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작가들이 담아낸 어머니의 삶과 예술 > 전시비평/리뷰

본문 바로가기

전시비평/리뷰

Home > 남도미술소식 > 전시비평/리뷰
    전시비평/리뷰

    어머니...!! 작가들이 담아낸 어머니의 삶과 예술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8-05-10 15:46 조회10,256회 댓글0건

    본문

     

    가족의 존재와 의미를 새삼 되새겨보는 가정의 달에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애틋한 속내들을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로 담아낸 전시가 열리고 있다. 증심사 길목 의재로에 있는 무등현대미술관(관장 정송규)이 [어머니의 삶과 예술]이라는 주제로 5월 9일 문을 연 이 전시는 강관욱 김왕주 김인순 김재형 방개양 서대승 윤남웅 이몽룡 전희식 차유림 한미경 등 원로부터 청년작가까지 11명을 초대하여 6월 29일까지 계속된다.


    5월 9일 오후 5시에 가진 전시 개관식에는 서울과 충청, 광주 전라 등 전국 여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참여작가들이 참석하여 각자의 작품 배경이나 어머니와 관련된 개인사와 가슴 속 얘기들을 들려주어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훨씬 그 울림을 키워 주었다. 대부분 작가본인의 ‘어머니’에 대한 기억과 회한, 그 존재의미를 개인사적 서술형식으로 담아낸 경우들이 많으면서, 인간 생명의 모태로서 ‘여성’의 의미와 존재에 대한 이미지를 시각화시켜낸 작품이 섞여 있다.


    이들 가운데 김왕주는 고단하고 바쁜 나날들 속에서도 늘 화장대 앞에서 당신을 가꾸며 하루를 시작했던 한 가족의 아내이자 어머니이며 동시에 여성으로서 단아함을 잃지 않으셨던 어머니의 삶을 생활소품과 영상으로 구성해낸 <어머니의 화장대>(2004)를 설치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몽룡 역시 비슷한 테마를 가진 설치작품 <어머니의 앨범>에서 일상의 묵은 때가 누렇게 배어 든 냉장고를 마치 어머니의 내밀하면서도 닫혀진 삶의 공간처럼 재구성하여 그 칸칸마다 손때 묻은 재봉틀과 버선, 남편의 넥타이, 크고 작은 아이들 장남감, 작은 LED모니터에 담아낸 어머니의 일대기 같은 사진들과 함께 냉장고 옆과 뒷벽에 역시 빛바랜 앨범과 가족 사진틀을 설치하였다. 한미경 역시 어머니의 일생을 세 단계로 압축하여 회화와 오브제를 결합하여 표현하고 있는데, 탄력 있고 생기 넘치는 젊은 시절의 모습과, 비대해진 육신에 주렁주렁 매어달린 이러저런 삶의 무게들로 힘겨워진 중년 아줌마, 지친 삶에 ㄱ자로 굽어진 허리와 늙어져 변하게 된 삶의 모습들을 회화적 묘사와 소품들을 곁들여 서술하고 있다.


    차유림도 마찬가지로 사실적인 전신 수묵인물화에 부분적으로 사각틀 화면 바깥으로 일정부분을 돌출시키면서 절제된 오브제를 곁들여 보편적 어머니상을 묘사해 낸 <평균 여성>과, 한 여성이자 어머니로서 아름다운 날들의 일상들이 엮어진 레이스와 함께 나날의 고통과 아픔들이 가시가 되어 흰 벽면에 드러날 듯 말 듯 하얗게 박혀진 <어머니의 마음>을 보여준다. 또한, 거친 수묵화 작업으로 독자적 회화세계를 일궈가고 있는 윤남웅은 어머니의 주검을 소재 한 <종이꽃>에서 작고한 모친에 대한 애틋함과 전통적인 제의의 풍정을 수묵화로 표현하였다. 또, TV인간극장과 [똥꽃]이라는 책으로 많이 알려진 전희식은 치매 노모의 병치레와 자연적 치유를 이끌어가는 모자간의 일상을 흑백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 하면 그림으로 엮어내는 한국여성사 연작 형식을 계속해 온 김인순은 마른 갈색 톤의 낙엽더비 속에 다양한 연령대와 삶의 모습들을 가진 여성들을 묘사한 <땅에는 천의 여성이>(2005)와, 마치 폐허처럼 헤어져 드러난 깊은 상처 속 핏줄들과도 같이 얽혀있는 나무둥치 밑 <뿌리>(2001)를 전시하고 있는데, 역시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남성중심 역사서술과 달리 생명의 출산과 양육, 뒷바라지 과정을 통해 여성의 사회적 비중과 역할에 대한 생각이 늘 본인작품의 기본 테마라 하였다. 사진작가 서대승은 태교음악을 듣고 있거나 세면대 거울 앞에 선 임산부의 평범한 일상을 담아낸 디지털 이미지 <조은경>과 <우희경>을, 조각가 강관욱은 작가 특유의 지극히 사실적이면서도 인간 내면의 감성을 정감 있게 묘사해낸 주름진 노파의 흉상 <구원 86-11> 테라코타 작품으로 어머니라는 여성의 삶과 존재에 대한 많은 것들을 진솔하게 함축해내고 있다.


    미술관은 이번 전시에 맞춰 매주 화요일 오후 3시에 전남대학교 김정희 교수를 초대하여 ‘여성의 삶,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초청강연(회당 참가비 1만원)을 5회로 나눠 진행하고, 아울러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는 회당 20명씩의 예술체험 놀이를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관련사항 문의 및 프로그램 신청 : 062-223-667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Copyright 2024 광주미술문화연구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의 이미지들은 게시자와 협의없이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