑은 푸른빛의 큰 획들을 내려 긋듯 순수에너지에 의한 파장을 담채로 그려낸 2000광주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작가 강운, 황소별자리 모양으로 목판을 새기고 잘라 벽면에 반복설치한 2006광주비엔날레 주제전 참여작가 김상연의 작품과 함께 광주의 낯익은 중견 중진작가들의 작품을 고루 만날 수 있다.    


    2전시실에 함께 섞여 배치된 ‘한국현대미술청년전’에는 짧게 자른 플라스틱 호스들을 정교하게 끼워 붙여 인조화분들을 만들어 설치한 정찬부, 소금더미 위로 여성 신체 일부를 투사하며 물 마시는 사운드 효과를 곁들인 안정, 구리전선들을 자르고 끝을 풀어 금속판에 조형적 효과를 구성시킨 진스하, 검은 스타킹을 반복적으로 연결하여 심리적 억압과 은폐된 욕망의 거대한 그물망을 바닥에 설치한 조경희, 하수처리용 굵은 호스를 바닥에 벽에 연출하여 공간드로잉을 선보인 최제헌, 서로 다른 과일의 껍질과 속을 접합시켜 사물속성의 이미지를 변신시킨 황정후 등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광주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해에 실험적 현대미술의 장으로 꾸며 가려는 이 광주아트비전은 광주 추상미술의 거점 역할을 해 온 에뽀끄회가 사단법인으로 전환한 뒤 주위의 후원을 얻어가며 의욕적으로 펼쳐가는 국제교류전의 하나이다. 국제 문화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광주에서 다양한 상상력과 매체, 표현형식, 예술적 메시지들을 접할 수 있는 또 다른 신생 국제미술전시회인 셈이다.  


    - 조인호(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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