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명작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희석 작성일24-08-01 09:19 조회1,253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광주시립미술관 여름 특별전으로 열리고 있는 한국미술명작전 한국미술명작전 2024.6.5-8.15 / 광주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이 2024년도 여름 특별전으로 기획한 ‘한국미술명작’은 20세기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거장들의 발자취에 대한 기록이다. 한국미술사에서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운 30여 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 14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전시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근대와 현대라는 역사적 격변기를 아우른다. 21세기 우리의 삶이 20세기의 격동과 분리될 수는 없다. 상식, 통념이라며 통용되는 것들이 그러하듯, 예술이나 문화 역시 기나긴 시간의 축적물이다. 시간이라는 불가역의 흐름 안에는 상호 작용을 통한 보완·발전, 갈등과 충돌로 인한 퇴행, 일반론에 반하는 낯섦의 전복 등 다양한 모습이 존재한다. 한국 미술에서 담론이 형성되고 펼쳐지는 과정도 유사하다. 아름답고 고상하거나 순수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이 우선하기도 했고, 개인 정체성에 대한 갈망, 이상향에 대한 동경, 그리움의 염원에서 모티브가 된 작품들이 주로 그려지기도 했다. 민중의 고난·고통,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하려는 숭고함을 미덕으로 한 작품들이 회자되기도 하였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20세기 서사의 다양한 기록이면서, 축적된 시간들에서 살아 올라와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그들의 자취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그들이 창조해 낸 색과 형으로부터 삶이 가진 다양한 모습에 대해, 예술은 그것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자. 명작이라 불리는 미술작품은 한 편의 시처럼 주위 공간에 무수한 파장을 만들어 낸다. 고유의 주파수를 가진 파장과 그로 인해 생성된 파동은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과감하게 주위와 공명을 시도한다. 산책길에서 다양한 풀과 꽃들을 만나듯이, 미술관에서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을 만나보자. 어떤 꽃은 향기로 신선함을 가져다주고 어떤 꽃은 색채의 조화로 매혹 시키며, 또 어떤 풀들은 깊은 속내를 드러내며 유혹하려 한다. 감응이 오거나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는 작품 앞에서 가만히 울림을 느껴보자. 상상의 공동체를 넘어 전근대적 서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시대정신을 고민하며 동시대와 접속한 작가들- 김기창, 박고석, 박래현, 이성자, 이우환, 이중섭, 장욱진, 하인두, 한묵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근대, 근대, 현대의 혼재 속에서 전통적 서사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시도한 작가들을 살핀다. 근·현대 술사를 보면, 일제강점기에 인상주의와 함께 입체주의, 야수주의, 표현주의가 동시에 소개되었고, 해방 후에는 앵포르멜, 추상표현주의, 개념미술, 퍼포먼스, 미니멀리즘 등이 시간 간격 없이 들어오고 연구되었다. 이로 인해 미술 담론 형성 과정에, 서구 사회의 순차적, 점진적 변화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결과로 여러 미술 사조에 대한 동시다발적 실험이 진행되면서, 작가들은 자신의 미감에 따른 자연스런 선택을 하게 된다. 예민한 시대 정신의 소유자들은 혼돈의 가운데에서 근·현대를 훌쩍 뛰어넘는 통찰을 보여주게 된다.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y)는 민족에 대한 개념의 다른 표현이자 전근대 서사의 상징으로 이해되는데, 그들은 상상의 공동체를 극복하고 곧바로 근본적이며 현대적인 주제 의식과 접속했다. 한국미술명작전의 박래현, 하인두의 작품 장욱진 <禪 아님이 있는가>, 1995, 종이에 목판, 36x28cm, 가나문화재단 소장 우아와 아름다움의 세계 전통적 미감을 재해석하며 예술에 관한 질문에 답하고자 시도한 작가들- 구본웅, 김은호, 박노수, 변관식, 오지호, 이상범, 이인성, 임직순, 허백련의 작품으로 구성했다. 서구에서 유입된 형식과 내용으로부터 전통적 미감을 찾아내려 노력한 과정을 살필 수 있다. 농업 중심 사회에서 자본주의적 공업 국가로 변모하는 근대의 과정에서 전통이라는 이름의 많은 것들이 묻히거나 사라졌다. 서구에서 넘어온 문화에 대한 맹목적 추종이 있었다. 전승되고 계승되어야 할 고유의 미가 폄훼되었다. 이 섹션에는 낯선 문화의 유입 과정에서 전통에 대해 질문하며 예술에 관한 근본적인 물음과 연결지어 스스로의 길을 찾으려고 한 시도들을 선보인다. 또한 미술이 무엇인지, 미술적 행위가 무엇인지, 시각적 이미지들을 발가벗겨 분석한 증언의 기록이기도 하다. 정체성 찾기에서 출발하여 아름다움에 대한 근본적 사유로 나아가는 지점에서 만나게 되는 감각을 간지르는 이야기들이다. 허백련 <금강산도> 10폭 병풍그림 중 여름, 1930년대, 한지에 수묵담채, 각 118x39.5cm, 가나문화재단 소장 오지호 <화물선>, 1970, 캔버스에 유채, 65.5x90.5cm, 전남도립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임직순 <포즈>, 1978, 캔버스에 유채, 90.9x72.3cm, 광주시립미술관 이건희컬렉션 이성과 합리, 이상향 이성과 합리를 추구하는 서양의 전통을 발전시켜 미감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 한 작가- 김환기, 문신, 문학진, 양수아, 유영국, 전혁림, 천경자, 최욱경 등의 작품들이다. 글로벌하게 재편되는 정신의 흐름에서 명민하게 반응하여 세계성의 가치에 다가간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근·현대는 이성과 합리의 시대이다. 21세기 역시 실질적 지배 원리는 과학적 합리성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미술계에도 누구보다 더 예민하게 이성과 합리성에 기초한 세계관에 영향을 받은 작가들이 있다. 그들은 구세대 신세대, 국전과 전위, 구상과 추상 등으로 대립되던 시기에 새로운 시도에 조금 더 바이어스 되었다. 익숙하게 된 합리적 사고방식으로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려 했고, 세상의 풍경을 펼쳐내려 했다. 그와 같은 시도 역시 문화적 정체성 추구의 다양한 흐름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그들도 전통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며,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마음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영국 <무제>, 1968, 캔버스에 유채, 130x130.5cm,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천경자 <영모도>(8폭 병풍그림 중 부분), 연도미상, 한지에 수묵채색, 34.5x106cm, 가나문화재단 소장 문신 조각작품들,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소장 정체성과 삶 자신의 신념을 기반으로 공동체적 가치 형성을 독창적이며 개성 넘치게 표현한 작가- 권옥연, 권진규, 박생광, 박수근, 배운성, 신학철, 오윤, 이응노의 작품이 있다. 역사는 집단의 기억이고, 기억을 공유하는 공동체는 정체성을 갖게 된다. 또한 공동체의 삶은 개인의 정체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국 근현대미술사는 전통과 서구 문화와의 갈등과 혼재 속에서 정체성을 찾으려는 시도로 이해되기도 한다. 작가 개인의 문제의식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집단적이면서 가치의 교집합 안에서 풀어내려는 노력도 있었다. 그로 인해 메타적 시선으로 개인을 바라보며 가치를 추구하고 이야기를 전개하려는 시도가 미술의 한 흐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적 조형 양식과 표현 방법들 중에서 사실주의에 친근한 방식으로 시작되었으나 점점 확장, 발전되어 매우 독창적이면서 개성 넘치는 표현들로 변화하였다. 한국미술명작전 중 박생광의 작품들. 가나문화재단 소장 배운성 <가족도>, 1930년대, 캔버스에 유채, 140x200cm, 개인소장 오윤 <바람부는 곳 I>, 1985, 광목에 채색목판, 41x50cm, 가나문화재단 소장 - 정희석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