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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승원 개인전 ; 행복한 순간이 직조해가는 찬란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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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문희영 작성일23-05-18 11:29 조회1,4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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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기획 '복제의 힘' 중 정승원 개인전 전시 일부

     

    정승원 개인전; 행복한 순간이 직조해가는 찬란한 일상

    2023.05.13-08.06 /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기획 복제의 힘

     

    소소하고도 거대한 일상이라는 축복

    행복은 본질적으로 감정의 경험이다. 경험에서 비롯된 다양한 감정들은 인간에게 행복감을 선사한다. 정승원 작가는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감정인 행복을 전달한다. 일상 속 소소한 순간들이 작품 안에 박제되는 순간 특별함을 장착한다. (중략) ‘행복일상’, 정승원 작가의 작품세계에서 가장 핵심적 축을 형성한다. 지극히 소소하지만 우리 삶을 버티게 하는 가장 평범하고도 거대한 힘이다. 힘듦을 온몸으로 버텨온 열정의 시간 사이사이 즐거움과 기쁨, 희열, 행복의 순간을 작품 안에 박아놓았다. 독일 브레멘이라는 낯선 도시에서 보낸 시간은 작은 즐거움을 더 크게 느껴가게 했으며, 소중한 순간들을 되뇌고 기억하는 일은 작가로 성큼성큼 나아갈 수 있게 했다. 소소하고도 거대한 일상을 특별하게 기록해나감은 정승원 작가의 작품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행복한 순간들을 되새기는 일

    그리 많이 특별하지도 또, 아주 평범하지도 않은 계기로부터 시작되었다. 친구들과 함께였던 여행의 좋았던 순간들을 마음속 다시 되뇔 수 있도록 판화를 제작한 게 작품의 시작이자 작가의 길이 시작된 지점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다시 독일에서 유학을 하며 긴 시간 함께 지낸 친구들과 헤어짐이 아쉬워 여행을 떠났고, 즐거웠던 순간들을 마음에 더 깊이 남겨두고 싶어 작품으로 제작했다. 선물 같았던 시간은 또 다른 선물을 나누게 했다. 여전히 정승원 작가의 작업실 한 켠에 걸려 있는 작품엔 그 시간의 감정들이 녹아 있다. 낯선 유학생활의 버거움을 나누었던 이들과의 애틋하고도 즐거운 에피소드가 생생하게 남아 있다. 함께 했던 순간의 마음들, 좋은 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의 각별한 즐거움을 박제해두고픈 마음이었을 것이다. 현장을 증명하는 사진이 아닌 마음을 박제한 작품들이기에 더욱 특별한 선물이 되었다. 평범하고 사소한 장면들이 예술의 틀 안으로 들어오며 한 개인의 행복은 모두의 행복이 되어간다. 그렇게 행복했던 경험이 각인된 순간들을 되새기며 다시 행복이란 감정을 끌어올리는 것, 정승원 작가가 작품으로 우리 모두에게 선사하는 선물이자 자신의 작품세계를 포괄하는 가장 중요한 핵심이랄 수 있다.

    겹쳐나가고 중첩하며 직조되는 이미지들

    친구들과 같은 작품을 공유하기 위해 제작한 첫 작업 <Stockholm>(2016)은 독일 학교에서 했던 실크스크린 방식으로 구상되었다. 단색으로 찍어낸 심플한 작품이다. 기록, 나눔, 공유 등의 목적성을 지닌 출발지점은 정승원 작가의 작품 매체를 큰 범위에서 아우른다. 지인과 나눠 갖기에는 하나가 아닌 다수의 결과물이 필요했고, 실크스크린은 가능한 매체였다. 관련 영상을 찾아보며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작품을 선물 받은 친구들의 호응은 예상보다 훨씬 좋았다. 이를 계기로 2017년 베를린의 작은 갤러리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우중충한 독일의 날씨 덕분에 항상 우울했지만, 정승원 작가의 작품을 보며 기분이 좋아진다는 한 관람객의 감상평은 작가의 길에 대한 확신을 보태주었고, 현재까지도 작가에게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행복이라는 큰 주제를 풀어가는 작품세계의 시작이 마음의 나눔이었고, 그렇기에 판화라는 매체를 선택하게 된 것 또한 자연스러운 필연이 아니었을까. 작품을 구상하고 여러 개의 판을 제작하고 각 레이어에 맞는 색을 채워간다. 여러 개의 판으로 나눠진 이미지들을 겹치고 중첩해나가는 제작단계는 작품의 주제를 화면 위로 차곡차곡 스며들게 한다. 기억 속 특정 장소나 사물, 함께했던 인물 등은 간결한 이미지들로 찍혀 나간다. 씨줄 날줄처럼 일상의 장면들이 다채롭게 엮어진다. 단편적 모양들에 깃든 감정의 파편들이 하나하나 이미지로 대체되며 화면 안에 쌓아진다. 개별 이미지들이 서로 겹치고 이야기가 스며들며, 행복한 순간들의 집합체가 완성된다.

    장소와 시간에 담긴 소중한 마음들

    특정 장소들은 작품의 시리즈들을 구성한다. 9년여 시간을 보낸 유학 시절 낯설지만 정들었던 독일의 풍경들은 작품의 첫 번째 시리즈가 되었다. 종종 갔었던 벼룩시장의 모습, 크리스마스 풍경, 겨울캠핑, 공원산책 등엔 당시 즐거웠던 일상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한국으로 돌아와 제작한 작품들 또한 작가의 가장 평범한 일상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독일의 벼룩시장처럼 꽤 흥미로웠던 양동시장의 풍경, 아이와 함께 갔던 아쿠아리움, 우리들의 놀이터 등 가깝고도 소중한 일상을 채우던 장소들이 작품의 소재가 된 것이다. 또 저녁마다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읽어주던 책들 덕분에 옛이야기 속 호랑이도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중략)

    정승원 작가의 작품세계는 여러 축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작품 속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특정 장소(독일, 아쿠아리움, 놀이터, 빨래방 등)나 개별 소재(호랑이, 책가도, 크리스마스 등)로 여러 시리즈의 작품들이 제작되었고, 각 표현매체별로 제작방식 또한 분류된다. 실크스크린으로 출발한 판화의 제작방식은 목판화, 입체, 설치, 미디어 등으로 점차 확장되어가고 있다. ‘판화라는 매체의 토대 위 다양한 변화와 실험을 지속한다. 그간 국내 판화가분들과 함께 하는 안동하회탈판화전, 울산국제판화제 등 판화가들과의 그룹전에서 하회탈 시리즈, 목판화 제작, 입체&설치 등 다양한 매체의 실험도 거듭하며 현대적 감성과 전통적 감성 모두 포괄한다. 작품 속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어 모빌로 설치작품을 연출하고, 영상으로 제작하여 정지된 화면에 움직임을 부여하기도 한다.

    최근작으로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City of Bremen>(2023)은 가변설치 작품으로 제작되었다. 브레멘은 정승원 작가에게 작품활동을 시작한 계기를 만들어 준 특별한 도시이다. 그곳을 떠나며 다시 그려보고 싶었던 이미지들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낯선 도시와 사람들 사이 기대감과 불안감으로 가득했던 시간을 화려하고 포근한 색채와 이미지들로 다시 채워냈다. 나무 합판에 색을 입히고 그 위에 실크스크린을 찍어낸 가변 설치가 가능한 작품이다. 평면에서 튀어나온 이미지들은 더욱 활기차고 생생하게 열린 공간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이처럼 매체의 확장은 정승원 작가의 작품이 더 풍성한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해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근작들이 아이와 함께했던 시간을 담았던 데 반해 다시 독일의 풍경을 들춰냄은 작가 스스로 다시 시작을 다짐하는 마음이며, 올곧게 자신에게 향했던 시간 사이 박힌 열정의 재소환일 것이다. 마음의 소환과 매체의 새로운 확장은 이미지들의 다양한 재구성에서 나아가 복합적 감정들을 껴안으며 더욱 적극적으로 관람객의 마음속으로 침투해나가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한다.(이하 생략)

    - ·사진 : 문희영 (예술공간 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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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기획 '복제의 힘' 중 정승원 개인전 전시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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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안군오승우미술관 기획 '복제의 힘' 중 정승원 개인전 전시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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