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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속에 세운 새 땅 - 김해성의 회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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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6-11-21 14:44 조회10,4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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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 서양화가 김해성의 아홉번째 개인전이 광주신세계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김해성-마음 속에 세운 세상'이란 이름으로 갖는 이번 전시는 11월 16일부터 22일까지인데, 이 전시에 붙여 카달로그 서문에 올려진 임동화 시인의 글 가운데 일부를 발췌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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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토피아, 미래의 세계를 향한 영원한 미완의 도전

    임동확  (시인)


    ... 김해성의 유토피아 세계의 탐색은 2천년대 초기 하나의 유기체로서 인간과 자연의 상호공존 내지 의존을 그 주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그 대상과 범주를 넓히며 지금까지 확장 심화되어 오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미묘한 변화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즉, 초기의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동식물들간의 시선이 제각각인, 다소 정적이고 고정된 포즈를 취하고 있다면 후기에 올수록 상호간의 시선과 몸동작이 역동적으로 교차하고 교감하는 자세로 전환되고 있다. 함께 있되 각각이 하나의 정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역동적인 존재로 되살아나고 있다.

    ... (중략)...

    김해성은 주로 비둘기나 어린 양 등 기독교적인 세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되,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신화적이고 이상적인 동식물을 상호텍스트적인 수사법의 하나인 풍부한 인유법(引喩法)을 통해 자신의 주제와 지향을 형상화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와 행동의 연출을 통해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상징물과 그 구성에 활력을 부여하고 있다. 직설법적으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하기보다 역사적이고 신화적으로 이미 잘 알려진 사건이나 사물들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고 모색하는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설득력과 신빙성을 높여주고 있다.

    ...김해성이 고통스런 현실과의 대면을 피하거나 도피하는 것이 아닌, 그것과의 화해와 평화를 모색하기 위해 시작된 유토피아 세계로의 모험 또는 역정이 의미하는 바로 그것이다. 그의 유토피아는 '내일의 진실'은 아니지만, 보다 좋은 내일을 꿈꾸고 상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우린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미래란 시간의 불안정 때문에 언제나 우리가 찾아내려는 것과 다른 것이기에, 설령 그것들이 좌절되었다 해도 크게 실망할 일은 아니다. 미리 간파된 미래나 예상할 수 있는 유토피아는 더이상 미래나 유토피아일 수 없는 것이다... 그야말로 무갈등과 무고통의 유토피아를 향한 열정은 헛된 열정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무엇인가. 작가는 그에 대해 명시적으로 말허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유토피아를 향한 노력이지 그 성취는 아니라고 화면 속에 숨겨진 '노젓는 뱃사공'을 통해 넌지시 말하고 있다. 지상의 모든 인간의 노력과 의지는 결국 미래를 향한 영원한 미완의 도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주 간곡하고 은밀하게 귀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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