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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제 조화의 원색화경 ; 윤재우 회화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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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2-07-03 18:58 조회1,9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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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우.jpg
    윤재우 <6월의 정물>, 1999, 캔버스에 유채, 130x97cm / <화실의 나부>, 1994, .캔버스에 유채, 145x121.1cm

     

    균제 조화의 원색화경 ; 윤재우 회화세계

    전남도립미술관 기획 회고전 / 2022.6.30-9.12

     

    자연스럽고 평화로우면서도 질서정연하고 조화로운 작품현대기 한국 구상화단에서 원색조의 밝고 화사하면서도 단순 간결한 평면도상들의 조화를 화폭에 담고자 했던 윤재우의 회화세계 지향점이다. 그는 좋은 작품이란 단순명쾌하며 품위가 있어야 한다. 말초적인 아름다움보다도 작품자체로서의 매력이 사람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명쾌하면서도 힘을 느낀다거나, 장중 엄숙하다던가 신비하다던가 하는 기운생동한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는 시기별 변화는 있지만 비슷한 유형의 연작 형식을 집요하게 거듭하며 그만의 독자성을 구축한 일련의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이기도 하다.

    평면화된 형상과 원색면들의 화폭구성이 특징인 윤재우의 회고전이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630일부터 912일까지인 윤재우 특별기획전 색채의 미전시다. 이 지역출신이고 조선대 미술과 초창기 교수지만 일찍이 서울로 옮겨가 활동하다 보니 호남화단에서 두드러지지는 못하였다. 그러나 평생교직에 몸담으면서도 독자적이 회화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부단히 정진했던 그의 삶과 화업을 조명해보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귤원 윤재우(橘園 尹在玗, 1917~2005)는 강진출생으로 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의 후손이다. 다산 정약용의 적거지였던 도암면 다산초당 아래 귤동마을이 그의 고향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유학을 통해 서양화를 익힌 1세대 서양화가다. 해방 무렵부터 이후 한국 서양화단의 전개과정에서 화가로서 교육자로서 성근지게 사셨던 분이다. 1947년 개교한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초기 교수진이었다가 한국전쟁 후인 1953년 서울로 활동지를 옮겼다. 중등학교 교직과 화업을 병행하면서 [국전] 추천작가, 초대작가에 올랐고, 타계 1년 전인 2004년 미수기념전까지 12회의 개인전을 가지며 그림에 대한 열의를 펼쳐내었다.

    그의 60여년 회화세계는 미술수업기인 1940년대 전반부터 회화적 모색을 계속하던 60년대까지, 화업의 방향을 잡고 독자양식을 다듬어가는 19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그 특유의 단순간결 원색 화폭으로 독자화풍을 정형화시켜낸 90년대에서 2005년 타계 이전까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아카데미즘 탈피, 주관적 표현성 탐구- 1940~60년대

    윤재우의 초기 그림은 아카데믹한 묘사와 일본식 외광파가 결합된 경향을 보인다. 그러다가 어두운 갈색조의 탁색을 털고 원색의 생기를 화폭에 담으려는 색채변화에 대한 관심은 1950년대 중반부터 확실해진다. 거칠고 활달한 필치와 원근 색채의 대비로 생기를 돋우려는 작업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화법 변화가 확고하지는 않았던 듯 1960년대 작업에서도 아카데미즘의 잔영이 여전하다. 당시의 전형적인 관전풍으로 [국전] 출품에 대한 중압감을 짐작케 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소재들을 평면으로 단순화시킨 색채 배치와 창틀이나 경물들에서 직선과 곡선의 조합으로 화폭공간을 구성하는 등 이후 그 특유의 회화양식을 예고하고 있다.

    원색평면 간결도상과 자연생기의 융합- 1970~80년대

    중년기인 이 시기는 그의 삶이나 화업에서 최절정의 활동기라 할 수 있다. 평생의 업인 창작과 교육 양쪽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무게 있는 활동을 펼치는 시기다. 그의 왕성해진 활동욕구 만큼이나 작품은 밝은 색채들로 더욱 활기차고, 퇴임 이후에는 훨씬 자유로워진 야외현장 접속들로 자연의 생기를 한껏 교감하며 생의 절정을 만끽하였다. 특히 화폭의 평면성이나 색채의 구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로 70년대 중반 이후 꽃그림들에서 더 확실해진다. 꽃의 세세한 묘사보다는 고유색들을 살리며 평면도상으로 단순화시켜 색채구성 화면을 펼쳐놓고 있다.

    이어 80년대 들어서는 부쩍 늘어난 전국각지 대자연 현장교감으로 색채탐구와 원색의 심취로 훨씬 생기를 채우게 된다. 대부분 풍경의 사실적 묘사보다는 계절이나 시기에 따른 현장의 생기와 자연 본래 색채들의 향연으로 화폭을 채워낸다. 그러면서도 그런 현장감흥에 붓질을 맡기기보다는 화면구성에 우선하여 일정정도 절제시켜내는 점에서 일반적인 호남 인상주의 화법과는 차이를 보인다. 감각적이고 자유로운 붓질보다는 풍경의 경물들을 절제된 단순형상으로 각각의 위치에 놓아가는 색채안배로 그림을 이뤄낸다는 점에서 고향인 호남 지역양식과는 다른 것이다.

    원색 평면도상의 독자양식 구축- 1990~2005

    윤재우의 말년 작품들은 60여년 작업들을 종합하면서 독자적 양식으로 정형화시켜 놓은 것들이다. 예전의 소재나 화면구성 형식이 꾸준히 이어지면서도 평생 추구했던 단순명쾌, 질서정연하고 조화로운 작품을 보다 더 뚜렷하게 완숙시켜내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이런 작업의지는 90년대 이후 집중된 유사한 구성의 누드화 연작들과 견고한 구성미로 짜여지는 실내풍경 화폭들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더욱이 뒤로 갈수록 볼륨감이나 음영, 원근의 요소들이 사라지고 인체도 주변 경물도 완전한 평면으로 단순화되고 두툼한 윤곽선과 장식요소가 곁들여진 색면들로 채워지는 것이다.

    누드화와 더불어 독특한 화면구성법으로 자주 애용되는 구성이 창틀을 사이에 둔 실내외의 경물과 인물의 배치다. 누드 연작과 마찬가지로 원색의 평면성과 장식요소들을 강조하면서 굵고 검은 창틀 선들의 화면분할과 견고한 짜임새로 화폭에 내적 체계와 질서미를 구현해내기도 한다. 또한 타계 직전까지 전국의 실경들을 쉴 새 없이 찾아다니며 고유특성을 지닌 산야풍경들을 밝은 원색과 굵은 선들로 단순화시켜내면서 그 곳 자연의 기운을 담아내는데 중점을 두었다. 형상의 평면 단순화와 원색의 조화 작업들은 타계 직전까지 즐겨다룬 과일이나 꽃그림들에서도 그만의 회화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균제 질서의 조화로운 회화세계

    윤재우의 회화는 그야말로 순수무구(純粹無垢)한 미의 탐구이며, 그림과 세상에 대한 찬미였다고 보여진다. 작업에만 전념 할 수 없는 교직의 현실 속에서도 부단한 정진으로 화단의 입지를 다지고 독자적인 화경을 이루었다. 물론 누드나 정물 같은 연작에서는 일정 패턴을 보이거나, 천변만화하는 자연에 비하면 색채도 형태도 변화가 유사형식이 반복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화면에서 원색들의 부딪힘을 피하고 전체적 조화를 안배하기 위함인지 대부분 평면으로 단순화된 도상들에 화이트를 섞는 색채 때문에 기운생동이 다소 가라앉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절제된 표현욕구와 화면에서의 내적 질서나 균제미를 추구하는 윤재우 회화의 특징이다. 그의 성품대로 과감한 주의 주장이나 독창적 형식의 표출을 자제하고 그것이 질서와 조화를 중시하는 자기규제로 작용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회고전이 그의 화업인생과 예술세계 전반을 많은 이들이 찬찬히 되비춰보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 전남도립미술관 [윤재우전] 도록 평문 요약 

    윤재우.홍도풍경.1982.캔버스에유채.162x112cm.광주시립전시도록.2010-1.jpg
    윤재우 <홍도풍경>,, 1982, 캔버스에 유채, 162x11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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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우의 꽃그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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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우의 정물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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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우의 누드화와 풍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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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재우 회고전 '색채의 미' 전시관 출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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