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작가들 간의 생존확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4-03-20 15:40 조회1,52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갤러리 생각상자에서 기획한 '생존확인 1982~2024' 전시 일부 동시대 작가들 간의 생존확인 2024.03.13-03.29 / 갤러리 생각상자 “1980년대와 1990년대, 그토록 열정적이었던 청년작가들이 이제 60세가 넘고 50세가 넘었다. 우리는 선후배로, 화우로 만나 뜨겁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작업했다. 20대를 함께 했던 선후배들은 그 후 흩어져 각자 자신의 시간을 살았다. "우리, 아직까지 작업하며 살아있네!" 발이 푹푹 빠지는 야생 뻘밭을 걸었거나,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촛불을 들고 걸었거나, 작업실 안에서만 걸었거나... 그렇게 30년~40년 넘는 세월을 각자의 길을 뚜벅뚜벅 걸으며 작업하며 생존해 있었다.” 이번 전시의 기획자이자 출품작가이기도 한 주홍의 전시 서문 중 일부다. 생각상자 갤러리에서 ‘생존확인1982~2024’라는 이름으로 전남대 미술학과 동문 화우 중 열두 작가의 전시를 열고 있다. 강 운 김광철 김상연 노정숙 박수만 신창운 윤남웅 윤세영 정규봉 조중영 주라영 주 홍 등 1982학번부터 한참 후배지만 동시대 함께 작업하며 부대껴온 선후배 작가들이다. 제일 맏이인 노정숙 윤남웅과 그 뒤인 강운 김상연 등등 터울들이 있지만 동료작가로서 같은 시대를 관통해 온 것이다. 작품의 성향도 다들 독자적 세계를 펼쳐가는 중이라 공통분모보다는 각자의 개성들대로다. 노정숙의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법을 섞은 판화 <존재> 연작과 윤남웅의 한지에 먹을 먹히고 그 위에 한지를 찢어 붙여 부적이나 기호 같은 인물 형상들을 구성한 <바람을 위한 드로잉> 화폭들, 마음속 상처와 기억과 상념들을 겹쳐 칠한 화폭 위에 긁어 중첩해서 써 내려간 강운의 <마음산책-흔적>, 일그러진 나신의 육체와 과일들이 뒤섞인 박수만의 <먹거리의 변명>, 목각으로 문자와 생물 인물들을 새기고 수인채색을 올려 경판 같은 두꺼운 목판 그림을 내놓은 김상연의 <길> 연작 등등으로 다채롭다. 또한 삶의 상처와 의지가 가시처럼 돋아 무한 증식하며 뻗어나가거나 블랙홀처럼 흡입해 들이는 형상의 <생성지점>, 고요한 침잠 상태에서 욕망 한 방울이 엷은 파문을 일으키는 신창운의 <사라지고 나타나다>, 형상을 떠난 심상으로 일상과 찰나들을 관조하는 정규봉의 <밤, 드로잉> 연작, 표현성 강한 인물들 대신 기하학적 유기체들의 집합으로 흑백 주조 상상 풍경을 구성한 김광철의 <욕망상자 5>, 거친 매재로 격렬한 감정을 돋우어낸 주라영의 얼굴초상 <그대는 무엇을 보는가>, 빨래판과 다듬이질 방망이 오브제로 여인의 삶에 경의를 보내는 조중영의 <이모님 전상서>, 인생의 짐을 머리에 이고 자식들 업은 채로 한 단씩 세상 높은 계단을 오르는 어머니의 초상인 주홍의 <울 엄마, 검은 강을 걸어 오르다> 등 모두가 인생과 삶에 대한 속 얘기들을 각자의 조형어법대로 풀어놓았다. 참여작가 개개인의 활동이나 무게감에 비하면 작은 전시회이고 소품들 위주지만 청년기의 열의에 찬 창작의지에서 이제 각자의 길로 중견의 진중한 예술세계를 열어나가는 시점에서 서로를 보며 자신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다. 동문 선후배 동료들 간의 존재 확인과 응원을 나누며 동시대 작가로서의 역할과 자기 작업의 진로를 새삼 자가 진단해보는 기회일 것 같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윤남웅 <바람을 위한 드로잉 1, 2, 3>, 2023, 한지에 수묵, 185x85cm 강운 <마음산책-흔적>, 2024, 캔버스에 유채, 각 72.7x60.6cm 박수만 <먹거리의 변명>, 2019, 캔버스에 유채, 73x91cm 김상연 <길 2>, 2022, 목각에 채색, 30x70x8cm 조중영 <이모님 전상서>, 2024, 빨래판, 다듬이질 방방이 정규봉 <드로잉> / 주 홍 <울 엄마 - 검은 강을 걸어 오르다>, 2023, 55x33cm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