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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록의 '신화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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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7-11-17 13:12 조회10,0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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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주변 시간의 흔적과 그 속에 담긴 리얼리티, 그와 함께 상상과 영감을 불어넣어 의식 밖의 또 다른 풍경을 찾아내기도 하는 사진작가 이정록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광주 신세계 갤러리에서 11월 15일부터 21일까지 열리고 있다. 2006년 광주 신세계 갤러리에서 주최한 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가로서 갖는 초대전이다.


    주로 ‘풍경’을 즐겨 다루면서도 사진 메커니즘에 의한 기교의 개입이 전혀 없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현장이나 소재를 기록하는 작업부터, 시간대와 날씨, 시점에 따라 베일을 벗듯 신비롭게 재발견되는 풍경, 그 보여지는 풍경 깊은 곳으로부터 스미어 나오는 신묘한 서기 같은 영적인 기운을 극적으로 함축시켜내기 위한 표현행위로서의 약간의 인위적 작업을 곁들여내기도 하는 등 이정록의 작업은  색다른 풍경을 옮겨내 보여준다. 이번 전시 또한 ‘신화적 공간 Mythic Space'라는 제목처럼 존재하는 풍경 그 속에서 촉촉하게 젖어 오르는 생명의 깊은 원천을 담아내거나, 자연의 특정 공간을 캔버스 삼아 기계적 프로세스에 의한 빛을 신비롭게 담아낸 풍경 작품들이 함께 선보여지고 있다.


    그는 ‘나의 작업은... 내가 바라본 특정한 모습의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기 보다는 이 풍경을 매개로 특정 장소나 사물에 대한 정신적이고 영적인 느낌이나 상상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모든 신화는 우리가 바라보고 경험하는 이 세상과 더불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또 다른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더욱 강력한 실재, 산들의 세계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실재에 대한 믿음이 이번 작업 ’신화적 풍경‘의 근본적인 주제이다’라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 붙여 박영택 교수(경기대, 미술평론가)는 전시 카달로그 서문에서 ‘대부분 하늘과 땅, 갯벌과 대숲 그리고 바다가 인접한 고즈넉한 풍경이며 인간의 삶과 내음이 지워진 천연의 공간이다. 이전에 목적의식적이고 이미 선험적으로 자리한 풍경, 그러니까 정답을 찾은 후 발견한 그 풍경에 지친 그가 모든 관념을 지우고 무심하게 풍경 앞에 다시 섰다고 한다. 이전까지의 사진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한 사진, 결론을 내리기 위한 작업 그리고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었다면 그것이 어느 순간 무의미하게 느껴졌다는 것이다. 작업이나 인생이나 정답이 없다는 생각을 한 그는 자연과의 ’우발적인 조우‘를 적극 찾아 나섰다. 이전에 그가 즐겨 찍었던 장소를 이번에는 목적 없이 찾아갔고 순간적으로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느낌을 그대로 사진으로 옮겼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서 여기에 어떤 느낌을 더하면 좋겠다는 생각 속이 들면 그 풍경 안에 모종의 장치를 해서 다시 촬영을 했다. 자연풍경이 자연스레, 즉각적으로 작가에게 느낌과 영감을 불러일으킨 것을 다시 사진으로 가시화한 것이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에 자신의 상상력과 영감 속에 출현한 상을 개입시키고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몽상이나 환영, 또는 영적인 느낌을 표현한 이 사진은 현실과 비현실, 실재와 가상, 의식과 무의식, 이성과 영성이 혼재한다. 그 경계가 무척 모호하고 또한 가늠하기 어렵다... 작가는 풍경작업을 하면서 절대적이고 근원적인 자연의 힘을 더욱 느꼈다고 하며, 보이지 않는 실재에 의해 움직이는 자연세계에 대해 겸허한 자세를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특정 풍경과 마주치게 되면 마치 자신이 현실세계를 넘어선 피안의 세계에 들어와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자연으로부터 받은 감응을 전하는 도구가 되고, 사람들이 받는 감동 역시 자신이 느낀 감정과 일치하기를 원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니까 이정록이 보여주는 이 “신화적 풍경”은 단지 보는 이의 눈을 자극하거나 감성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풍경이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정록은 광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와 홍익대학교 산미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을 공부한 뒤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 영상예술대학원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하였다. 1998년 첫 개인전 이후 2007년까지 광주와 서울, 뉴욕에서 다 섯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more than several](SPAS 갤러리, 뉴욕 로체스터), [19photographers with calm land](2001, 후쿠오카미술관), [시선과 응시](2003, 광주 신세계갤러리),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특별전](2004, 공주), [역사 속의 현장과 인물](2005, 광주 나인갤러리), [쇼킹, 쇼핑, 백화점으로 간 미술가들](2005, 광주 롯데화랑), [새마을-근대생활이미지](2006, 서울 세종문화회관), [공공미술프로젝트-Art in City 2006(2006, 서울문화재단), [우리 땅 우리 민족의 숨결](2007, 광주시립민속박물관), [아이콘](광주 롯데화랑)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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