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참여작가 작품으로 본 2006광주비엔날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6-09-28 08:34 조회10,62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제 6회째를 맞는 이번 광주비엔날레(2006.9.8-11.11)의 기본 테마는 ‘아시아’이다. 개막 초기 관객들의 반응은 이전에 비해 전시구성이 간결하고 작품의 이해가 쉽고 편해졌다는 평이 많다. 불상, 산수화, 일상 소품 같은 낯익은 소재나 형식의 작품들이 많으면서, 주변 또는 생활 속에서 흔히 접하는 뉴스나 얘기꺼리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그 만큼 기본 정서나 문화감각 면에서 자연스럽게 호흡이 이루어진다는 얘기일 것이다. 광주로부터 출발하여 아시아의 시각으로 세계 현대미술 문화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전시기획 취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전시기획자도 아시아 출신이 많은데다 32개국 127명의 작가 가운데 57명이 아시아 작가이고 이 가운데 광주 출신의 작가는 4명이다. 물론 본래 자기 터와 자국 내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상당수는 국적에 상관없이 현대미술의 세계에서 독자적인 창작세계를 펼쳐가는 경우들이 많다. ■ ‘첫 장_뿌리를 찾아서’- 김상연 / 손봉채 전시는 크게 첫 장과 마지막장으로 나누어지는데, 수많은 개념과 담론과 발언들을 미술의 형식으로 엮어 펼쳐낸 2006광주비엔날레의 기본 테마는 ‘아시아’이다. 특히 ‘아시아 뿌리 찾기’인 “첫 장”은 아시아 출신의 큐레이터와 작가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데, 아시아문화에 대한 태생적 배경 위에 서구 미술문화 현장에서 얻어진 경험적 열린 시각을 갖고 있는 작가들로 작가보다는 주제와 연관된 작품을 우선하여 선정하였다. 물론, ‘아시아성’이라는 테마는 인문학적으로 꽤 많은 논란과 담론의 여지를 안고 있는 논제다. 다만, 비엔날레라는 시각형식의 전시를 통해 그 아시아성을 각기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표현어법을 가진 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조망해 보는 것이다. 기획자들이 설정한 전시개념과 함께 작가들의 이 “첫 장”은 소주제라 할 ‘신화와 환상’ ‘자연과 몸’ ‘정신의 흔적’ ‘현재 속의 과거’ 등 4개 섹션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자연과 몸’(Nature and Body)에 참여하고 있는 김상연은 <공존-샘>에서 등받이가 불안정하게 높은 의자그림 3점을 3면의 벽에 가득 채워지게 그려 붙이고, 그 의자들로 싸안긴 앞 공간에 한지로 오려 그린 원숭이 5,000여 마리를 넝쿨수풀처럼 엮어 설치하였다. 수없이 붓질을 덧쌓으며 먹빛을 우려내어 묘사한 의자로 현대인의 심리 내면에 자리한 욕망과 권력의 현실세태를 상징하면서, 밀림의 원숭이 무리들로 문명 이전의 본래 자연세계로서 인간사회를 비유적으로 풍자하고 있는 작품이다. 관객들은 기형적인 의자들과 천진무구한 원숭이 무리들로 둘러싸인 넝쿨사이를 거닐며 인간 실존과 공존에 대한 내적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도록 유도된다. ‘현재 속의 과거’에 속하면서 “첫 장”의 맨 끝에 위치해 “마지막장”으로 넘어가는 통로역할을 하는 손봉채의 작품은 <경계>이다. 광주 근대사의 상징이자 치열했던 역사의 현장이었지만 최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이라는 거대 프로젝트 추진으로 주변 일대가 헐리고 그 새로운 공간들에 둘러싸여 자칫 기념비적 공간으로 박제될 수 있는 구 전남도청과 그 앞 분수대 주변의 5․18민주광장을 소재로 한 사진설치작업이다. 도청 사진을 맨 뒤에 두고 앞쪽으로 점차 이미지를 털어낸 대형 사진들을 유리판에 전사시켜 켜켜이 칸을 세운 풍경 속에 굽이굽이 길을 내어 그 사이로 관객들이 지나면서 현재의 풍경을 만들어내는 진행형이자 참여형의 작품이다. ■ ‘마지막 장_길을 찾아서’- 정기현 & 진시영 “마지막 장”은 우리시대의 도시를 테마로 한 프로젝트형 전시이다. 한국과 아시아의 현재로부터 드러나고 있는 현안 이슈나 과제, 또는 사회적 현상과 정치 경제적 문제들에 관해 공통분모로 연결될 수 있는 유럽․중동․북남미의 도시들을 선정하여 서로 길을 내는 작업이다. 해당도시 현지에서의 워크숍과 자료조사, 기초제작부터 결과까지를 아카이브전시 형태로 구성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사진과 영상기록 같은 자료성격의 전시물들이 많기 때문에 통상 완결된 단일작품들을 스쳐 지나며 감상하는데 익숙해 있는 관객들은 갈피를 잡는데 어려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일정한 주제흐름에 따라 연관된 작품들을 선별하여 연출한 “첫 장”과 달리 마지막장은 훨씬 이슈부각이 많고, 감상용이기보다는 현 시대문화를 공유하는 장으로써 비엔날레형의 전시구성으로 꾸며졌다. 이 “마지막 장”의 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게 정기현 & 진시영의 <광주이야기>이다. 다만 개최도시의 단편과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데 초점을 두고 다른 도시와의 직접적 연결 없이 광주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개발시대의 상징인 슬라이브 단층가옥형태의 부스를 만들고, 그 네 벽에 광주의 중고간판들과 함께 각 세대들의 기억과 현재를 담아내는 영상기록들을 섞어 놓았다. 그리고 공사현장 같은 거친 아시바 철판 통로를 따라 옥상으로 오르면 역시 바닥과 전면에 영상물이 설치되어 있고 주변 전시공간을 내려다보게 된다. 간판들로 뒤덮힌 도시의 표정을 재현하면서 그 속에서 일상의 역사와 기억, 현재를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다. ■ 광주의 역사와 일상을 드러내는 현지작업들 광주출신인 이들 작가들 외에 광주를 소재로 삼거나 광주에서 시민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한 경우도 많다. 가령, “첫 장”에서 의재 허백련의 호남 전통산수화를 재해석 재구성해낸 황인기의 <오래된 바람-남도>(첫 장-1실)와 수빙의 <Back Ground Story>(첫 장-1실), 광주의 5․18관련 역사적 장소나 기억․일상을 취재한 영상자료를 아시아의 다양한 현실문화들을 펼쳐 보여주는 7개의 영상의 하나로 구성한 퀴 지지에의 <아시아의 수평적 시간>(첫 장, 3실), 광주 건설현장의 외국인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를 전시한 모니카 본비치니의 <당신의 거친 손을 아내나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각하나요>(마지막 장, 3실), 화가 박태규가 벽화 재현작업을 맡았던 수퍼플렉스의 <수퍼데니쉬>(마지막장, 3실 통로) 등이 그 예이다. 이와 함께 광주 시민 또는 학생들이 퍼포먼스에 참여한 플럭서스(첫 장, 2실), 준구엔 하츠시바의 <메모리얼 프로젝트 워터필드 : 별들의 이야기>(첫 장, 옥외 부스), 제니퍼 티의 <사랑, 달콤한 낮잠), 김홍석 <처제의 방>(마지막 장, 3실), 슈카르트의 <빛고을 슈카르트합창단>(마지막장, 4실) 등을 통해 미술인 이외 시민과 도시의 일상, 역사들이 자연스레 작품 속에 연결되어진 경우들이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