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담다- 정선휘 개인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8-08-03 16:53 조회10,41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젊은 화가의 예술적 감성이 첨단의 LED 조명기기와 만났다. 7월 30일부터 8월 11일까지 광주 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화가 정선휘의 아홉 번째 개인전이다. 빛고을이라는 도시이름 때문인지 유독 근래 들어 빛과 관련된 전략산업이나 문화기획들이 연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선휘의 회화는 LED의 다변화된 상품성 개발, 예술과 생활과 LED를 접목시킨다는 시도의 하나이다. 광주지역 몇몇 청년작가들이 계속해서 진화 발전해 나가고 있는 첨단의 전자기술이나 LED같은 신소재들을 이용하여 독창적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데, 정선휘는 LED라는 차가운 문명의 광소재를 어릴 적 향수와 감성적 밑뿌리를 자극하는 서정적 불빛으로 활용하면서 회화적인 묘사의 배경을 여러 색으로 변환시키고 있다. 초기의 매화꽃모양 LED 등을 나뭇가지에 부착시킨 입체 설치작품에서 액자 같은 LED틀 안에 정교한 작동프로그램이 입력된 칩을 내장한 배경 빛 위에 스테인드글라스 안료로 전통소재의 그림들을 그려 올렸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철사들을 엮어 만든 손가방에 역시 LED 등을 곁들여 은근한 조명효과를 내도록 한 작품들이 함께 소개되고 있다. 이전에 녹슨 폐선부지에 피어난 질긴 생명의 꽃들, 그 폐선부지 주변이나 개발과 변화가 거듭되는 도회지 안의 섬처럼 남은 오래된 마을의 풍경들, 소박한 삶의 단편들을 서정적 회화세계로 담아오던 정선휘의 회화세계에서는 퍽이나 이질적인 소재 쪽으로 시야를 옮긴 셈이다. 물론 LED회사와 손을 잡고 이런 빛의 회화를 시도하면서 그 본래의 회화작업은 꾸준히 병행해 오던 터라 그의 입장에서는 회화를 일상생활 또는 현대 도시문화, 산업사회와 결합시켜 작품세계를 확장시켜보려는 일종의 또 다른 회화세계의 모색이었던 것이다. “이번 작품은 동양의 삶의 정서에 깊게 자리하는 미학 속에서 출발한다. 지구촌화가 되고 지역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지만 우리의 내면을 살찌우고 행복하게 만들어준 것들은 지금까지 우리 곁에서 숨 쉬고 있는 전통이다… (중략) … 이번 조명작품은 화려함을 내세우기보다는 우리 선조들이 은근함에서 멋을 찾아냈던 것처럼 은은함과 소박함을 배경에 깔고 있다. 대부분 조명은 시각적인 효과만을 목적으로 하지만 이번 작품들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끌어내고자 노력하였다. 과거 속에 숨어 있던 미래가 빛으로 깨어난다.” “지금까지 나에게 있어서 일상은 작업의 모티브였다. 역사성이나 거대한 담론을 담아내지는 않지만 사소하게 보이는 풍경이나 생활상등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킬 때가 많다. 이런 사소한 풍경과 이야기가 모여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것도 캔버스에서 즐겨 그리던 일상의 부분을 LED조명을 통해서 빛과 같이 어우러지도록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규격화 되어진 틀 속에서 발광하는 빛이 아닌 자유로운 선과 모양이 드러나도록 하고 싶었다. 한국의 전통도자기는 선이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 있다. 자연스러운 선에서 나오는 형태는 마치 대자연 속의 한 부분처럼 편안함을 안겨준다. 우리의 전통도자기와 같이 자연스러운 선을 드러나게 하는 것들은 우리 삶 속에서 깊이 숨어 있는 소중한 유전자일 것이다. 인위적이지 않고 수수하게 드러나는 선은 전통 속에서 살아있는 미적 요소라 여기며 나 또한 이 부분을 작업에 끌어 들이고자 하였다. 지금까지 작업을 하면서 내가 알고, 느끼고, 볼 수 있는 만큼 그릴 수 있었던 것처럼 빛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 또한 같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내가 살고 있던 마을에 전기가 들어왔다. 동그란 전구에서 불빛이 밝게 빛났을 때 얼마나 신기하던지 그때의 느낌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지금의 전구처럼 환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온 세상이 환한 빛으로 가득하게 보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언제 깜깜해지나 하고 은근히 기다려지곤 했다. 그 때의 빛은 감성이 살아있는 것 같지만 지금의 빛은 그런 맛이 없는듯하다. 멀리서 보이는 빛이 가까이서 보이는 빛보다 더 희망적인 이유는 빛과의 공간이 존재한 것이 희망으로 채워짐이 아닐까 싶다. 요즘 고유가와 환경문제로 지구촌이 뜨겁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고자 고효율 친환경을 내세워 LED가 한참 각광받고 있기도 하지만 LED조명 자체만으로는 차갑고 건조하다 이런 LED조명에 어릴 적에 만났던 빛처럼 꿈과 희망이 담겨진 따뜻한 감성을 불빛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첨단공학이 만들어낸 LED조명이 과거 속에서 숨 쉬고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예술적 가치와 함께 어우러져 메말라 가고 있는 사회에 촉촉하게 스며드는 감성의 빛이 되었으면 한다. 이번 전시가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작은 틈사이로 빠져나오는 빛처럼 답답한 장애물들을 헤쳐 나오는 희망의 빛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동안 LED회사의 기술적인 개발과 지원 속에서 나름 적잖은 노력과 기대로 거의 3년여 동안 이 LED회화에 심혈을 기울여 왔던 그는 이번 전시 이후에도 계속해 나간다는 데는 회의적이다. 너무 많은 작업시간을 투여하는데다 기대하는 효과가 현실화되는 것도 생각보다 답답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자신의 본래적인 감성과 생활 속 수많은 얘기꺼리들을 회화작업으로 표현하는데 더 몰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기존의 소재, 표현형식, 장르를 뛰어넘는 새로운 길 찾기에서 예술과 산업, 과학기술과의 협업은 생각만큼 간단치 않은 일일 수 있다. 서로의 지향점과 가치판단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미술에서 나날이 넓어져 가는 과학기술, 전자미디어, 신소재와의 결합이 예술의 영역과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엮어 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물론, 시대를 이끌어가는 대부분의 예술적 실험과 창작은 늘 현재의 상황과 조건들을 과감히 뛰어넘으면서 개척될 수 있었지만 그에 따른 불확실성과 위험을 감내한다는 건 어설픈 상상 훨씬 이상일 것이다. 연락처 : 정선휘 019-617-2678 광주신세계갤러리 062-360-163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