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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숨을 불러일으키는 춤그림굿- 김화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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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신용철 작성일24-12-31 12:03 조회4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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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순 <멈추지 않는 날갯짓으로>, 2024, 캔버스에 유채, 112x162.2cm

     

    목숨을 불러일으키는 춤그림굿- 김화순 개인전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만월을 볼 수 있을까 

    2024.12.09-12.30 / 오월미술관

     

    우물길

    우물은 들여다 듣는 것이다. 머리를 빠뜨리고 들여다 들어야 한다. 감깐 눈을 감고 귀를 담아 들여다 들어야 한다. 우물로 이어진 물을 따라 신화와 역사와 사람의 소리들이 흐른다. 김화순이 마련한 우물은 고대에서 중세로 현대까지 이어지는 민중의 소리를 들여다 듣는 소릿길이다. 제주신화의 설문대할망에서 동학혁명의 이소사로 평화운동가 김복동으로 오월광주의 주먹밥 어머니로 세월호 시민상주로 이어지는 민중의 소리들이 모이는 소릿길이다. 민중의 웃음과 울음들이 파도 출렁이는 소리로 물풀 일렁이는 소리로 물바닥 꿈틀거리는 소리로 이어진다. 우물길은 김화순의 속울음을 불러일으킨다. 김화순은 울어미다. 울어미는 상가에서 상주보다 더 크게 더 오래도록 울어 유족들을 위로하는 이다. 먼저 아파 더 아픈 이를 치유하는 울어미다. (중략)

    달춤

    두둥실 떠오른 달을 맞아 어깨를 들썩여 두 손을 활짝 들고 달춤을 춘다. 두 손을 들어 우주를 내 안으로 모셔 뭇 생명 함께 추는 생명의 춤이다. 내 안에서 솟구치는 비나리와 우주 본풀이가 두 손 더듬이를 타고 만나는 우주굿춤이다. 두 손이 부르는 생명의 노래다, 생명을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보듬는 손이다. “니 배는 똥배고 애 손은 약손이다읊조리며 아이의 아픈 배를 쓰다듬는 할머니 손이며, 신새벽 장독 위 물 한 그릇 놓고 빌던 비나리 손이다. 오래된 미래의 손이다.

    달이 뜨면 옥상에 올라 달맞이춤을 추던 화순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정지와 바리케이트 선을 넘으며 춤춘다. 그리하여 오래된 미래에 뿌리박은 우주나무 위에 올라 화순이다 춤춘다. 바리데기 춤이며, 설문대할망 춤이며, 마고의 춤이다. 손과 발이 만나 서로 춤추는 춤이다. 도리 없이 댄스 타임이다. 화순이다 화순이들을 불러일으켜 춤추는 춤이다. 우리 춤은 이어져 있다.

    오늘 지금 여기

    (중략) 우리는 늘 생명과 반생명의 우주에 가로놓여 있는 목숨들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연대한다. 서로 사랑한다. 우리 모두는 달이며 우물이며 소리다. 우리는 함께 춤춘다. 우리 모두는 어떤 춤이며 모든 춤이다.

    - 신용철(시골 큐레이터)의 김화순 개인전 서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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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순 <달빛 담은 나뭇잎과 함께>, 2024, 캔버스에 유채, 112x162.2cm
    김화순,사월의춤,2024,캔버스에유채,72x53cm.jpg
    김화순 <사월의 춤>, 2024, 캔버스에 유채, 72x53cm
    김화순,기쁨의정원,2024,캔버스에유채,90.5x72.5cm.jpg
    김화순 <기쁨의 정원>, 2024, 캔버스에 유채, 90.5x7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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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순 <붉은 우물을 들고 있는 자화상>, 2024, 캔버스에 유채, 116.8x72.7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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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순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만월을 볼 수 있을까>(부분), 2024, 캔버스에 유채, 157x300cm
    김화순개인전-우리는앞으로몇번의만월을볼수있을까,오월미술관,20241227.jpg
    광주 오월미술관에서 열린 김화순 개인전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만월을 볼 수 있을까' 전시 부분
    김화순개인전-우리는앞으로몇번의만월을볼수있을까,오월미술관,20241227-5.jpg
    개인전 '우리는 앞으로 몇 번의 만월을 볼 수 있을까'에서 작가 김화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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