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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엄의 꽃 피우기’- 이준석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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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8-04-26 14:22 조회9,5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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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화가 이준석씨가 10여년 만에 네 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광주민족미술인작가협의회가 초대하고 5ㆍ18기념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4월 21일부터 5월 15일까지 상무지구 5ㆍ18기념문화센터 전시실에서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80년대 광주 목판화운동과 ’90년대 광주전남민족미술인공동체 회장으로서 오월미술전과 광주통일미술제 등의 현장에서 크게 표내지 않으면서도 책임 있게 활동을 펼쳤던 작가가 결혼 후 나주 시골 작업실로 들어가 자연과 가족과 더불어 칩거의 시간을 가지면서 제작한 근작들로 꾸며져 있다.


    주제는 역시 그가 계속해 오고 있는 ‘화엄광주(華嚴光州)’ 연작들인데, 기본적으로는 사실주의 시각의 리얼리티와 전통과 역사, 현실의 연결이라는 관점에서 차용한 시사적이거나 시대풍자적인 소재들을 작은 캔버스들로 연결시켜가며 일정한 크기의 작품들을 이루어가는 방식에서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오월의 상처나 희생자들의 이미지 중심은 최근의 뉴스거리나 거대자본과 대량 소비사회의 일상적 낱장 같은 삶의 단편들로 옮겨오고, 단골 소재로 함께 결합되던 운주사 민불(民佛)들은 삼국시대 불상이나 석굴암 본존불, 머리만 떨어진 나한상까지 끌어들이면서 작품 속 시공간을 확장시키고 있다.


    거친 호흡과 직설적 발언, 집단적인 활동 중심에서 자연인으로서 가족사와 개별 작업으로 한발 물러나 있던 지난 10여년 사이에 사실상 많은 것들이 급속도로 변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광주 오월을 넘어 우리나라 ’80-90년대 민주화과정을 포함한 최근의 정치 사회적 이슈와 함께, 일상적 삶의 풍경들 속에서 취해낸 현실소재들이 이전의 소재나 형식들과 일관된 고리를 이루거나 의식적인 확장의 노력들을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80년 이후 세상이 빠르게 재편되어 가는 과정을 그려내면서 지구촌이 자유시장 체제 속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보여주는 변화의 모습들이나, 모든 것들이 경제가치로 정리되는 사회현상, 거기에서 미국의 일방주의적 전쟁 등, 우리시대 혼란스러우면서 부조리한 모습들을 그려보고 싶었다’ 한다. 그러면서도 ‘그때그때 드러나는 정치적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이나 대응논리로서 그림을 생산하기보다는 회화적 완결성과 사람에 대한 구원이나 희망의 메시지들이 담긴 작업’에 비중을 두었다고도 한다.


    그의 작업의 특징은 작은 패널들을 상하좌우로 계속 연결시켜 가면서 옴니버스식으로 대작을 이루는 작품구성 방법과, 각 패널이나 전체 화면의 가장자리에 오방색의 띠를 두르면서 옛 조각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것은 ‘전통적 사실주의 기법이 갖는 단조로운 느낌을 오방색이나 모자이크 기법으로 변화시키고, 거기에 상반되는 두 개념의 이미지를 대비시키면서 이상, 꿈, 상생 같은 세계를 만다라 형식으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에게는 ‘애증관계’이기도 한 ‘광주오월’에서 이제는 좀 더 그 자체가 온통 그림인 자연 속에 몰입하는 작업을 그려보고 싶은 봄의 충동도 있다는 작가는 그렇더라도 현실주의 작가로서의 기본 시각은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 한다.


    이러한 작가의식들은 <화엄광주> 연작과 <미완의 세월 화엄의 꽃 피우기>, <역사의 다리>, <나한>, <We are the World>, <당신이 희망입니다> 등등의 전시작품과 함께 미술사가 조인호와  나눈 대담 영상자료들로 확인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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