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정웅청년작가 4인의 ‘위상의 변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3-04-02 15:59 조회1,47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2023하정웅청년작가전 '빛2023'에 초대된 광주 유지원의 전시공간 2023년 하정웅청년작가 4인의 ‘위상의 변주’ 3.28-7.16 /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올해로 스물세 번째를 맞는 하정웅청년작가상 ‘빛2023’이 ‘위상의 변주’라는 이름으로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3월 28일 시작한 이 전시는 오는 7월16일까지 계속된다. 재일교포사업가인 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은 광주시립미술관이 개관한 1993년부터 지금까지 2,523점의 작품을 비롯, 고향 영암의 하정웅미술관과 조선대학교미술관, 부산·대구·대전시립미술관 등에 모두 12,000여 점을 기증해 왔다. ‘하정웅청년작가상’은 이 같은 하정웅 명예관장의 예술사랑과 청년작가들에 대한 후원의 뜻을 드높이기 위해 광주시립미술관이 주관하여 매년 열린다. 행사 주관기관인 광주시립미술관과 협력망을 연결하고 있는 3개 지역 공립미술관에서 추천한 청년작가들을 추천받아 ‘빛2023’ 전시가 꾸려졌다. 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45세 이하의 유망 청년작가들 가운데 12명을 1차 추천하여 각 미술관 담당 학예연구사들이 모여 작가선정 세미나를 갖고 전시에 참여할 작가를 최종 선정하는 절차를 거쳤다. 올해는 광주의 유지원, 부산의 김덕희, 대구 강원제, 전북 안준영이 선정되었다. 이번 전시의 부제인 ‘위상의 변주’는 공전과 자전을 계속하는 달의 변화하는 모습을 우리 사회와 개인의 삶과 연관지어 본 것이라 한다. 즉, 우리가 견고하다고 믿었던 가치들이 사회와 개인 또는 시간과 공간에 따라 그 위상이 부침을 거듭하고, 파동 안에서 주기를 반복하는 듯 가치의 위상이 저무는 때가 오거나, 반대로 소외받고 배제된 가치가 다시 떠오르기도 하는 흐름과 대입시켜 보려 하였다. 회화와 설치, 영상작업을 병행하는 광주의 유지원은 삶의 흔적으로서 폐허의 조각들을 재조합해 ‘가치의 재구성’이라는 개념으로 제도와 예술공간 안에 들여놓는다. 이번 ‘빛2023’에는 그동안 주요 작업을 한자리에서 모아 최근 신작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가 개발의 그늘로 묻히거나 사라진 것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된 <예술가의 여정> 영상을 비롯, 또 다른 영상기록인 <Trace-Collector>는 폐기된 ‘불필요한 부산물’을 줍는 행위를 통해 입장에 따라 생존의 수단이거나 예술창작의 과정으로서 의미와 함께 소비사회를 반추하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신작 중 <Home>은 아파트 작업물에 둘러싸인 재개발지구의 기울어진 폐가를, <보이지 않는 층>은 어둠이 가득한 창으로 향하는 계단을, <House Kit-다락방>은 접이식으로 활짝 젖혀진 키트형식의 주택구조를 골판지로 만들어 도색하듯 색을 올려놓았다. 또한 <중첩된 공간>과 <연결된 구조>는 주택의 배관 설비부분을 재현하듯 시멘트, 타일 등 실재 건축재료를 골판지와 섞어 만들었다. 아울러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내가 사는 공간>은 집형태의 구조물에 한 가정의 일상생활의 모습을 영상애니메이션 맵핑으로 투사시키고 있다. 이 같은 그의 작업은 그가 재개발지구나 폐가에서 수집하고 찾고자 했던 삶의 흔적을 일상의 잔해들을 소재 삼아 예술의 관점으로 새롭게 되살려낸 것이고, 재구성된 생활의 단편들을 통해 제도의 부재나, 과소비, 개발의 그늘에 가려진 삶의 이면 등을 조명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대구의 강원제는 예술의 형식에 근원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작업이다. 작업의 결과로서 완성작을 지향하기보다는 창작의 아이디어나 제작과정을 중시하는 것이다. ‘러닝 페인트’라 일컫는데, 작업 중인 화폭을 완성 이전에 잘게 잘라 <No.2760(Chaosmos)>처럼 전혀 새로운 화면으로 재구성하여 일련번호를 매기거나, 띠로 길게 잘라 전혀 공처럼 뭉쳐 모아놓는 <카오스모스>, 미완상태 화폭을 켜켜이 걸어놓아 그 자체로 내보이거나 다른 작업으로 치환될 여지를 두는 <선택되지 않은 그림>, <부차적 결과> 형태로 전시하고 있다. 매일같이 계속하는 이들 작업은 완결본 없는 ‘과정의 파편’으로서, 완성된 작품에 부여되는 가치체계나 권위와 아우라를 허물어 전통적인 회화의 위상과 개념을 전복시킨다. 부산의 김덕희는 열을 매개로 한 물질과 에너지의 상호작용에 관한 작업을 전시실 가득 펼쳐놓았다. 전시실 바닥을 색을 달리하는 몇 겹의 파라핀왁스로 채워놓은 <밤 속에 녹아있는 태양>은 칠흑 같은 밤과 같은 공간에서 희미하지만 유일한 빛인 촛불로 혼돈의 어둠을 밝히는 길잡이를 삼는다. 촛불은 공간을 밝히는 빛이면서 또한 물리적 재료인 파라핀을 녹이는 에너지로 작용한다. 이와 함께 지인들의 손을 본떠 만든 <하얀 그림자>에도 전기장치로 마치 체온과도 같은 온기를 불어넣어 관람객이 이를 느껴보도록 하고 있다. <아침이 오는지에 대하여>는 열작용으로 형태가 변하는 형상기억 합금을 이용하여 축 쳐저 시들었다 줄기를 곧추 세워 일어나는 꽃의 형상으로 생멸의 순환을 담아놓았다. 이같은 그의 일련의 작업은 모든 생명활동의 근원적 에너지인 열을 매개로 끝없이 혼돈과 질서를 넘나드는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전북의 안준영은 동시대적 불안과 신경증, 불면증 같은 일상의 고통이 반영된 세필묘사 작업을 선보인다. 가느다란 펜이나 연필로 실재와 상상이 결합된 이미지를 세밀하고 단단하게 그려낸 그의 작업들은 편집광적인 세부 묘사의 실재감과 초현실적인 상상의 이미지로 몽환적 형상을 연속시켜 놓았다. <나는 과거를 잊었지만 과거는 나를 기억한다>는 고통의 실체을 해부하려는 듯 인체의 부분들이나 장기의 부위들을 치밀하게 파고들거나 장기와 꽃을 결합한 상상의 이미지를 강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전시실 양쪽에 제작 설치한 책장에도 붉은 파도 그림과 흑백의 생물체들 그림이 칸칸이 놓여져 있는데, 이 <수역(水域)>은 지난 4년 동안 천착해 온 세필 공상작업의 흔적들이다. ‘통증의 객관화’ 작업이라 하는데, 사실적인 실체 분석과 해부학 방식으로 신체 각 기관과 생명체들을 결합시키고 여기에 상상을 가미해 실재와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뒤섞어 놓았다. 매년 진행되는 하정웅청년작가 초대전은 해마다 개성 있는 작업들로 각각 지역 기반을 달리하는 동시대 작가들의 활동상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건강과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5년 만에 ‘하정웅청년작가상’ 전시 개막식에 참석한 하정웅 명예관장도 “작품은 작가의 정신이자 철학이고, 작가가 사는 시대와 작가들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깃들어 있다. 청년작가들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에 감명을 받았고, 청년작가들이 뭘 말하고자 하는지 잘 전달되는 것 같다”며 초대된 작가들을 격려하였다. - 조인호(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유지원 <내가 사는 공간>(2022)와 <연결된 구조>(2023) 강원제의 <카오스모스>(맨앞) 등 2023하정웅청년작가전 '빛2023' 전시작품들 김덕희 <밤 속에 녹아있는 태양>(2021) 김덕희 <아침이 오는지에 대하여>(2020), <하얀 그림자>(2023) 2023하정웅청년작가전 '빛2023'에서 안준영 전시공간 일부 안준영 <나는 과거를 잊었지만 과거는 나를 기억한다>(201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