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의 '몽환적 풍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7-06-25 10:57 조회9,568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여러 색이 두툼한 터치 속에 밀리면서 화려한 꽃이나 풍경의 '공간' 연작을 만들어내는 독특한 회화세계의 강남구 열두번째 개인전이 지난 6월 21일부터 27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 카달로그에 실린 백승현씨의 서문 일부로 이 전시를 소개한다. ////////////////////////////////////////////////////////// 먼 곳에서 닥쳐오는 몽환적 풍경의 아름다움 백승현(대동문화 편집장) … 우선 강남구 작가는 아주 정성을 들여, 아주 긴 시간 동안 그림의 배경을 그린다. 배경은 주로 하늘, 바다, 들판, 구름, 섬, 산, 갯벌, 길 등인데 이것들은 그의 그림 속에서 단지 ‘배경’을 이룰 뿐이다. 그런데도 그는 이 배경 그림에 온 정성을 기울인다. 그것은 공간적으로 아주 심원(深遠)하다. 화면 이곳에서 저기 끝까지 걸어가려면 며칠이상은 걸일 것처럼 보인다. 멀고 아득하다. 대부분의 화가들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에 집중하기 때문에 배경은 거의 무화되고 담순화된다. 강남구의 그림은 반대이다. 전경(前景)을 위해 후경(後景)이 선택되는 것이다. 그림의 공간이 너무 멀다보니 마치 새벽안개나 노을에 둘러싸인 것처럼 그 공간은 몽환적인 신비함을 느끼게 만든다. 이렇게 배경의 공간감을 극대화시켜서, 화면의 깊이와 체감을 최대한 확보한다. 이제 화면의 중심을 그릴 때가 되었다. 그는 붓을 대기 전에 상상을 하는데 그 상상의 대상은 꽃, 나무, 풀, 줄기, 잎과 같은 것이고 그것은 추상화되어서 그것들에 뭐라 딱히 이름을 붙일 수 없을 정도이다. 그저 일상에서 마주치는 ‘마음이 머무는 풍경’이다. 그 모든 것이 버무려진 환상적인 느낌! 마로 그것이 작가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할 때! 그 폭발적인 느낌과 직관을 손끝으로 신을 내려 붓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붓과 작가의 손과 상상이 서로 어우러져 화폭을 후벼 판다. 강남구 작가는 그래서 자기가 느낀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목적 자체에 충실한 화가이다. 아득한 공간 속에서 꽃들이 희미한 어둠을 뚫고 나와 갑자기 그 찬란한 빛을 보여줄 때의 그 경이! 경이에 대한 찬사! 그것이 강남구 그림이다. 그것을 그는 ‘생명’과 ‘공간’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서는 ‘순정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이 순수한 생명력의 세계에 동참하는 일은 즐겁다. … (중략) … 그가 먼 곳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전에 그는 대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렸다. 그러던 그가 눈을 들어 길을 걷고, 들판을 건너, 포구에 서서, 먼데 들판이나 산이나 섬이나 하늘을 보기 시작했다. 이전의 그림이 ‘접근전’이었다면 이번의 그림들은 ‘아웃복서’의 눈으로 그린 것이다. 공간이 깊어졌고 대상의 외각을 돌면서 ‘잽’을 날리다가 ‘급소’를 공격하는 여유가 생겼다. 열정을 관조로 치환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최근의 ‘공간-바람-경계’ 시리즈가 예전의 ‘공간-생명’ 시리즈보다 좋아 보인다. 아름다움의 핵심이 무엇인가를 바투 보면서 그린 현미경적인 그림도 물론 좋지만, 지금처럼 길이 트이고 공간이 확대되고 넓이가 확보된 그림이 더 깊이가 있다. 나무나 꽃이나 풀들도 뚜렷한 모습으로 화면을 환하게 물들이고 있다. 살아 있는 것만이 아름답다. 임어당의 <생활의 발견>에서처럼 ‘살아 있다면 변화와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움직임 있다면 당연히 아름다움이 생겨난다.’ 나는 강남구 형이 유유하면서도 자유롭게 살아가면서, ‘생명력’ 있는 자연을 탐구하는 여행을 계속하길 바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