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필용 초대전 ‘곧은 소리’ - 2023오지호미술상 수상작가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최수연 작성일24-12-26 19:25 조회629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2023년도 오지호미술상을 수상한 송필용 초대전 '곧은 소리' 전시 송필용 초대전 ‘곧은 소리’2023오지호미술상 수상작가전 2024.12.17-2025.4.27 / 광주시립미술관 2023년도 오지호미술상을 수상한 송필용의 초대전 ‘곧은 소리’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에서 5·18민주화운동을 관통하여 현재에 이르는 한국사의 장대한 서사가 작가의 198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회화작품들로 펼쳐져 있다. 이 전시의 기획을 맡은 최수연 학예연구사의 기획글 일부를 간추려 전시의 전체적 짜임과 작품들이 주요 의미 내용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송필용(1959년 고흥 출생)은 민중의 삶과 깊은 연관 속에서 일관되게 예술 세계를 탐구해 온 작가이다. 청년 시절 5.18 민주화운동을 목격한 작가는 민주화 정신을 토대로, 전통과 사회적 변화를 통찰하며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정교한 조형 언어를 구축하였다. 작가의 예술 철학의 토대가 된 '곧은 소리'는 김수영의 시 ‘폭포’에 나오는 구절, '곧은 소리를 부른다'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송필용의 작품은 사회적 변화를 향한 민중 불굴의 의지와 역사의 상처에 대한 깊은 애도, 그리고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품고 있다. 최근 발표한 ‘물 시리즈’에서는 역사적 서사를 물(水)의 이미지로 형상화하며, 그 역사를 이끈 이들의 힘과 생명력을 함으로써 그의 곧은 소리는 이어져 내리고 있다.(중략) 1부 '지금 여기는 없지만'에서는 전라도의 '땅'과 민중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광주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담은 작품들을 시작으로, 2부 ‘내 산하에 서다'에서는 1990년대 담양 누정에서 만난 선비의 저항정신과 금강산에서 실감한 민족의 이상적 미학 속에서 역사를 인식하고 그와 공명하는 것에 초점을 둔 작품들을 소개한다. 3부 ‘빛이 된 물'에서는 재현을 넘어 역사와 인간의 생명력, 상처, 치유, 희망 등 비가시적인 관념의 대상을 흐르는 물의 형상으로 치환해 제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중략) 1부: 지금 여기는 없지만 송필용 작가는 대학 시절 1980년 5월 광주를 경험한 이후, 사회적 모순과 불의 속에서 민중의 삶과 투쟁을 작품의 핵심 주제로 삼았다. 이 시기의 작품들에는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며, 굴곡진 역사 속에서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유토피아적 삶이 지금 여기에 존재 하지 않지만, 여전히 삶의 터전을 되찾고자 투쟁하는 민중의 바람을 담고 있다. 이 시기 대표 작품인 <땅의 역사>(1987)는 동학농민혁명부터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려낸 역사화로, 민중의 수난사를 세밀하게 표현한다. 이 작품은 대립과 저항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민중의 희망과 결의를 강조하며, 다음 세대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부정한 사회에 저항하는 민중이 끝까지 지켜내려고 했던 것이 바로 그들의 삶의 터전이자 존재의 뿌리였던 ‘땅‘이라고 생각했고, 작가의 열망과 희망도 이 ‘땅‘ 위에 실현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우리 역사의 일부는 삶의 터전을 위협받고 빼앗긴 민중의 애환의 역사이며, 빼앗긴 땅, 탈취당한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한 민중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송필용 작가는 작품을 통하여 이것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중략) 2부: 내 산하에 서다 1980년대 송필용 작가는 정치적 격변이 계속된 당시 한국 사회 속에서, 민중의 투쟁과 그들의 상처, 그리고 그들이 이루려 했던 미래를 작품에 담아내고자 했다. 5.18 민주화 운동은 10여 년 넘게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 민주화를 위한 시민들의 투쟁은 사회에서 쉽게 실현되지 않았다. 작가는 이러한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비롯된 중압감을 이겨내고 새로운 작업을 전개하고자 1990년 담양으로 작업실을 옮겼다. 면앙정, 소쇄원 등의 누정에는 경국제민의 꿈을 펼치지 못하고 자연에 의탁하며 지냈던 문인들의 유가적(儒家的) 저항정신,그들이 성취하려고 했던 선비 정신의 정취가 남아 있다. 진정한 선비 정신은궁극적으로 인간과 세상을 편안하도록 이끌기 위하여 ‘수기치인(修己治人)’하는 것, 이타적인 삶의 자세로 유교적 이상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1999년 이후 십여 차례 금강산을 다녀온 작가는 금강산에 축적되어온 민족의 예술적 이상 그리고 우리 산하에 큰 자부심을 가졌던 겸재 정선(鄭敾1676~1759)의 금강산 진경(眞境)에 대하여 깊이 공감하였고 겸재의 화법에 자신만의 화법을 더했다. 이 시기 송필용은 담양 누정과 계곡에 서려있는 곧은 선비 정신과 1999년 금강산 폭포의 장엄한 경관을 마주하면서 물에 대한 사유를 구체화하였고, <구룡폭포>(1999) 등의 작품에서와 같이 재현적이지만 추상과 구상 그 경계의 형상으로 폭포를 그리기 시작하였다.(중략) 3부: 빛이 된 물 송필용 작가는 오랫동안 가슴 속에 담고 있던 김수영의 폭포, 담양 누정에 흐르는 계곡, 금강산에서 마주한 폭포를 근간으로 <물 시리즈>(1999~현재)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하였다. <물 시리즈>에서는 흐르는 물(水)의 형상과 속성을 통하여 사람들의 역사적 상처와 치유,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향한 염원을 표현하였다. 역사적 서사를 물의 형상으로 구현하고, 그 역사를 만들어 내는 현실의 비가시적인 힘과 생명력을 재현하는 점에서 <땅의 역사>(1987)의 연장선 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작가가 초기 작품에서 다루었던 ‘땅의 역사’, ‘민중의 삶’을 ‘물’로 치환하여, 물이라는 요소를 통해 역사와 민중의 삶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중략) 송필용의 작품에서 ‘물’은 중요한 키워드로서 작품에서 역할 해왔다. 1980년대에는 붉은빛 정화수를 통해, 당시의 억압과 고통을 상징했고. 1990년대에는 담양 누정의 계곡과 금강산 폭포를 그리며,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와 자연의 힘을 나타내었다. 또한, 2000년대에는 민족의 역사적 상처와 치유, 그리고 희망찬 미래를 표현하는 물의 형상으로 나타내었다. 이러한 물은 작가에게 단순한 자연의 요소를 넘어, 민주화, 역사적 치유, 희망 등을 내포한 중요한 상징적 매개체로 작용하였다.(중략) <물 시리즈>에서는 흐르는 물을 직선과 곡선의 큰 획으로 단순화하여, 이 땅의 역사와 곧은 소리를 물감을 쌓고, 긋고,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며 만든 두텁고 거친 화면을 통해 표현하고 있다. 자유분방한 선들은 분청사기의 담백하고 자유로운 미감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선 긋기라는 행위는 자연 그대로의 것, 정신의 근원을 표현하려는 의도임을 작가는 밝혔다. 이 과정에서 숙련된 도공의 무위(無爲)의 경지와 유사한 경험을 하였고, 온 힘을 다해 선을 그으며 역사의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을 담아내었다. 작품을 통해 송필용은 역사적 상처의 치유와 미래를 향한 희망을 물의 형상으로 풀어내며, 자연의 흐름과 역사의 흐름이 이어지는 과정을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다. - 최수연(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의 전시기획 글 중 발췌 송필용 <물의 서사>, 2024, 캔버스에 유채, 각 130.3x194cm 송필용 <역사의 흐름>, 2023, 캔버스에 유채, 130.3x194cm 송필용 <땅의 역사>, 2015~18, 캔버스에 유채, 194x130.3cm 송필용 <검은 바다>, 2014, 캔버스에 유채, 181.8x259cm 송필용 <역사가 흐르는 강>, 2001, 캔버스에 유채, 80.3x116.7cm 송필용 <새벽-붉게 물든 정화수>, 1987, 캔버스에 유채, 130.3x194cm 송필용 <땅의 역사>, 1987~89, 캔버스에 유채, 130.3x1.650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