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원 미디어아트전 ‘완벽한 추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고영재 작성일23-05-20 12:04 조회1,323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신도원 미디어아트 초대전 ‘완벽한 추상’ 전시 일부 신도원 미디어아트전 ‘완벽한 추상’ 2023.5.17.~7.23 / 광주시립미술관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매체예술, 그 직관성의 힘’ 예술 영역 중에서 판단이나 추론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 직관(直觀)만으로 대상이나 현상을 즉각 인지할 수 있는 장르로 음악·무용·미술 등을 들 수 있다. 소위 직관성이 떨어진다는 말의 속뜻은 대상을 받아들이는 주체가 이내 그 대상을 분석하기 위한 사고의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성과 음률만으로, 때로는 공간을 잠식하는 동작 하나하나에, 나아가 오로지 빛이나 점·선·면 혹은 그것에 의한 구성이나 색채만으로도 향수자의 정서는 자극될 수 있다. 현란한 미디어로 무장한 현대사회, 특히 빠른 호흡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별적인 취향 이상의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이처럼 대상이 되는 매체가 무엇보다 직관성을 띠어야 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신도원은 그러한 성질에 특화된 작가이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기획초대전 <신도원: 완벽한 추상>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감성이 혼재하는 자리로, 순수미술의 회화적 감성과 미디어아트의 동시대적 감수성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이다. 해프닝, 이벤트, 회화, 설치미술부터 비디오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션 맵핑, 그리고 이 모든 요소를 아우른 융복합 라이브 퍼포먼스까지, 현대미술의 다양한 형식들을 망라해온 신도원은 애초 행위예술에서 작업의 물꼬를 텄다. 창작의 출발선이 ‘행위’였던 것만큼, 그는 그리기(drawing)라는 가장 근원적인 예술행동과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의 행위 에너지에 집중하며, ‘과정’과 ‘해체’로서의 작품 활동을 펼친다. 이러한 천착의 결과물이 12년째 이어져 온 3D추상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의 결과물들을 한데 그러모았으며, 공간이 작품이 되고 작품이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대형 맵핑 영상과 모니터 프레임, 추상 원화, 입체형 캔버스 맵핑, 미디어 파사드 등의 다채로운 형식으로 디지털 추상회화를 선보인다. 신도원의 3D추상은 이차원의 평면 회화를 레이어드 형식의 삼차원 이미지로 재생산한 것으로, 작가가 직접 그리거나 찍은 추상 원화와 고화질의 사진 이미지, 컴퓨터 그래픽스에 의한 소스화된 이차원 데이터 등을 모두 재조합한 디지털 콜라주이다.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지닌 아날로그 데이터와 수십만 개의 픽셀과 각 픽셀의 대표색을 수치로 표현한 디지털 데이터가 뒤섞인, 결국에는 이 두 요소가 치환돼버린 신도원의 삼차원 추상은 그 명제가 본래 ‘움직이는 추상’이었다. 평면성이나 이차원성을 회화의 유일한 성역으로 간주했던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식의 엘리트주의와 엇박을 타듯, 신도원은 살아 움직이는 회화를 통해 본연의 예술 행위에 가닿으려 했다. 움직이는 추상은 그가 라이브 퍼포먼스와 같은 혼성적 작업에서도 언급했던 ‘과정의 예술’이다. 삼차원의 공간을 카메라가 원을 그리며 돌 듯이 고정된 시점이 아닌 다양한 시점에서 다양한 형태를 찾아내는 3D추상은 보는 이의 감성과 미감에 따라 본시 다른 지점이 포착된다. 이러한 다양성을 찾는 과정 자체에 예술의 가치를 두는 작가는 ‘완벽을 향해가는 추상’이라는 의미에서 작업의 주제를 ‘완벽한 추상’으로 재명명했다. 신도원은 고정형의 결과가 아닌 조합되고 해체되는 유동형의 과정에서 유희적 소통을 바라며, 그러한 친밀한 소통의 수단으로 현재 우리 삶의 호흡과 가장 밀착돼있는 디지털 매체를 사용한다. 본능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디지털 매체와 역시 본능적으로 사람의 감성을 끄는 색채와 붓 터치, 필선, 이미지, 그리고 음악과 움직임 등을 통해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각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감상자는 부득이 이해하기 어려운 추상화가 아닌 회화를 구성하는 개별적 요소들을 찾아내고 감상할 수 있는 현장감 있는 입체 그림에서 디지털 매체 특유의 스펙터클한 미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컬트의 제왕이라 불리는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는 그의 명상 에세이에서 “삶은 추상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다”고 서술했다. 나아가, 그러한 추상적인 요소들 사이에서 오로지 직관에 의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별할 수 있으며, 이러한 직관에는 감성과 지성이 함께한다고 주장했다. 반드시 규정된 내용이나 명명된 가치지향만이 아닌 예술 자체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은 외려 예술 자체의 본성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뉴미디어를 통해 접점을 찾는 신도원의 작업세계가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 신도원(b.1971~)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행위예술 개인전 ‘배설: Excretion’(녹색갤러리, 서울, 1998)을 통해 데뷔했다. 1990년 중반부터 현재까지 행위예술, 회화, 설치미술을 비롯한 비디오 영상, 인터랙션, 홀로그램,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파사드 등의 작업을 통해 미디어아트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실험해 왔다. 신도원 미디어 작업의 특징은 예술 본연의 순수성과 동시대 기술 기반의 매체 예술이 수반하는 대중적 감각과의 조화이다. 대학시절 홍대 앞 거리에서 시작한 라이브 퍼포먼스, 해프닝 요소와 회화를 결합한 설치작업, 영상회사에몸담으면서 체득한 양질의 영상 기술과 함께, 뮤직비디오, 영화와 같은 상업 미디어 장르에서 구축해 온 시각 요소와 사운드의 조합까지, 다분히 혼성적 성향의 작품활동을 지속해왔다. “예술을 통한 감동, 감동의 예술”이라는 가장 당연하지만 어려운 슬로건 실천을 위해 융복합 공연을 연구·발표하고 있다. 그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인 프랑스 앙기앵레뱅에서 2017년 2018년 공연과 전시를 하였으며, 열두 번의 개인전과 100여 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6년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감독 및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2권역(광주 금남로, 광주천 광주교) 사업감독을 역임했다. - 글, 사진 : 고영재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학예연구사) 신도원 미디어아트 초대전 ‘완벽한 추상’ 전시 일부 신도원 미디어아트 초대전 ‘완벽한 추상’ 전시 일부 신도원 미디어아트 초대전 ‘완벽한 추상’ G.MAP 미디어파사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