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현실 사이의 화폭일기 ; 하도훈 개인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1-04-03 15:50 조회1,768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하도훈 <Narrative>,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193x780cm 예술과 현실 사이의 화폭일기 ; 하도훈 개인전 2021.03.18.-04.07 / 광주 유‧스퀘어 금호갤러리 화무십일 꽃들이 지고 난 자리에 연푸른 새잎들이 색을 바꿔 칠해간다. 계절이 색으로 바뀌는 4월 초의 풍경이다. ‘신예’는 세상의 새 봄기운이고 환희심이다. 그러나 맹렬하게 뻗어오를 질풍노도의 시기에 문명사적 전환기가 될 수도 있을 이 시국과 충돌하면서 격랑 속에 항로를 헤쳐 나가고 있는 게 지금의 청년들이다. 지난해 대학을 갓 졸업한 하도훈이 대학시절과 최근의 혼돈 속의 암중모색 흔적들로 첫 개인전을 열고 있다. 광주 유‧스퀘어 금호갤러리가 청년작가 지원 공모전으로 마련해 준 자리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자기독백 투의 제목으로 3월 18일 시작했던 전시가 4월 7일까지다. 3개 전시실 전관을 활용한 큰 화폭들과 현장작업의 흔적으로 신예의 고뇌와 부딪히고 맞서나가는 기운이 창창하다. “그래서 뭐가 되고 싶은 걸까…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할 때… 목말라 하는 것들… 가능성의 모서리… Live Strom\ng… 거울을 보다 울컥… 포기하지마… 가장 덧없는 것들 위에 세워진 영광… 하얀 정글… 절대적 힘… 예술과 주술 사이… 예술가의 자아와 현대인의 자아 사이에 존재하는… 청년작가로 살아남기… 스스로 세웠던 벽들을 허무는… 날것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 화폭에 풀어낸 이미지들 사이 작품제목과 그림 속 글귀들로 슬쩍슬쩍 비치는 그의 독백들이 하도훈 개인과 이 시대 신예의 현재지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낮 시간에는 가족이 운영하는 로컬 푸드점에서 종일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시간이나 휴일에 화폭을 거울삼아 자신과 대면한다는 그는 낮일이 힘들수록 더 작업실을 찾아 왜 힘든지, 이러면서도 왜 작업을 하는지를 그림으로 풀어 놓는다고 한다. 틈틈이 메모처럼 남겨둔 드로잉을 바탕으로 작업하기도 하지만, 그날 그 시점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자유롭게 담아내는 것이다. 혼돈과 갈망과 불확실 상태에서 흔히 그렇듯 그도 수시로 명멸하는 자기 안의 언어들이 거친 행위의 흔적들과 함께 강렬한 필촉과 색채들로 비정형의 화폭들을 이뤄내었다. 상징적 도상이나 암시적 형상, 고전과 현대, 웹툰과 그래피티, 키치와 팝 요소들까지 범주나 양식을 특정하지 않고 작업할 때의 본능과 자기감정, 속 얘기들에 몰입한 흔적들이다. 때로는 활화산 같은 기운으로, 어떤 때는 끝없는 망망함과 허둥거림으로, 먹고 먹히는 세상 정글 속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뚫고 나가거나 넘어서야할 거대한 벽과 힘 앞에 선 자신의 반추로 그 화폭들은 오롯이 현재의 자아 그 상태 그대로를 펼쳐놓는다. 한창 치열하게 작업도 현실도 부딪혀야 하는 시점에 얼마 후 올 하반기에 입영을 앞두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첫 개인전을 열지 말지를 생각하다가 “고민을 하고 있는 것들 자체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는 “예술가라는 시작점은 결국 나다워지는 것에서부터…”라고 스스로를 다지고 있다. 전시제목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처럼 주술처럼 빨려드는 작업이 투여하는 만큼의 그만한 보상이나 확실한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창작의 길이라는 것이 이미 내어진 길을 따라가거나 앞길이 계속 멀리 내다보이는 것은 아닐 터이니, 이제 갓 등단하는 신예다운 의지와 자기정립이 중요한 시점이다. 첫 개인전으로 작업실 밖의 넓은 공간에 자기초상을 벌려놓고 객관화시켜 보는 이번 전시회가 여러 의견과 반응들과 함께 잠시 맹렬함 속에 호흡을 가다듬는 내적 성찰의 자리가 되리라고 본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하도훈 <Live Strong No.6>, 2020, 캔버스에 아크릴릭, 193x260cm 하도훈 <Bank! Bank! Bank!>, 2020, 캔버스에 아크릴릭, 193x260cm 하도훈 <무제>, 2019, 캔버스에 혼합재, 130x193cm. 하도훈 <Narrative(부분)>,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193x780cm 하도훈 <Live Strong No.14>,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x193cm 전시장 한켠 하도훈의 현장작업 자리 하도훈 <White Jungle : Where Am I?>(2018), <가장 덧없는 것들 위에 세워진 영광>(201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