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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에서 지상으로-시립미술관 강운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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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5-08-24 14:23 조회9,8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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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이 '올해의 청년작가'로 선정 초대하는 강운 전시회가 8월 24일(수)부터 9월 22일(목)까지 한달여간 열린다. '순수형태' 연작을 계속하고 있는 작가는 작업의 줄기를 이루고 있는 자연과의 교감을 회화와 부조, 설치, 영상작업 등의 신작들로 끊임없이 탐구 확장하는 조형의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 붙여진 평문을 요약 발췌하여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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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에서 지상으로'


    奎谷 김홍희(제6회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 쌈지스페이스 관장)


    강운은 2005년 입춘부터 소만 사이에 작업한 근작들로 제10회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의 출품작들은 오일페인팅, 부조, 콜라주, 설치, 사진, 비디오 등 다양한 매채와 양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주제나 미학에서 강운 특유의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자연주의 감성의 소유자로서 작가는 자연, 특히 소박한 주변의 시골 풍경으로부터 소재를 택하여 하늘의 구름, 바닷가 모래결, 풀꽂, 샘터를 조형화한다. 그러나 그는 자연적 물 자체가 아니라, 자연현상, 자연적 에너지가 함의하는 원형적 순수성을 형상화한다. 그것은 인위적 조형논리나 창작의지를 초월하는, 자연적 생성과 순환원리에 입각한 순수형태로서 그것이 그의 작품세계의 물리적, 정신적, 미학적 토대가 된다.

    순수형태에 대한 추구로 작가는 영원하면서도 변화무쌍한 하늘, 생성과 소멸의 상징인 구름을 유화로 그리거나, 해변가 모래밭에 밀물과 썰물이 그려내는 자연적 패턴을 한지부조로 떠낸다. 젖은 한지위에 나무결을 찍어내거나 일획의 퍼짐을 형상화하는 담채작업 역시 물감의 스며듬과 번짐의 내재율에 기초한 순수형태의 표상이다. 작가는 한걸음 더 나아가 꽃, 나무, 돌과 같은 자연재료로 순수형태를 포착하고자 한다. 조각보처럼 이어 부친 한지 병풍위에 들판에서 채집하여 말린 넝쿨줄기, 야생화, 새순, 나뭇잎들을 부착시킨 일종의 콜라주 병풍은 자연적 순수형태로 공명되며, 고석과 고목으로 전통 정원의 구조원리를 표방한 사각의 구조물 역시 우주적 순수형태로 조응된다.

    ...(중략)

    작가는 자연과 자연을 가장 닮은 동심을 통해 순수형태를 추구한다. 처음에는 천상의 구름에서, 이제는 지상의 나무, 풀, 물, 돌에서, 그리고 종래는 자연같은 아이들에게서 순수형태를 찾는 것이다. 개념적이고 추상적이고 영원한 천상의 자연으로부터 구체적이고 물질적이고 일시적인 지상의 자연으로 시선을 이동하는 순간이 바로 그가 재현에서 제시로 미학적 전환을 시도하는 순간이다.

    결국 그에게 재현에서 제시로라는 현대미술의 명제는 하늘에서 땅으로, 영원에서 순간으로, 이상향에서 삶과 일상으로의 행보와 맥락을 같이하는 인식적 전환에 다름 아니다. 그는 하늘에서 찾던 순수형태를 이제는 땅에서, 땅에 뿌리내린 척박한 삶속에서 발견한다. 달마가 고행끝에 득도하듯이, 식수도 없는 화순 동복의 작업실, 논 한가운데 세워진 시골 작업실에서 거의 10년의 세월을 지내며 그가 깨달은 것은 바로 그러한 지상의 교훈이다.
    이번 전시 제목을 구태여 부치라면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를 뒤집은 “영원에서 지상으로”가 되지않을까.
    [200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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