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컬렉션으로 만나는 한국추상미술 Ⅱ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병희 작성일24-07-20 13:14 조회1,30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콜렉션으로 기획된 '한국 추상미술' 전시 중 광주 추상미술과 에뽀끄 코너 일부 하정웅컬렉션으로 만나는한국추상미술Ⅱ 2024.6.8-8.15 /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광주 추상미술운동과 에뽀끄 (중략) 서울의 '오리진'(1958년 창립) 및 부산의 '혁동인'(1963년 창립)과 함께 국내 3대 비구상 미술그룹으로 꼽히는 ‘에뽀끄’는 호남에서 추상미술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중요한 미술단체이다. 에뽀끄가 만들어진 계기는 1950년대 서구 화단의 앵포르멜의 직간접인 영향과 초기 앵포르멜 추상을 그린 강용운, 양수아 제자들이 모더니즘 추상미술 운동에 참여하고 서울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한 모더니즘 추상미술 작가가 광주에 내려와 활동했기 때문이다. 최종섭, 박상섭, 명창준 등 광주사범학교 출신 청년작가와 이세정, 김용복, 조규만, 엄태정 등의 선배 화가들이 미술의 '신기원(新紀元)'을 이루려는 ‘에뽀끄’를 1964년 창립하여 광주에서 본격적인 모더니즘 추상미술이 시작된다. 에뽀끄 창립 회원으로 김용복, 이세정, 조규만, 박상섭, 김종일, 명창준, 최종섭, 엄태정 8명이며 회장이나 대표자는 없었다. 제1회 전시는 1965년 12월 30일부터 1966년 1월 5일까지 광주YMCA갤러리에서 가졌으며 이세정, 최종섭, 김용복, 명창준, 조규만, 김종일 6인이 출품하였으며 작품은 비정형 추상 또는 비구상 작품이었다. 에뽀끄는 창설 후 모더니즘 현대미술의 확산을 위한 대표적인 미술단체가 된다. 장지환(1968년 참가), 우제길(1969년 참가), 최재창(1972년 참가) 등 새로운 회원들의 가입과 박상섭, 명창준처럼 구상미술로 전환하는 등 변화를 겪기도 한다. 에뽀끄의 창립 동인 작품에는 기하학적 추상 작품이 현존한다. 최종섭의 1960년대 작품은 대칭을 이룬 화면구성을 통한 기하학적 추상미술에 앵포르멜 회화를 가미한 모더니즘 추상미술이다. 에뽀끄 창립동인 김종일은 1960년대 후반 기하학적 추상미술을 통해 현실사회에 대해 비판하였다. <미니 25>(1969)는 비판과 고발의식을 표현한 내용의 추상미술이다. 붉은 색과 구성적이고 날카로운 면 분할은 당시 암울했던 시대 상황에 대한 반영이자 작가 개인의 시대 의식의 반영이다. 모더니즘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변화에 대한 사상으로, 모더니즘 미술인 추상미술이 사회비판 기능을 가지고 변화의 원천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970년대 에뽀끄 회원들은 회화의 평면성을 확보하면서 객관적, 분석적으로 화면을 재구성한 모노크롬 미술을 제작한다. 에뽀끄는 서울에서 추상미술 운동을 선도한 정영렬 주선으로 1973년 ‘창립 10주년 기념발표회’전을 개최한다. 김구림, 박서보, 정영렬 등 중앙의 추상미술 작가들과 에뽀끄 회원들이 광주 금남로2가에 있는 상공회의소 화랑에서 전시하였다. 1970년대는 에뽀끄 회원들은 모노크롬 회화, 기하학적 추상 등 독창적인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개척한다. 최종섭은 앵포르멜 기법을 절충한 물질과 정신과의 관계를 실험한 모노크롬 추상미술을 제작한다. 기하학적 추상을 기본으로 한 <Work 76>(1976)은 동양적인 정신과 색채를 담은 작품으로 앵포르멜 요소가 들어가 있다. 캔버스에 유화 물감으로 뿌리기 등 행위를 한 후 원형 도형을 잘라서 화면에 올려놓은 후 그 위에 물감을 뿌려 화면을 덮었다. 도형을 찍어내는 과정이 기계적이거나 획일적인 것이 아닌 우발적 번짐과 흐름으로 앵포르멜 추상 기법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화면을 전면적으로 균일하게 구성한 단색화에 기반을 둔 모노크롬 미술이면서 한국의 정신을 찾는 작품으로 현대미술의 사조를 수용, 발전시킨 독창적 작품이다. 김종일은 1970년대 시작을 뜻하는 흰색 모노크롬에서 모든 것을 포함한 검정 모노크롬으로 변화된다. <사색의 구조Ⅰ>(1972)는 제목 그대로 시작에 대해 사색하게 한다. 흰색 면 안에 사각형의 흰색 면을 배치하고 그 안에 다시 흰 사각 색면을 차례로 배열한 작품으로 맨 안쪽의 색면은 둥근 형태의 면을 배열하여 변화를 준다. 시작을 의미하는 흰색으로 화면을 채운 모노크롬으로 만물의 시작을 의미하며 마지막 사각형의 변화는 새로움 즉 변화를 의미한다. 우제길은 1976년부터 빛과 사물의 관계에 관한 추상미술을 제작해 '빛의 화가'로 불린다. 어둠의 공간에 빛을 비추면 물체에 빛이 부딪쳐 나와 파생된 물질의 본질을 색과 형상으로 표현하였다. 세상의 근원인 빛과 빛에서 만들어진 물체에 관한 작품으로, 날카로운 사물을 만나면 차갑게 빛나는 절제된 색의 배열이 나타나고 완만한 물체를 만나면 부드러움이 나온다. 1980년대 광주의 추상미술 화단은 최종섭, 김종일 등 에뽀끄 초기 창립 회원들을 중심으로 예뽀끄를 정비하여 1979년 11월 제2기 회원전을 열고 발전적 재출발을 천명한다. 이후 1980년대는 에뽀끄에 청년작가들이 꾸준히 영입되어 광주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한다. 이 시기 광주의 추상 모더니즘 작가들은 독창적인 자기만의 양식의 추상 작품을 창작한다. 최종섭의 <코리아환타지>는 1984년부터 1992년 작고할 때까지 그린 독창적인 추상미술로 한지의 고유한 특성과 물성에 한국인의 정신을 담은 작품이다. 한지를 찢거나 구멍을 뚫기도 하고 구기거나 절단하여 생기는 물성을 강조한 작품으로 한국의 전통 창문틀이 연상된다. 찢어진 한지에서 우연적이지만 의미 있는 미를 발견하였는데 이는 앵포르멜의 자유로운 무의식의 흐름에서 나온 것이다. 전통 창문틀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의 미감을 살린 <코리아환타지>에서는 서양의 채색, 모노크롬이 조화를 이룬다. 김종일의 1970년대 검정 모노크롬은 1980년대부터 검정을 근간으로 색이 나타난다. 노자에서 박(朴)은 나무의 원형으로 고정된 형태가 없는 원형으로 무형 자연의 모습으로 색으로 말하면 검정이다. 2000년대 이후에는 검정 즉 박이 깨져 다양한 색채의 기(器)가 된다. 즉 검정이 깨져 나온 색은 인간의 감각으로 느끼고 오감을 자극하는 형상이 되며 때 묻지 않은 순수하고 화려한 원색이다. 2000년대 ‘순수’ 시리즈는 탁함이 뒤섞이지 않은 순수한 색으로 만든 세계를 추상미술로 나타낸 작품이다. 색면은 질서가 있는 조화로운 화면으로 구성된 형태(器)로 존재한다. 1980년대 초중반 우제길은 전통 한지 위에 원색의 색 면을 그려 한지의 재질감과 함께 색의 조화를 보여주는 작품을 제작하였다. 1980년대 중후반에는 이와 대조적으로 화면에 빛의 효과를 주는 작품을 그렸다. 눈부신 광선의 날카로운 면 띠의 반복은 단조로운 듯하지만 조화를 이룬다. 작품은 어둠 속에 들어온 빛에 의해 조성된 빛나는 절제된 색조의 극적인 배열을 보여준다. 1980년대 말부터 광주 서양 화단은 신구상, 신표현주의 계열 작가가 등장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안팎의 청년 작가들은 현대적 조형감각을 찾아 1987년 ‘광주청년미술작가회’를 조직하였으며 ‘광주현대미술제’, ‘남부현대미술제’ 등을 통해 1990년대 현대 조형감각을 찾아 추상미술 작품을 제작하였다. - 오병희(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한국추상미술』전시도록 기획글에서 발췌 현대작가 에뽀끄회 창립전 리플릿과 포스터(1965) 최종섭 <Korean Fantasy>, 1988, 패널에 한지, 230x300cm 김종일 <존재 2001-1>, 2001, 캔버스에 유채, 194x259cm 우제길 <Work 89-1026>, 1989, 세리그라피, 한지 콜라주, 64x65cm 최재창 <억새밭에 첫눈 오는 소리>, 1988, 한지에 억새, 한지, 180x300cm 오이량 <Existence-point>, 1998, 에칭, 아쿼틴트, 90x60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