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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박스런 분청사기의 멋- 김치준 도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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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8-01-28 18:28 조회9,6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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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악스런 손맛이라고 할까. 흙덩이를 짓물러낸 도예가의 투박한 손끝 흔적들이 그대로 그릇의 형체로 빚어내어진 분청사기 도예전이 열리고 있다. 그동안 토박이처럼 예술의 거리를 지켜온 원화랑이 옆 가게까지 공간을 넓혀 원갤러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문을 열면서 중견도예가 김치준의 분청사기 초대전을 갖고 있다. ‘그릇도 세상도 하얗게 눈에 덮였다’란 이름으로 새해 벽두라 할 1월 10일 시작된 이 전시는 1월 31일까지 계속되는데, 굵은 입자의 사질이 많이 포함된 거친 흙 맛들이 대범한 손놀림에 의해 치기스러우면서도 부담 없는 그릇들로 선보여지고 있다.

    한 벌씩 구색을 갖춘 다완과 주전자, 항아리와 단지들이 대부분으로 회갈색 태토가 비쳐 보이는 몸통에 진득한 백토를 쓱쓱 큰 솔로 발라놓거나 한 겹 두툼하게 씌워놓기도 하고, 백토물에 슬쩍 담궜다 꺼내면서 어느 쪽에서는 흘러내리는 그대로 모양을 내게도 하고, 백토 발라진 그릇을 손가락으로 휙휙 문질러 그림이랄지 문양이랄지 뭐 그런 걸 꾸며놓기도 했다. 분장과 귀얄기법을 즐겨 다룬 그의 그릇들은 찻잔이든 주전자든 주물러댄 손 그대로 편하게 잡을 수 있어 만든 사람 손과 쓰는 사람 손이 악수하듯 들어맞게 되어 있는 게 재미나면서도 은근히 그릇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정겹다.

    오육백년전 무등산자락에서 번창했던 광주 분청사기의 자연미와 소박함을 다시 되살려내려는 젊은 도예가들이 적지 않지만 손 크고 자유분방한 천연스러움은 김치준 그릇의 독특한 묘미이기도 하다. 김치준을 초대한 박희재 관장은 ‘무엇보다도 거칠 것 없는 자연의 세계가 연출해낸 결과이다. 거친 바탕 위에 펼쳐진 분청사기 특유의 배객은 자연의 표상인 하늘과 땅과 물의 세계를 극적으로 표현하였고, 하늘의 자유로움과 땅의 다채로운 변화와 물의 여유로움이 담겨 있다’고 평한다.


    도예가 김치준은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예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1997년 제2회 광주비엔날레 때 특별전인 공공미술프로젝트 중 ‘하늘연못’이라는 테마로 중외공원 비엔날레관 앞 계단에 ‘꿈의 융단’ 형태 도예설치작품을 제작하였으며, 대한민국산업디자인 추천 디자이너였고, 조선대학교 미대에 출강한 바 있으며, 현재는 무등산 증심사 길목의 아리랑도예연구소에서 자연을 닮은 도예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원갤러리  062-222-6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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