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사색'- 출향작가 초대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7-03-09 19:03 조회9,239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고향은 늘 그리움이자 정신의 뿌리이다. 일상적인 삶과 다른 예술인들의 감성과 정신세계에서는 더욱 그럴 것이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창작활동을 펼쳐가고 있는 작가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광주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출향작가전-‘南道思索’전시인데, 지난 3월 6일 시작되어 4월 8일까지 한달 이상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금년 가을 중외공원에 새로 건립되고 있는 새 건물로 이사하게 될 광주시립미술관이 문예회관 더부살이 15년의 흔적과 역할을 반추해보는’ 의미가 있다는데, 광주 전남지역을 남도라는 테두리로 보고 그 연고지를 갖고 있는 서울 경기지역의 출향작가 94인의 작품을 한자리에 초대한 것이다. 이 가운데는 한국현대미술은 물론 남도미술사에서도 비중 있는 원로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안동숙 박 남 탁연하 엄태정 오승우 이창주 김성식 작가를 비롯, 박동인 손장섭 이태길 송 용 배동환 박복규 박항환 여 운 등 중진작가들, 박수룡 신 철 오상욱 오병욱 김선두 조강훈 김유준 문인상 임정기 김진희 서시환 정회남 등 젊은 작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100여명 가까운 작가들의 참여도 그렇지만 대부분 100호 안팎의 최근 대작들을 선보이고 있어 친목전 성격의 소품전과는 다른 차원의 중요한 전시라 하겠다. 이들과 친분이 있거나 기억하는 많은 고향사람들과 작가들이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작가들이 많아 너무나 반갑고 그동안의 작품 변화가 궁금하기도 했을 것 같다. 가령 안동숙 화백의 경우, 이른 바 '오당기법'이라 명명하며 독특한 형상을 구성해내던 과거의 추상적인 화폭 대신 인물과 산수를 결합한 구상적인 수묵채색작업을 내놓았고, 50년대말경부터 이 지역 추상미술의 맏형격이었던 박남 화백도 주관적인 형태해석과 변형이 가미된 인물화를, 이 지역과 작품활동이 오랜동안 연결되지 못했던 탁연하 엄태정 작가는 본래의 단순간결한 조형성 위주의 금속조형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남도’라는 공통된 태생적 뿌리를 갖고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 년씩 다른 환경에서 활동해 온 탓인지 전체적으로는 호남화단의 일반적 전시풍경이나 화풍, 양식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물론, 지역 전통화풍의 연정선에 머물고 있는 작가들도 있고, 지역성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과거의 정형화된 공모전 양식 또는 구상화풍을 따르고 있거나 특별히 개성있어 보이지는 않는 추상 또는 반추상작업들이 몇가지 유사한 유향들을 이루고 있어 전체적인 신선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감성과 독창성을 드러내는 몇몇 작업들도 섞여 있어 일반적으로 접해오던 지역미술계의 전시풍경과는 달라보이면서 다양한 작품들을 구성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기왕 달리 택한 활동 터전에서 작품형식이든 소재나 주제의식에서든 또렷하게 부각될만한 자기세계를 구축해내지 못하고 있는 작업들이 더많아 보이는 것을 보면서 타향살이 속 어쩔 수 없는 생활인으로서 삶의 무게 때문일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아무튼 아주 귀하게 마련된 이런 기회들이 단지 향우들의 친목차원 정도보다는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광주미술의 창작활동 외연을 넓히면서, 외지에서 꿋꿋이 작품활동을 펼쳐가고 있는 작가들의 정신적 구심점을 다잡는 소중한 기회들이 되었으면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