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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절된 현대와 현대인의 탐구-박수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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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5-03-07 14:12 조회9,6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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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립미술관 분관이 2005년들어 첫 개인 초대전으로 출향작가인 박수룡전을 마련하였다. 3월 4일부터 4월 5일까지 금남로 분관에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그의 열번째 개인전이자 고향에서는 첫 전시로 `80년대말부터 최근까지 작품 흐름을 한 자리에서 살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그동안 가끔 광주 화랑가의 기획초대전에서 그의 작품이 소개되기는 했지만 소품부터 대작까지 고루 접할 수 있는 규모있는 전시로는 처음이다. 이번 전시에 붙인 광주시립미술관 장경화 학예실장의 서문을 아래에 옮겨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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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절된 현대와 현대인의 탐구"


    그는 해남출신으로 1977년 조선대학교를 졸업하고 상경하여 서울(중앙)미술계에서 홀로서기에 나름대로 성공한(?) 작가중의 한 사람이다...박수룡의 현재작품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서정적인 예술관이 소박한 형식의 사실성으로 변화되면서 지금까지 고착되었다고 보여진다. 당시 서울에서 교편생활을 하며 순수했던 그는‘광주민주화운동’을 지켜보면서 현대인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서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권력과 금력을 지향해 가는 굴절된 모습을 목격해가면서 환멸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걸프전과 광주민주화운동을 지켜보면서 인권이 무참하게 유린당하고 죽어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어떠한 인간상으로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많은 고심을 하였습니다.”(대담)

    이처럼 박수룡은 인간탐구에 윤리적 측면과 인권을 생각하며 왜 인간을 그리는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의 근본적인 탐구를 시작하면서 인간시리즈를 화두로 삼았다. 이후 ‘5월의 노래’,‘흔들리는 사람들’등과 같은 연작을 내놓게 되고 어두운 시대상황과 더불어 변형된 인간상이 나타냈다. 여기에는 자신의 자아의식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교감하며 시대적 비극에 대한 연민과 사랑,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현상을 정화시켜가고자 하는 소박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자유로운 의식은 오랜 동안 그의 작품을 통해서 확인되어진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의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소박하고 은유적인 방식을 채택하여 작품에 나타내었다. 이러한 배경에는 그가 시골(해남)에서 성장한 소박함과 정이 많은 인품에 기초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한편으로는 전업작가로 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성에도 무게중심을 두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그가 그림을 그리는 굴절된 인간상의 시리즈는 시대와 현대사회의 고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설화성과 향토성이 어울려진 독창적인 회화세계를 구축해 온 것이 틀림없는 사실이다.

    여기에서 그가 사용하는 재료적 측면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단순한 캔버스에 페인팅만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하여 요철이 심한 작업을 해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실험적인 조형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그가 다양한 재료를 사용함으로 가질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과 다양한 조형어법은 더욱 작품의 완성도와 시각적 효과를 높이고 있다.

    앞서 언급을 했듯이 박수룡은 회화작품에 상당한 시간을 소모해 왔으며, 조형작업의 실험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는 그의 작품변화를 예시한 것으로 그동안 평면의 2차원적인 작품활동에서 입치의 3차원 또는 4차원으 영상과 음향작업에 대한 관심을 갖고 다양한 조형어법을 개발하고자 했다. 이러한 변화는 그가 매너리즘에 젖지않고 다양한 재료와 형식을 꾸준히 실험해 왔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 자기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박수룡은 이러한 예술형식에 담아낼 수 있는 예술가로서의 의식과 작품의 내용에 대하여 과거보다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일상의 하찮은 일에도 소중함이 있고 살아있는 비천한 생명에도 기운이 있다. 이에 대한 사랑과 염원, 그리고 삶에 대한 감사함을 과거와는 또 달리 의식하고 있습니다. 코스모스 길과 황토길, 멀리보이는 분교 등등 고향이 다시 보이고 가족처럼 새롭게 느껴집니다"(대담)

    이는 절박한 죽음의 문턱에서 벗어난 그의 솔직한 고백으로 보인다. 작품은 그 작가의 인품을 바탕으로 시대적 정서와 작가의 철학이 작품에 나타나는 것이고 이를 통한 그의 작품의 예시는 새로운 경향으로 발전해 가리라 예감되고 있다. 유리잔처럼 투명하고 맑은 삶을 살아온 박수룡, 이제 역사와 시대 앞에 지식인이자 예술인의 한사람으로 당당함과 의연함으로 우리지역 출신의 자랑스러운 작가로 귀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장경화(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실장)
    [200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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