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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선 - 롯데갤러리 신진작가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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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0-07-18 17:46 조회9,3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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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시선' - 롯데 신진작가 초대전 


    광주 롯데갤러리가 지역 인재육성 차원의 창작지원사업으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유망 신진작가 초대전- ‘젊은 시선’전이 열리고 있다.


    7월 8일부터 오는 26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고영재 큐레이터의 기획으로 2010년 대학을 갓 졸업한 박성배(전남대, 조소), 박성완(전남대, 서양화), 우옥경(광주대, 사진영상), 홍은표(조선대, 회화) 등 4명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학업을 마치고 갓 등단하는 셈인 이들은 신예답지 않은 각자의 표현기량과 주제 소화력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리얼리즘에 뿌리를 두고 독자적 방식으로 소재와 메시지를 비춰내는 개성 있는 작품세계들이다.  

    이 가운데 전남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박성배는 생태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강렬한 시각이미지로 조형화시켜내고 있는데, 자연 식물들이 생존을 위해 그들의 천적인 인간을 닮아가는 역설적 진화의 어법을 사실적으로 묘사해낸 입체작품들이다. 그의 <Ear Flower>는 키치미술처럼 매끄럽게 반짝이는 선명한 원색의 꽃들이 인간의 귀모양을 한 꽃잎들로 이루어져 있고, <Heart Flower>의 경우는 가시 돋힌 굵은 줄기 끝에 꽃송이대신 선붉은 인간 심장이 박동치며 자라고 있고 흡혈 링거호스처럼 지구에 동맥과 정맥 핏줄들을 꽂고 있는데, 푸른 이파리들도 들여다보면 붉은 핏줄들이 선명하여 섬뜩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핏줄이 불거진 팔뚝같은 핸드백 <Cowhide Bag>이나 양탄자 위에 축 늘어져 있는 <개-진화>도 그의 표현역량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진지한 작품들이다.     


    같은 전남대이면서 서양화를 전공한 박성완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사장에서 감지한 위태로운 땅의 기운을 <공사장> 시리즈로 보여준다. <국책사업이 진행 중인 공사장 휀스의 작은 창을 통해 들여다 본 구 전남도청 부지가 절벽처럼 깎여지면서 그 속에 깃들어 있던 무언가가 파헤쳐진 것 같은 삭막함과, 금남로를 타고 온 기운이 드넓은 공사장 구덩이에 함몰되거나 우회해야 하는 상황을 또 다른 총 겨누기가 아닌가라는 혼란스러운 심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거대한 화폭들도 잿빛 또는 어둠과 화려함이 뒤섞인 도시야경의 불확실한 그늘 속에 은밀하고 뿌연 풍경으로 묘사되어지고 있다.

    이들의 비판적 시선과 달리 조선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홍은표는 주로 활짝 핀 꽃들을 소재로 극사실과 생략을 곁들인 섬세한 묘법의 회화세계들을 보여준다. <Re-Creation>이나 <카네이션> 등 대개 투명한 비닐에 물방물이 맺혀 흐르고 축축하게 물기를 머금은 꽃다발과 종이포장을 주관적 감정의 개입 없이 묘사해낸 캔바스 작품들이다. 말하자면 “익숙한 것들의 의도된 변형”이 기본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본질적인 “투명한 생명력”의 탐구와 회화적 재탄생이 일차적 관심사로 보여진다.

     

    광주대에서 사진영상을 전공한 우옥경은 이 시대 입시생들인 여고생들의 방을 가감 없이 들여다보게 한다. <김주은의 방, 18세>, <박하연의 방, 18세> 등 ‘The Room' 연작은 책상과 침대와 옷가지와 창들의 방풍경이 각기 다르면서도 모두가 성장기의 생명력과 꿈을 느낄 수 없는 건조함, ’수학1의 정석’ ’TOFLE' 같은 진학시험 준비 참고서들이 예외 없이 빼곡이 들어차 있는 현실의 중압감을 담고 있다. 그들의 현재 삶이 마치 사각의 방으로 대변되는 획일적 프레임 속에서 "성장을 멈춘 채 웅크리고 있는, 번데기를 품은 고치 같다"는 작가의 시선을 읽을 수 있는 연작이다.

    최근 공사립 미술관이나 갤러리들이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정착시켜 나가고, 창작지원공간을 개설하는 등의 지원 기회들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롯데갤러리가 마련한 신진작가 초대전도 역량 있는 작가들의 끼와 잠재력을 필요한 시기에 충분히 풀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획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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