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생명의 관계를 상상하다 ;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념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9-06-23 12:37 조회2,289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정기현 <실험실-예외점+4℃>(2018) 물과 생명의 관계를 상상하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념 조선대미술관 기획전 2019. 05.24 - 07.28 ‘물·생명·상상력’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물과 불가분의 관계이며, 이를 미술로 풀어나가는 것은 상상력에서 출발한다”는 화두를 담았다. 전시를 기획한 김승환 관장의 얘기다. 조선대학교 미술관이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중 하이다이빙 경기가 조선대학교에서 열리는 것을 적극 활용하여 73년이 된 조선대학교의 역사와 더불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조선대미술관의 새로운 도약을 꾀하기 위해 기획한 전시의 주제이다. 실제로 미술대학 바로 옆 드넓은 운동장 한쪽에서는 27m 높이의 도약대에서 까마득한 저 아래 수조 물속으로 뛰어내릴 하이다이빙 경기장이 거대한 가설무대처럼 꾸며지고 있다. 그 다이빙 경기장 옆에 위치한 미술대학 건물 안 대학미술관에서는 수영대회 기념전을, 미술대학 옥상과 미술대학 앞 1·8극장 주변에는 벽화·그리피티 등 스트리트아트를, 깃대봉 아래 본관 1층 김보현&실비아올드미술관에서는 조선대학교 미술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를 연결해서 조선대학교 아트벨리를 꾸며놓았다. 세계수영대회와 연계한 메인이벤트 전시인 ‘물·생명·상상력’은 미술관 부채꼴 구조에 맞춰 한 공간에 작가 한명씩의 작품을 설치하였다. 첫 방은 단단히 결속된 군장배낭을 연상시키는 카키색 천의 조형설치물들로 내면으로 향하는 김인경의 <고요한 여행>이다. “내 의식의 표면에 떠오르는 모든 형상과 이미지들을 다듬어내며 나는 그것을 ‘고요한 여행’이라고 이름 붙였다. 내 삶의 지나간 과거에서 알게 모르게 내 의식과 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저장되곤 하였을 이 형상들은 임의로 설계되어져 크기의 원근과 함께 시간을 원근을 동시에 지니며 그것이 존재하는 장소에 따라 내게 보내는 메시지 또한 독특하다.”고 작가는 쓰고 있다. 세상 만물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생명의 에너지를 응집시킨 듯한 주머니 또는 배낭 아니면 이륙을 준비 중인 비행체와도 같은 조형물들은 밀집된 세포이거나 그 세포들이 조립되어진 독립된 완성체라 한다. 숯 설치 작업을 계속 해 온 박선기는 <집적> 연작을 보여준다. 산화·소멸하는 존재의 마지막일 수도, 그 먼지 같은 파편들에서 또다시 생명이 응집되는 생성의 순간일 수도 있다. “과거와 현재, 존재와 무, 실재와 환영, 가변성과 영속성, 동양과 서양 등의 경계를 뛰어넘는” 작업들은 무의식의 세계로 인도하는 여백의 공간이면서 또한 정확하게 계산된 위치에 매달려진 설치방식 때문에 파열과 생성 사이의 일순간 정지된 듯한 정적의 긴장감을 주기도 한다. 반쯤 채워져 허공이 비치는 접시물에서 터져 오르듯, 한없이 회오리치며 진공의 우주 속으로 확장되어 나가는 듯, 생명이 소거된 듯 소생하는 듯 화분 형상으로 허공에 매달린 ‘집적(An Aggegation)’ 연작들이다. 금민정은 화전민의 삶의 흔적들을 영상설치로 보여준다. 폭포수 쏟아지는 너른 전나무 숲의 영상이 전시장 벽면 가득 둘러지고, 그 영상 앞에 부서진 방문 문살 너머로 파도치는 바다가 내다보이는 영상, 또는 실재 문짝과 타들어가는 문짝 영상이 합체되어 있기도 하고, 타나 남은 목재와 숲을 태운 재들이 긁어 모아져 있기도 하다. “나에게 있어 공간은 그것의 기억, 그 공간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이야기에서 오는 감동이다. 그것의 기억을 읽어내기 위해 영상이란 매체가 참 적당하다. 그곳의 장소를 읽어내고 더듬어내는 행위”라는 것이다. 화전민의 삶의 터가 복원되어진 가평의 잣나무 숲을 <화‧전‧민> 영상과 설치로 옮겨 놓았다. 정기현의 <실험실-예외점 +4℃>는 생태환경연구소이거나 실험실과도 같다. 분자적 특이점으로 밀도가 최고조 달하며 에너지의 최고상태를 보이는 4℃ 상태의 물을 설정하고 지금의 생태환경들의 미세한 변화와 상호작용 속에서 생명체들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금붕어가 유영하는 어항과 다육식물, 녹색식물 등의 생명들이 농사에서 얻어진 씨앗‧효소들과 함께 선반에 채워지고 넓직한 평상 한쪽에는 물의 미세한 변화를 들여다보는 현미경과 벽면에 여러 장소에서 채집한 물들이 실험관에 담겨 있는 구성이다. “물의 온도변화에 의한 운동과 변화, 그 속에서 일어나는 매개와 생성의 다양한 식생을 연구소(Laboratory) 형식으로 만들어 놓았다. 김형종의 <실루엣 20160416304>은 우리 사회의 아픈 상처이자 문신과도 같이 깊은 침착을 남겨놓은 ‘세월호사고’에 대한 추념의 작업이다. 서성이는 304인의 유리형상들이 거대한 선박의 난간을 따라 줄지어 둘러지고, 그날 그 날짜의 그림자가 바닥에 드리워져 세월호 혼령들을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다. “잔잔한 바다 위를 걷는 것처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고뇌하면서 혹은 아무런 느낌도 고통도 없이” 걷고 있는 희생자들을 평판유리와 칼라 에폭시, 스테인드글라스 금속띠로 상징화시킨 작품이다. 박상화는 그의 생태환경과 관련한 대표적 영상설치작품 <무등 판타지아-사유의 가상정원>을 출품하였다. 울울창창 소나무 숲에 바람결리 스치고 꽃이 피고 지고 눈‧비가 내리는 무등산의 사계이미지 영상을 몇 겹의 스크린 천에 투영시킨 공간 속으로 관람객들이 거닐도록 구성한 형식이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대자연의 변화무쌍한 풍경들과 조우하며 자연으로 회귀와 동화해 가는 인생의 여정을 그려내면서, 현대판 무릉도원으로 현실의 시공간과 맞닿은 경계지점에서 인간 심연의 감성‧꿈‧상상들을 자극하고 내면의 세계로 진입하는 통로를 내고자 하였다.”고 한다. 황중환의 일러스트와 만화로 채워진 <Harmony> 공간은 꿈꾸는 별천지이거나 싱그러운 심상여행의 세계이다. 전시장 바닥에는 별이 비치는 푸른 연못에 자그마한 쪽배가 떠 있는가 하면, 벽면에는 수영대회장 모습이나 성냥갑 속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 등등이 시어와도 같은 글귀들과 함께 펼쳐져 있다. “진정한 하모니란 사랑을 포함하는 것이다. 바다가 상선약수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품어주는 것처럼 예술도 그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6월 20일 전시 개막식 프로그램으로 초대된 박경화의 어항 속 금붕어가 소품으로 등장하는 생명교감 퍼포먼스도 함축된 메시지와 절제된 행위로 집중력을 높여 주었다. 이와 더불어 미대 1층 로비에서 만나는 곤충로봇 형상의 뤼도(Ludo) 벽화, 건물 옥상 둥근벽에는 담양 해동문화예술촌에도 벽화를 남긴 세스(Seth)의 동화 같은 달리는 소년소녀들의 벽화, 1‧8극장 주변 곳곳에 그려진 제이스(Jace)의 그라피티 그림들을 볼 수 있다. 이들과 함께 본관 1층의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에 마련된 조선대미술관 30주년 기념전에서 남도 또는 한국의 현대미술과 함께 해 온 조선대 미술 73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전시까지 들러보면 아트벨리 투어가 완성된다. - 조인호 (미술사,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김인경 <Silent Voyage>(2009), 지름180cm, 높이 120cm 박선기 <집적 (An Aggregation)> 연작, 숯 설치 금민정 <화전림>(2017), 3채널 비디오. 7분 34초 김형종 <실루엣>(2019), 평판유리. 칼라 에폭시, 스테인드 글라스 금속제 등. 700x110x73cm 박상화 <무등 판타지아- 사유의 정원>(2019), 단채널 비디오영상 설치 황중환 <Harmony>(2019), 일러스트, 만화 전시 개막식 프로그램으로 초대된 박경화의 퍼포먼스 미술대학 옥상에 그려진 세스(Seth)의 벽화 조선대학교 운동장에 건립되고 있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하이다이빙 경기장 공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