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도착한 편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보영 작성일26-01-29 12:47 조회30회 댓글0건 관련링크 다음글 목록 본문 임남진 <Still life_연서>, 2022, 한지에 채색, 100x100cm 뒤늦게 도착한 편지 2026.01.03-04.05 / 무안군오승우미술관 무안군오승우미술관은 소장품전 ‘뒤늦게 도착한 편지’를 통해 그동안 수집해 온 작품들을 다시 꺼내어 살피고, 그 안에 담긴 시간과 의미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오랜 시간을 수장고의 고요 속에서 보내던 작품들은 전시장에 나와 비로소 관람객과 소통하며 그 가치를 드러낸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미술관 소장품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고 즐기며, 오승우 화백의 예술 세계는 물론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까지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소장품 기획전은 구본아, 금민정, 김범수, 김병종, 김호원, 박광진, 박상화, 박수만, 박인선, 박일정, 서유라, 손동현, 오병욱, 유혜경, 이예린, 이인성, 임남진, 임현채, 전현숙, 정승원, 조현택, 하루.k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이 가운데 박인선의 <응집, 그리고 이완>(2018)은 무안의 지형적 특성이 가져다주는 유기적인 곡선의 흐름과 색감을 자신의 작품에 투영해 본다. 부식되어가는 콘크리트 틈 사이사이 조금씩 자라나는 식물들과 그늘진 바닥 구석구석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는 이끼를 보고 있자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려는 바쁜 움직임이 안쓰럽고 대견한 마음마저 든다. 빠르게 응집하고 해체되기를 반복하는 도시, 그리고 자연은 서로 다른 듯 같은 모습으로 끊임없이 공존하며, 조화를 이루어 나아간다. 때로는 빠르게, 또 때로는 느리게, 상처받고 치유해가는 생과 사에 대한 기록일 것이다. 박일정의 <인디언 밥풀>(2018)은 인디언 추장의 형상을 표현한 것으로 며느리 밥풀꽃에서 밥풀이 나와 인디언 밥풀이 되는 과정의 역동성을 내포하고 있다. 페미니즘의 평등성과 영적인 생명력이 어우러져 자연의 에너지를 응집하고 발산하는 운동성을 표현하고, 풀, 나무, 별, 사람 등이 함께 연출되어 마치 성상을 연상시킨다. 임현채의 <시간 2>(2019), 개인적인 상황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작품에도 영향을 준다. 현재 작품의 시초가 된 드로잉은 집안의 풍경과 사물을 관찰하고 채집하듯이 시작되었다. 나의 상황과 시선은 집안의 작은 풍경과 사물들조차 작품의 소재가 될만한 중요한 요소였다. 이러한 시선의 움직임을 확장하여 큰 사이즈의 캔버스에 불안하게 집적(集積)되어 있는 형태로 나타낸다. 내 화면의 사물들은 균형을 잃지 않으려 고군분투한다. 불안정한 현실과 막연한 미래에 대한 심리를 사물들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정승원은 머릿속에 저장되어있던 소소하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순간의 이미지들을 배치하고 모아 하나의 그림으로 만들어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 지친 마음을 치유하며 편안하게 쉬어갈 수 있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프라이막(Freimaak)>(2018)은 브레멘에서 시작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축제로 그림 속에는 밝은 얼굴의 북적이는 많은 사람들과 건물들, 폭죽 등으로 화려하게 표현하여 일상 속 곳곳에 즐거움이나 희망, 사랑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조현택의 ‘빈방-Vacant Room’ 시리즈는 2014년 이후 현재까지 진행 중인 작업으로, 전남 나주, 함평, 광주 등 도시재생과 산업화 용지 구축을 위하여 철거가 예정된 빈집의 방들을 카메라 옵스큐라 장치로 만들어 작은 구멍을 통해 방 안에 비친 창밖, 마당의 모습과 방안을 함께 촬영한 것이다. <빈방 56번방-함평군 월야면 백야리 511>(2015)도 살던 사람들은 이미 떠났지만, 그들이 살았을 적 보았을 마당풍경과 창밖 풍경을 들여와 마지막일지 모를 순간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박수만의 <무안 미인도>(2018)는 푸르디 푸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바다에 반사되고 넓은 들판은 양파의 줄기로 붉은 땅의 기운을 파랗게 물들인다. 한차씩 짝을 지어서 움직이는 차들은 구부러진 한적한 길가에 잠시 숨을 맡겨보고, 건너의 그늘 없는 밭에선 부단한 입담을 가진 몸빼 입은 아짐들의 손놀림이 빠르게 움직이며 지루한 고요를 밀어내고 있다. 아짐들의 수다는 그리움이 되고 사랑과 연민의 감정은 저 깊은 속으로 고스란히 통증으로 전해져 온다. 통증은 그 들의 삶이 되고 인생의 한쪽이 되어 그들의 얼굴에 새겨져 있다. 그 모습은 내가 아는 가장 아름다운 미인도가 될 것이다. 무안은 유난히 붉고 푸르고 검은 지역이다. 그러한 문화원류를 찾아서 무안의 깊은 그리움으로 들어가 본다. 이인성의 <여름날의 수확>(2020), “나의 작업은 나와 주변을 통한 삶의 인상들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화면에 나타난 인물과 장면들은 삶의 이미지들을 나타내며 각 장면들에서 '나'라는 삶의 무대의 주인공으로 존재한다. 더불어 필요에 따라 화면에 등장시키는 '주황색 점'은 장면들과 관계 맺어 의미들을 담기게 하는 일종의 비어 있는 기표이며 관객의 주관, 혹은 상상력에 의해 해석되어지길 원한다.” <여름날의 수확>은 까맣게 그을린 소년이 배경으로 보이는 바다 속에서 방금 땅 위로 올라온듯한 장면으로써 건져올린 그물 안에는 수확물인 삶의 의미들이 담겨 있다. 자전적 요소와 함께 오늘날 다양한 삶의 가치를 향해 살아가는 실존들에 대한 이야기와 주황색 점에 투영될 각각의 의미로 보는 사람들의 삶의 장면이 담겨지길 원한다. 임남진의 ‘연서(戀書)’ 연작들은 궁극의 대상으로 숱한 삶의 사연들을 형상화하고 귀결해나가는 존재이다. 들춰내지 않았던 이야기들과 일부러 숨겨둔 이야기, 끝내 꺼내지 못한 사연들 모두 꾹꾹 눌러 접은 쪽지에 담았다. 작은 쪽지는 시간을 삭혀 연서(戀書)가 되었다. 시대의 자화상에서 삶의 자화상으로 시선이 확장되어갔듯 작은 쪽지는 삶의 연서(戀書)가 되어 저마다의 삶의 사연을 끌어안고 싶었다. 전현숙의 <그 남자>(2011)는 등장인물이 개별적으로 하나의 화면에 등장하는 점은 최근에 전현숙 작품이 보여주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살아내기와 버텨내기, 변신하기를 반복하며 이제는 탈모와 불룩 나온 배를 가진 한 남자가 검은 우주 공간에 떠 있다. 어깨의 용 문신과 슈퍼맨 복장은 사회적으로 지위를 잃고 몸은 늙어 가지만 아직도 스스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싶은 중년 남성의 슬픈 비애를 나타낸다. 손에 쥐고 있는 여의주는 깊어지는 고뇌와 커져가는 존재에 대한 불안감 속에서도 잃지 않는 희망과 꿈을 상징한다. 작가는 사회적 상황들과 우울한 소재들을 자신만의 위트 넘치는 소품들과 소재들을 사용하여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하루.K의 <편집된 산수-무안>(2018), 실재하는 자연에서 스케치한 풍경의 일부를 나들이를 위한 도시락에 담겨진 자연과 거기서 유희를 즐기는 현대인을 그린 도시락 시리즈로 나타낸 것이다. 스케치한 자연이 화면에서 하나의 오브제가 되는 순간 자연은 하나의 사물로 바뀌게 된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처음 관찰한 자연의 형태는 변화되어 경험과 감정의 자연이 존재한다. 즉 수집과 편집으로 변화된 개인만의 산수화로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SNS와 유사한 형태를 지닌다. 유희적 대상의 노출과 공유를 통한 재생산 과정에서 실재는 변하고 또 다른 실재로 바뀌게 된다. - 김보영 (무안군오승우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전시 소개글에서 발췌 편집 이인성 <여름날의 수확>, 2020,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x130.3cm 박수만 <무안 미인도>, 2018, 캔버스에 유채, 162x30cm 박인선 <응집, 그리고 이완>, 2018, 혼합기법, 160x130cm 조현택 <56번방-함평군 월야면 백아리 511>, 2015, 잉크젯 프린트, 83x123cm 하루.K <편집된 산수-무안>, 2018, 한지에 수묵채색, 130x160cm 정승원 <Freimaark>, 2018, 실크스크린, 186x100cm 전현숙 <그 남자>, 2011, 캔버스에 아크릴, 163x112cm 임현채 <시간 2>, 2019, 장지에 연필, 아크릴과슈, 193.9x150cm 박일정 <인디언밥풀>, 2018, 점토소성, 나무, 90x182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