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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방 현실문화 비춰보기-지산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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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5-08-27 14:24 조회9,2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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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들이 PC방을 찾는 이유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곳에선 무슨 일들이 일어난 것일까?라는 몽상가적인 생각에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려 한다. 또한 기존에 보여왔던 대안공간의 전시형태에서 갤러리를 대안공간화 하는 전시형태로 변화하려 한다. 즉 PC방에서의 전시가 아닌 갤러리를 PC방으로 재구성하는데 의의를 둔다'

    조선대학교 후문 앞에 자리한 지산갤러리가 2개월 여에 걸친 개관기념전에 이어 본격적인 기획전의 첫 단추로 새롭게 문을 연 [PC방전](2005.8.26-9.15)의 카달로그에 실린 '몽상가'라는 이름의 전시소개 글의 일부다. 대학을 갓 졸업하였거나 대학원에 재학 중인 대부분 20대 후반의 신예작가들- 문형선 박현철 안정 유재명 윤정 이건용 한수정 등 8인을 초대하여 전시장과 사이버 공간 사이의 소통의 통로를 열어놓았다.

    '익명성' '현실도피' '환상 속의 나'로 PC공간의 특징을 얘기하는 안정은 26일 개관에 맞춰 선보인 퍼포먼스를 통해 화장대 거울과 모니터 속 이중적 자아의 내면과 현실 사이의 심리적 중층세계를 표현한 뒤 전시장에는 사각의 라이트 박스형태로 포장되어진 미지의 정보 또는 내적 욕구를 설치물로 남겨놓았다.

    박현철은 모니터에서 길게 늘어진 '퇴화된 혀'를 통해 말 없이 오로지 시각적 전달들만이 가득한 사이버 공간 속의 소통과 인간 언어의 마비를 되짚어 보고 있고, 한수정은 사생활 침해와 집단적이고 기계적으로 착각되는 왜곡된 인터넷 소통의 현실을 PC방을 들여다보듯 다큐형식 이미지집합으로 보여주며, 윤정은 주체성 없이 똑같은 모양의 몸통들만을 가진 나비의 모습으로 PC방 사람들을 풍자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이건용은 나른하게 늘어진 개들의 모습으로 PC방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과 어두운 조명 아래 물신화된 화투판과 돈방석을 비유하여 전시실 바닥에 설치하였고, 유재명은 진실과 허구 사이 빛으로 주어지고 빛을 향해 앉은 사이버공간의 은밀함을 폐쇄적인 홀로그램 설치물로 표현하고 있다.

    이들과는 달리 이호동은 왼손으로 그려낸 볼펜화 패널들로 의식의 무제한적 흐름의 흔적을 드러내놓았으며, 문형선은 '혼자 놀기'의 디지털 이미지 조합 연작과 함께 전시실 옆 지하주차장 통로에 '가위바위보 쟁탈전'이라는 이름으로 '노랑맨'인 자신과 사이버 체스게임의 아이콘 이미지들을 부착해 놓았다.

    인터넷이 생활의 중심이 되다시피한 젊은 세대 스스로의 PC방 들여다보기 또는 PC방 꾸미기는 시각적인 전시구성 이상의 현실문화를 비춰보는 재미난 접속의 장이 되고 있다.

    [200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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