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백수생활' ; 권승찬 일상드로잉 개인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문희영 작성일21-08-25 20:48 조회1,90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권승찬의 소소한 일상 드로잉 기록들 일부. 예술공간 집 사진 '슬기로운 백수생활' ; 권승찬 일상드로잉 개인전 2021.08.25.-09.03 / 예술공간 집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에 대한 기록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권승찬이 지난 1년여 동안 일상 속에서 진행해 온 드로잉들이다. 지난 2018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전시 이후 3년 만의 개인전으로, ‘드로잉 일상’이라는 전혀 새로운 작품세계를 펼쳐냈다. 전시장 가득 스케치북 정도의 작은 드로잉부터 50x70cm의 작품들까지 작가가 느낀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드로잉은 지난해 7월부터 시작한 것이다. 갑자기 시작한 것이 아닌 설치작품을 위주로 작업을 진행해오며 드로잉의 필요성은 꾸준히 작가에게 내재되어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외부 활동들이 많이 취소되거나 중단되었고, 해외 레지던시의 경우도 가능성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간 마음으로만 가져오던 드로잉에 대한 실천을 하나하나 시작했던 것이다. 아들과 함께 먹은 통닭, 외할머니의 장례를 치른 기억, 아들과 야구를 하고, 컵라면으로 컵밥을 만들고, 운전을 하고, 코로나로 집밥이 많아지며 장을 보고 음식을 손질하는 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순간들이 하나하나 기록되었다. 연필로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들에 그 순간을 기억하는 메시지들이 쓰여 있다. 하나하나 그리던 작품은 숫자가 훌쩍 늘었고, 전시까지 이르렀다. 전시된 작품만 160여 점, 선별해서 작품을 꺼내놨으니 근 4~500점 정도의 드로잉이 쌓였다. 일상의 탑이 된 것이다. 소소하고 별 것 없는 이야기들이지만, 그 일상들이 모여 한 달을, 일 년을 채우고, 또 우리 삶의 거대한 서사를 만드는 게 먼지 같은 일상들이 모인 집합체이다. 드로잉을 지속해오다 지난 5월경 유튜브채널을 시작했다. 팬데믹은 온라인 부분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고, 이제 우리는 미디어를 취사선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술 또한 많은 부분에서 온라인의 급격한 변화들이 있었다. 국공립미술관 박물관들은 온라인 전시를 열었고, 작가들도 자신의 채널을 운영하거나, 온라인 경매가 활성화되기도 하며, 다양한 온라인 예술서비스가 등장했다. 권승찬 작가는 ‘권승찬의 드로잉일상’이라는 채널을 운영한다. 온라인으로 미술을 감상하고, 정보를 습득하고 소비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작가의 또 다른 도전이다. 유튜브를 위해 캠을 구매하고 시도하는 것도 모두 드로잉으로 남겨졌다. 흔하게 사용되는 냅킨에 날마다 그림을 그려 냅킨 드로잉으로 업로드하고, 아들이 좋아하는 통닭집의 포장봉투에도 드로잉을 했다. 그렇게 일상은 작가의 내면에도 종이에도 압착되어 흔적이 남겨졌다. 최근 소셜미디어 메인뉴스에 떠 있던 일본작가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 나오시마 섬의 태풍으로 인해 떠밀려 있던 것도 드로잉으로 남았다. 작가가 붙인 제목은 ‘표류하는 예술’, ‘의외로 가벼운 예술’(작품을 옮기는 장면)이다. 작업실에 싸온 도시락 그릇을 탑처럼 쌓은 ‘도시락 탑’, 몇 년째 써 오는 수건에 새겨진 똘이장군 첫돌의 주인공이 누군지 몰라 ‘넌 누구냐? 똘이장군’이라 제목을 써놓은 드로잉, 소주병 맥주페트병으로 그린 ‘정물’ 등 일상을 재치 있고도 깊은 시선으로 바라본 작가 특유의 진중한 유머가 돋보인다. 권승찬 작가는 지난 3년 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열린 청년작가초대전까지만 하더라도 설치작업을 위주로 해왔다. 전혀 다른 작품으로 선보이는 드로잉 전시이지만, 작가의 내면에 흐르는 사유의 지점들이 더욱 다양하게 포괄적으로 이해해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는 권승찬 작가의 16번째 개인전으로, 그간 광주, 서울을 비롯 국내외에서 많은 전시를 진행하였으며, 인도네시아,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전시를 진행하였고, 2018년 제24회 광주미술상을 수상하였다. 전시 기간 중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전시장을 볼 수도 있다. 실시간 스트리밍은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매일 진행된다. - 문희영 (예술공간 집 관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