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보라 작성일24-05-10 16:40 조회1,43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강운 <공기와 꿈>, 2024,_디지털 피그먼트 프린트, 65x65cm AI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 2024.05.07.-05.30 / 조선대학교 미술관 AI 시대, 질문과 사색으로 이어지는 예술 오늘날 생성형 AI는 예술가의 작업시간을 단축시키고, 예술작품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시점에서‘예술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예술의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략) 2024 조선대학교 장미주간 특별기획전 ‘AI 이미지 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 전시기획도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생성형 AI’ 프로그램들로 만든 결과물이 공모전 1등이 되는 시대에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예술세계를 어떻게 정립해 나가는지 그 답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 방법으로 4개 질문을 8명의 작가(강운·고차분·김형숙·문선희·박상화·신도원·신호윤·정광희)에게 제시하였다. 4개의 질문은 첫 번째 AI 이미지 시대, 미술계의 작품 창작에 미치는 영향, 두 번째AI 이미지와는 본인의 작품에 대한 가치, 세 번째 만약 본인의 작품에 AI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할 용의가 있다면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질문, 네 번째 이번 전시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제시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강운 작가는 <공기와 꿈>의 연작을 세 가지 형태로 보여준다. 인간의 노동으로 만들어내는 추상예술과 AI 생성형 창작 도구를 활용하여 구름에 형상을 형성하는 수증기 입자 단위를 픽셀로 해석한 작품, 그리고 챗GPT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인 DALL-E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생성하였다. 추상예술은 작가의 잡념과 고통이 없어질 때까지 오랜 시간 작은 한지 조각을 화면에 붙이는 과정에서 수행과 기도의 의미를 가진다. 반면, AI 생성형 창작도구를 활용한 작품은 입자의 움직임과 색조의 변화를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형상이 결정되도록 한 후 관객이 터치스크린을 사용하여 작품과 상호작용한다. 마지막으로 공기의 꿈 원화 이미지를 챗GPT4에게 제시하고 질문하여 이미지를 생성한다. 세 작품의 제작 과정은 다르지만 결국 인간의 손끝을 통해 창조됨을 작가는 예술의 가치에 대한 질문에 답을 구한다. 수많은 작은 집을 그려나가며 이미지를 형상화해 나가는 고차분 작가는 평면적인 작품에서 자신의 삶과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포근하게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달리 작가가 느끼는 집은 과거를 반추했을 때, 안식처가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집이라는 공간, 차마 누군가에게도 들어내지 못한 나의 모습을 집은 감싸주기도 하며, 때로는 견딜 수 있는 내면의 적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캔버스에 거칠게 지어진 집의 형상을 잘라내고 칼로 도려내는 행위를 반복하며 둥글둥글한 집의 형태로 완성해나가는 작품은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즉, 인간이 태어나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삶 속에 수많은 인고의 시간들로 나를 완성해나가는 것은 AI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과 진정성이 담겨있다. 김형숙 작가 이미지를 창조하는 것보다 주변에 실제로 존재하는 이미지를 픽셀화하여 해체하는 영상작업이다. 해체된 픽셀은 또 다른 형태로 조합되어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흔히 마주할 수 있는 영상 속 이미지들은 하나의 작은 픽셀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말해주며, 픽셀 하나하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여 그 근원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논하고자 한다. 문선희 작가의 <거기서 뭐 하세요> 시리즈 총 11점은 고공농성이 있었던 산업구조물을 심상적 풍경 위로 옮겨 온 작업이다. 작가는 고공농성이 있었던 산업구조물 100여 곳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기록하였다. 이는 AI가 활용할 수 없는 데이터베이스안의 소스들로 작가의 유일한 기록물들이다. 수평선이라는 고요 속에 우뚝 서 있는 산업구조물의 외침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세상의 거대한 잡음으로 인해 우리가 듣지 못했던 소수 사람들의 목소리가 고요한 수평선 위에서는 멀리 퍼지기를, 그리고 아무리 외쳐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그들의 외로운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를 넌지시 던져준다. 박상화 작가의 <미래 도시-광주>는 AI가 상상하는 기후위기 이후 미래 광주의 풍경 속 (구)전남도청과 그 주변의 모습들을 그려보도록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인간의 자의식에 기반한 행위의 결과들에 의해서 초래된 기후위기, 전쟁, 인류멸망의 위기들이 인류를 위협하는 또 다른 존재일 수 있는 AI 개입에 의해 해결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신도원 작가는 최근 한국 이야기, 전설 등에 관심을 가지고 AI를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은 심청전을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현대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 그림은 AI이미지 생성기를 통해 그려냈다. 무한한 예술의 세계와 시각적 탐험 그리고 삶의 휴식이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와 예술이 인간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관객들에게 힐링의 순간을 주고자 한다. 신호윤 작가의 <본질은 없다> 연작은 “색불이공공불이색 (色不異空空不異色) 색즉시공공즉시색 (色卽是空空卽是色)”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연작은 관객이 작품과 조우하고 형태를 인지하는 순간 관객의 내재된 이미지와 현실의 작품 이미지 간의 충돌 속에서 인간의 본질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묻는 작업이다. 신호윤 작가는 존재에 대한 고민을 철학적 질문을 통해 사유하며 이 부분은 AI가 생산해낼 수 없는 창조의 영역임을 보여준다. 정광희 작가는 세상을 향한 끊임없는 질문으로 더 나은 길을 찾으려는 영혼의 힘을 점 하나, 획 하나에 모아 붓끝에 감정을 집중해 드러내는 서예의 원리로 작업한다. 그의 작품에는 늘 깨어 있기 위한 자연스러운 수행의 과정이 담겨있다. 작가는 AI의 지배력 반대지점에서 아날로그적 사고로 천천히 자신을 들여다보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수행의 길로 성실히 이행 중이다. 예술이란 닫히지 않는 성장판이다. 이미지 범람 시대에 예술가는 여전히 세상을 향한 질문과 사색을 끊임없이 이어 나가며 작품을 구현해낸다. 이처럼 질문과 사색은 인공지능이 가질 수 없는 인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하나의 돌파구임이 분명하다. ‘AI시대,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 전시는 8명의 예술가들이 써 내려간 글과 작품으로 구상하여 예술가들의 가치관이 담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처럼 느껴진다. 쇼펜하우어는 "완벽하게 사려 깊은 생활을 하고 모든 가르침을 자신의 경험에서 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신이 경험하고 느꼈던 것을 자주 회상하며 검토해야한다" 라고 말한다.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이야기들은 AI가 인간의 삶에 미치고 있는 영향, 더 나아가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과 답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이보라 (조선대학교미술관 학예연구사) 박상화 <미래도시-광주>, 2024, 단채널 비디오 김형숙 <분열의 근원>, 2024, 비디오영상 고차분 <리터치-길 위에 무리들>, 2023,_캔버스에 아크릴릭, 116.8×80.3cm 문선희 <거기서 뭐 하세요?> 연작 예술은 무엇으로 사는가? 전시 중 신호윤(입체) 정광희(한지에 먹) 작업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