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 미술관이다’ 2023양림골목비엔날레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3-04-23 10:32 조회1,44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2023양림골목비엔날레의 빈집 설치작품 중 김설아 <목숨소리-문지방을 넘어서는>, 윤세영 <생성지점> ‘마을이 미술관이다’ 2023양림골목비엔날레 4.14~6.25 광주 양림동 일원, 기획자 작가 주민 합심 운영 올해로 두번째인 양림골목비엔날레가 한창 진행 중이다. ‘마을이 미술관이다’를 기치로 내걸고 양림동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화기획자, 작가, 주민들이 힘을 합해 만든 마을비엔날레다. 지난 4월 14일 시작해서 6월 25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는 광주비엔날레 기간과 병행하여 동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며 준비했는데, 행사 주체들의 의지나 외부의 관심이 점점 더 고조되고 있다. 애시당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 침체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자고 기획자와 작가들이 시작했던 첫회 경험을 토대로 행사구성과 진행과정을 보완하여 훨씬 더 마을과 주민들과 밀착하여 합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까지 11회 개최했던 ‘굿모닝 양림’의 경험을 살린 마을문화축제 경향도 없지 않지만 ‘비엔날레’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주제전시를 중심으로 삼고 도슨트투어와 아트페어, 양림스푼위크 등을 곁들여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이선 큐레이터(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가 기획한 '일상의 회복, 예술의 탄력성' 주제전은 골목 여기저기 일곱 군데 빈집과 문 닫은 가게들을 전시공간으로 삼아 15작가들의 작품을 장소특정형 공간친화형 전시로 꾸며 놓았다. 이 가운데 김설아는 땟국물 흐르고 곰팡이 슨 빈집의 작은방에 그의 그림 속 거대한 벌레형상이 현실로 기어나온 듯 뭉퉁한 털옷 뭉치를 문지방에 걸쳐 놓았다. 문지방을 수없이 넘나들었을 이 집의 사라진 삶의 흔적을 <목숨소리-문지방을 넘어서는>이라는 살치물로 형상화한 것이다. 바로 옆 다른 방에는 이뿌리의 영상과 삶의 파편 같은 오브제들이 찢어지고 곰팡이 슨 벽의 글씨와 함께 연출되어 있다. 폐허 같은 빈방의 허공에서 있었던 빛 드로잉 퍼포먼스의 ‘숨결 물결’ 글씨가 낡은 벽에도 똑같이 쓰여져 있다. 같은 집 옥탑창고에는 윤세영의 <빈집>이 설치되어 있다. 여러 겹의 먹이 수없이 덧쌓여 울퉁불퉁 불규칙한 거대 중첩지가 허공에 매달려 있고, 그로부터 여러 갈래 파란 끈들이 푸른 물이 든 물병들을 연결하며 생명의 기운을 잇고 있다. 정유승은 그풀하우스 카페 뒷방에 양림동 할머니가 텃밭에서 가꾼 대파, 쪽파 등의 채소를 파는 <금례마켓>과, 장식장 안에 손때 묻은 호미와 낫들을 진열해 놓은 <여성농민의 호미장>을 연출해 놓았다. 이름 없는 삶의 주체로서 나이든 여성과 그의 생업 농기구들을 특화시켜 행사의 주인공으로 자리하게 한 것이다. 안쪽 다른 공간에는 세상사의 기억들을 품듯 네모난 화폭을 보자기 매듭으로 싸맨 임효정의 <잔재>, <연속>이, 폐골판지와 헌옷 쪼가리로 만든 인물형상에 부분채색을 한 김지희의 <생각하는 사람> 연작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빈 가게들도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아크레타 양림 자리에서 표인부는 염색한지를 삶의 편린처럼 오려 붙여 세상사의 기억과 잔편들이 포개지고 바람결처럼 일렁이듯 <바람의 기억> 연작을, 바로 옆 김승택은 그가 머물고 거닐어 본 도시의 공간들을 <계림동> <골목길> 등의 세밀 선묘화 형식 디지털프린트와 영상으로 보여준다. 가까이에 있는 다른 빈 가게 양림문화건물에서는 김경란의 페트병 모빌조각들이 알록달록 생기를 돋운다. 버려진 페트병을 보석같은 모양들로 오리고 끈줄로 꿰어 헌 자전거 바퀴에 매달아 생성과 소멸, 관점의 차이에 따른 가치의 있고 없음을 얘기한다. 양림공예미술관에도 몇 작가의 작품들이 모여있다. 폐품을 활용한 오브제 설치를 자주 하는 한미경은 이번에도 버려진 페트병과 생활 부산물들을 이용해 쓰레기를 물고 있는 학이나 원숭이 등 <누굴 포획하는가>를 비롯 입구 난간에서부터 전시공간까지 생태환경을 파괴하는 지구오염 문제를 풍자 비판하고 있다. 양경모는 추상형식의 캔버스 회화작품 <빛의 사람들> 연작으로 혼돈의 시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임송은은 형상 위에 흘러내리는 안료들의 이미지인 <Flowing Mountain> 연작으로 사람들의 편견과 그에 따른 과오들에 관해 풍자적 메시지를 전한다. 아담한 한옥 공간을 활용한 양림살롱에도 두 작가의 작품이 배치되어 있다. 삶과 생명 있는 것들의 생사 사, 공생의 화두를 <살아 있느라 공생한다>나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디에든 있다> 등 거친 필촉의 회화로 풀어낸 김수진, 동물두상의 입체 인물상에 회화적 채색을 가미한 <누군가의 초상>과 크고 작은 캔버스에 형상을 벗어난 자유 상상계를 펼친 <누군가의 파라다이스>의 서영실 작품들이다. 이밖에도 양림동에 공간을 두고 작품활동 중인 작가들의 11군데 오픈스튜디오와 양림스푼위크에 참여하는 음식점 카페 등 가게들도 함께 돌아볼 꺼리고, 행사본부라 할 10년후 그라운드에 장을 펼친 양림아트마켓, 체험프로그램인 호랑가시나무 언덕길 드로잉투어와 초상화 그리기, 커피박 공예체험, 양림한평숲, 양림아트살롱 등 즐길꺼리가 다양하다. 이번 행사는 기획 운영 관계자뿐 아니라 주민 상인들이 적극적으로 ‘마을이 미술관이다’는 슬로건을 빛내고 있다. 더불어 광주비엔날레 주제전 중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전시와 파빌리온 중 4개 나라 전시공간들(이이남스튜디오-스위스, 양림미술관-프랑스, 이강하미술관-캐나다, 폴란드-10년후 그라운드, 포도나무갤러리, 양림살롱)까지 양림동에서 함께 진행 중이어서 온통 마을 전체가 비엔날레로 촘촘히 엮어져 있다. - 조인호(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2023양림골목비엔날레의 빈집 설치작품 중 이뿌리 <숨결, 물결> 2023양림골목비엔날레 전시 중 정유승 <금례마켓>과 <여성농민의 호미장>, 한미경 <누굴 포획하는가> 2023양림골목비엔날레 빈 가게 공간 전시 중 표인부 <바람의 기억> 2023양림골목비엔날레 빈 가게 전시 중 김경란 <Circle> 2023양림골목비엔날레 아트마켓이 열리고 있는 10년후그라운드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