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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적인 웃음' 속에 묻어나는 사회적 다면성- 이동환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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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7-09-08 14:20 조회9,4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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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양은 거대한 권력, 모순 덩어리, 과장된 몸짓이다”


    현대인의 억압되고 왜곡된 사회적 심리나 공황 상태 같은 화면공간을 독특한 인물형체와 화법으로 자신만의 회화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이동환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광주 신세계갤러리에서 9월 5일부터 11일까지 열리고 있다.


    ‘흙가슴’(95, 서경․빛고을미술관), ‘길을 잃다’(01, 가나아트스페이스․인재갤러리), ‘아무렇지 않게...’,(04, 갤러리창․메트로갤러리), ‘흔들리는 대명사’(05, 학고재아트센터․광주신세계갤러리) 등 세상을 보는 독특한 시각과 이를 회화적으로 해석해내는 독창적인 화면형식으로 개성 있는 화면을 선보여 온 이동환의 ‘양’과 ‘인간’을 풍자적으로 결합시킨 최근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매번 개인전을 그 스스로 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시도들로 작업의 또 다른 전기를 찾는 모색의 장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화법은 비슷하더라도 전체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것은 양의 몸뚱이를 한 인간의 모습들이면서 만국기가 곁들여지고 있다.


    이번 작품의 전체적 기저를 이루고 있는 이런 특성에 대해 이동환은 ‘양의 탈을 쓴 인간‘이라는 말이 있듯이 착하고 순하고 무리지어 다니고 희생적이고 종교적 양떼와 목자 등등 관념적 이미지로 포장되어 있는 양이 실제로는 그 부드러운 털 속에 온갖 복잡한 찌꺼기와 더러움이 들어 있고, 고집도 센 상반된 특성에서 현대인 또는 현대사회의 이중성을 비유적으로 대입시키면서 일종의 이종교배된 모습을 그리게 됐다고 한다. 말하자면 “뭔가 강하게 표현하면서도 주제에 너무 함몰되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는데, 사회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었고 양을 빌어서 사회 고발적인 측면, 부조리한 측면도 표현하고 싶었지만 결국 나에 대한 이야기로 양이 채워졌다... 양에서 표현적으로 출발한 게 아니라 내가 들여다보고 싶은 양의 이면을 어디까지 들춰보는가가 중요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작품 속 양들은 곱슬거리는 털과 부풀려진 듯한 몸에 사람의 얼굴들을 하고 있으면서 그 털들은 순백의 깨끗하고 보드라움 보다는 여러 겹의 거친 붓질과 혼탁한 채색들로 엉키듯 큰 몸집들을 이루고 있고, 이중 삼중의 그림자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화면배경은 대부분 단색조로 단순 생략되면서 한 가닥 만국기의 부분들이 회백색으로 드리워져 있다. 작가는 사회적 이면과 부조리 속 여러 가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나열하기보다는 오히려 단순화시킨 배경 속에 더 많은 것들을 묻어 둔 셈이다. 그리고 “철저하게 개인 위에 있으면서도 개인이 추구하는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오지 못하는 게 국가라는 생각으로 양은 내가 들여다보는 사회이고 만국기는 국가이며, 그 속에 한 개인인 내가 존재한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고 한다. 작가는 “거대한 흐름 내지는 거부할 수 없는 움직임들, 그런 게 나는 사회에 작용된다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피상적인 일 말고 뭔가 개념들이 내 위에 떠다니고 있는 것 같다. 세부적인 것은 개인의 선택이고 일상이고 상황이지만 내가 인식하지 못한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조정되면서 살아가고 있는 대중들, 그 자체가 거대한 흐름으로 느꼈다”는 것이다.


    이동환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차이, 표현된 것과 또 되지 않는 것의 차이, 그 속에서 나는 선택해야 하고, 감상자 관객은 그 선택 속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덧붙이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작업을 펼쳐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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