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심연 속 마주하는 기억의 세계’ 최홍원 회화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은지 작성일22-11-16 13:43 조회1,45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최홍원 <시편 139.9>, 2022, 캔버스에 유채, 91x116.8cm ‘푸른 심연 속 마주하는 기억의 세계’ 최홍원 회화전 제2회 청년작가공모 초대전 / 2022.11.04-11.18, 화순 갤러리 아트14 1998년에 제작된 영화 ‘트루먼 쇼(The Truman Show)’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배우 짐 캐리는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 빼고는 모든 것이 가짜였던 한 편의 연극 같은 세상을 떠나며 바다의 끝 수평선의 TV 세트장 문을 향해 나아간다. 물에 대한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면서까지 진실을 맞딱드리고 괴로워하지만 자아의 존재에 대해 확실하게 깨닫게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매스미디어의 민낯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작가 최홍원의 작품 <시편 139.9>와 <시편 139.11>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이 영화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 홀로 던져진 존재의 탈출구는 명상이나 기도가 아니라, 바로 잔인한 현실의 문이었다. 절망 속에서 구원의 샘물을 길어올릴 수 있는 것은 신의 존재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적인 결말로 느껴졌다. 누군가의 감시나 관찰을 당하고 있다는 망상에 한 번쯤 빠질 수도 있으며, 실제로 현실에서는 그런 일들이 공공연하게 노출되어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외계의 관점에서 볼 때, 지구와 지구인이라는 시뮬레이션은 어쩌면 인간과 자연이 한바탕 뒤섞여 격동의 세월을 보내는 하나의 시스템일 수 있다. 이처럼 공간과 시간의 범위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시선’의 주체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느냐는 우리 삶에 중요한 부분이다. 초록빛 바다 위에 떠 있는 검푸른 바다와 하늘 모양의 문, 그리고 문 주위를 감싼 몽환적인 분위기의 구름들. 밤바다에 뿌려진 작은 황금빛들을 바라보는 시선의 주체는 바로 나인가, 당신인가, 우리인가. 세상의 한가운데이자, 맨 가장자리의 끝에서, 가시적인 공간의 바깥 세계를 주조하는 이는 누구인가. 최홍원 작가는 ‘기억’에 대해 이야기한다. 전시 타이틀도 6년 전의 개인전과 동일하다. ‘당신의 기억을 지울 필요 없다.’ 그리고 올해는 부제가 따라온다. ‘과거의 모든 순간이 현재의 당신을 만들었다.’라는 것이다. 작가 자신을 포함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억’의 양면성에서 소위 ‘(과거의) 좋았던 것’만을 취사선택하여 ‘나빴던 것’은 부정하려고 잊어버리기 마련인 우리에게 일침을 날린다. ‘기억의 역사’가 ‘현재의 존재’를 대변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억의 단편>, <Moment>라는 작품 시리즈들에서 캔버스를 가득 채운 비눗방울과 같은 기억이나 안개와 같이 겹겹이 쌓여버린 시간의 형상은 존재 자체를 구성하는 결정체 자체로 다가온다. 거기에 이어지는 <Shelter>. <호수>, <숲길>, <항해>의 초현실적인 색채와 이미지들은 환상(꿈)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 과거와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의지를 보여주는 작가만의 탈출구로 보인다. 순간을 기록하고, 이를 필터링해 현재화시키는 데 드는 에너지가 미래에 나아갈 길을 설계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일까. 그런데 이상하다. 우리의 현실은 언제나 누추하고 보잘 것 없는 팩트만을 드러내는데, 최작가의 작품은 현실도피가 아닌 작가 스스로 정면으로 바라본 현실을 그려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초라하지 않다. 오히려 화려하다. 이것은 불편했던 기억조차도 ‘자아의 일면’이라고 명명해버린 당당함에서 비롯된 것일까. 어떠한 마법이 뿌려졌는지 모를 작품들 사이에서 ‘명랑한 극복’이라는 제스처가 떠오른다. 존재를 정의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시공간을 제법 잘 다루는 최작가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다. - 박은지 (갤러리 아트14 관장) “나는 여전히 나아가고 있다. 멈춰있어도 나는 나아가는 중이다. 반드시 어둠이 내게 찾아올 것 같고, 기대와 소망보다는 두려움이 나를 더 강하게 누를 때가 더 많을 것이다. 내가 지나온 길이 혹여나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을지 후회가 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역시도 나아가는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다. 지금 비록 내가 난항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언젠가 뒤돌아봤을 때, 나는 아주 잘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런 때를 보내는 순간들이 있다면 현실에 지쳐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 부디 날마다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아가기를... 만일 흑암이 나를 덮고 나를 두른 빛이 밤이 되리라고 할지라도 우리의 어둠도 밤도 대낮처럼 밝을 것이다.” - 최홍원 작가노트 중 이번 최홍원 초대전은 갤러리 아트14의 올해 제2회 청년작가공모 선정작가전이다.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들이 응모하였고, 이 가운데 4명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그 첫 번째인 최홍원전을 시작으로 서 린, 김현지, 윤 신 초대전이 각 2주씩 내년 1월까지 이어지게 된다. 갤러리 아트14 공모전을 통해 호남지역에 작품을 소개하게 된 최홍원은 경기도 용인 출생으로 수원대 미대 조형예술학부를 졸업하였다. 2016년 전주에서 첫 발표전을 비롯, ‘한중수교 23주년 기념전’ ‘제주 바람전’ ‘광화문 르네상스전’ ‘Project Zebra PartⅡ’ ‘제3회 With Artfair’과 함께 올해 문래창작촌 ‘2022 yka(Young Korean Artists) 프리즈’, 신촌 아트팝업마켓 ‘제3회 아트오일장’, 무명예술가 지원프로그램 ‘예술의 전당포’ 등에 참여하였다. 최홍원 <마음의 정원>, 2022, 캔버스에 유체, 53x65.1cm 최홍원 <기억의 단편>, 2022, 캔버스에 유채, 45X53cm 최홍원 <항해>, 2022, 캔버스에 유채, 50x50cm 최홍원 초대전 일부. 갤러리 아트14 자료사진 최홍원 초대전 일부. 갤러리 아트14 자료사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