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동화를 꿈꾸는 작가; 위재환 조각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병헌 작성일19-12-28 11:28 조회2,096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어른 동화를 꿈꾸는 작가; 위재환 조각전 몽상가-눈먼자들의 도시 /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2019.12.13-2020.02.29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봤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그리 좋지 않았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정말 좋았을 수도 있을 어린 시절. 그 시절이 좋았든 좋지 않았든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앞의 현실과 비교하면서 “그래도 그때가 좋았지...”라며 말할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는 바탕에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마주쳐야 할 그 어떤 불안이나 걱정도 없이 자유롭게 꿈을 꾸던 시절이 그때 그 시절이라고 느끼기 때문이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존재했을 ‘그 시절 그때’에 아이들은 온갖 꿈을 꾸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의 아이들에게도 나아가 미래에 태어날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즉 아이들은 언제나 꿈을 꾸는 존재들이라 할 수 있다. 때로는 TV나 영화 속의 영웅들처럼 악당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사람을 꿈꾸기도 하고 때로는 우주선을 만들어서 온 세상을 날아다니는 과학자를 꿈꾸기도 한다. 때로는 동네 친구들과 세상을 떠돌며 모험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온갖 만화 속으로 들어가 좋아하는 캐릭터에 빙의되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어린 시절의 우리는 자유롭고 즐겁게 꿈을 꾸었던 사람들이었다. 위재환 작가도 우리처럼 어린 시절에 많은 꿈을 꾸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고달픈 현실에 적응하면서 차츰 어린 시절의 꿈을 잊어버리거나 아니면 그저 짧은 회상에 그치는 데 반하여, 그는 어린 시절의 꿈을 더욱 발전시켜서 이루고자 한다. 나아가 그는 각종 문제들이 즐비한 현실 속에서도 마치 어린 시절에서처럼 계속해서 꿈을 꾸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일반인과 그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의 작업장은 그가 꿈을 만들어 나가는 곳답게 온갖 공구들과 함께 전시되었던 그리고 곧 전시될 예정인 각종 창작물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그의 창작물들은 하나 같이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모습을 띠고 있다. 한편으로는 익살스럽기도 한 그것들의 생김새는 같은 세계에서 존재한다고 생각할 만큼 어떤 공통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해서 다양한 모습의 건물들과 인물들, 동물들, 그리고 바이크와 같은 운송수단에 이르기까지. 그가 만들어 낸 모든 형태들은 어떤 일관성을 갖고 있으며, 이 일관성으로 인해 모두가 하나의 세계관에서 존재하는 존재들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들이 존재하는 세계는, 마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스타워즈의 세계처럼, 현실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이다. 이 세계 속의 존재들은 사물이건 생명체건 어떤 것이든 간에 날카롭거나 뾰족하기보다는, 심지어 뽀족한 모습의 창작물조차도, 일종의 부드러운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이것이 그러한 느낌을 주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필자가 보기에 그 주된 이유는 그것들이 지닌 ‘동화적인 속성’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속성은 누구에게나 있었을 것이고 있으며 있을 어린 시절에 상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그 어떤 위해나 걱정, 근심, 불안도 없는 것과도 상응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마치 그때 그 시절에 동화를 읽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부드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이리라. 비록 그의 작품들이 동화적인 속성으로 인하여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는 있지만, 그것에만 멈추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익살스러운 인물들이나 동물들은 모두 그의 세계에서 산소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한 인물과 함께 있는 구름 위의 건물들은 회색빛을 띠고 있다. 이것은 현재 지구공동체의 생존과 직결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재생 가능한 커피 포대를 걸친 인물들이나 천 조각으로 만들어진 동물들의 모습 등을 통해서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위재환 작가는 문제가 많은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항상 어린 시절에 꾸었던 ‘동화적인 세계’를 아직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는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현실을 결코 외면하거나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상상 속 세상에 존재하는 익살스러운 모습들을 통해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꿈꾸는 세상 속의 친구들이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도록, 장난꾸러기 같고 익살스럽게 보이는 그들의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모험을 떠나보지 않을래요?’ 그가 던지는 메시지가 들리지 않는다면, 한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것은 작가가 만든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물론 그 세계에 들어가려면 그때 그 시절처럼 우리 모두 먼저 꿈을 꾸어야만 할 테지만 말이다. - 김병헌 (독립큐레이터, 전남대 강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