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석 초대전 ; 너의 세계에 다른 우주를 여는 나의 감각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건우 작성일25-03-08 11:16 조회300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박유석 <회귀 Return>(앞), 2025, 24개로 나눠진 디지털 이미지,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체, 300×133×300㎝ / <noise>(뒤), 2025, 2채널 비디오 설치 박유석 초대전 ; 너의 세계에 다른 우주를 여는 나의 감각 2025.02.15-05.18 / 무안군오승우미술관 박유석 작가는 어린 시절 태양 빛을 오래 바라보면 생기는 잔상놀이를 하다가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이러한 경험은 그의 독특한 작업 모티브가 되었으며, 대상을 바라보는 시야는 좁아졌지만, 반대로 태양이 남긴 빛의 잔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는 넓어졌다. 빛의 잔상이 부드러움이나 따스함, 안도감 등의 감각이나 감정으로 내면화되는 세계를 다루고 있는 그의 작품은 영상, 미디어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감각적으로 표현된다. 무빙 이미지, 스테레오 사운드 그리고 이를 담아내는 창이나 파사드, 기둥, 천장 등과 같은 건축적 요소는 그의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연속해서 이어지는 원형 혹은 타원의 반복적인 이미지를 통해 빛의 파장을 불러오며, 여러 개의 독립적인 사운드를 사용하여 청각적 파장을 끌어들인다. 두 감각의 파장은 건축적 요소와 만나 융화의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는데, 시각, 청각, 공간감각을 통해 우리가 지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감각의 세계를 일깨운다. 작가는 또한 뮤지션들과 협업을 통한 공연을 즐겨하는데, 이미지와 사운드, 미술과 음악의 조화를 통해 시각의 청각화 · 청각의 시각화를 구성할 수도 있고 여기에 공간(무대)이라는 요소가 더해져 공감각적 심상으로 이끌어 내적 공간의 문을 열었던 작가의 경험을 관객들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그 안으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면서 빛의 잔상이 자연처럼 포근히 자신을 감싸 안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잔상>(2025)은 벽에 모니터가 세로로 걸려 있고, 단순한 형태의 이미지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전환된다. 관객이 화면을 일정 시간 동안 바라보다가 이미지가 전환될 때, 이전 이미지가 남긴 색의 잔상을 자연스럽게 감지하게 된다. 이 작업은 이미지 그 자체보다는 이미지가 사라진 후 남겨지는 감각에 주목한다. 잔상은 관객의 시선과 시각적 기억 속에서만 경험될 수 있는 것으로, 화면 위에 남아 있는 것은 없지만 사라짐 속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감각을 제안한다. 단순한 전환 과정 속에서 시각적 흔적과 변화를 탐구하며, 관객이 보이지 않는 순간조차도 상상하고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작업은 사라짐과 남겨짐, 그리고 그 사이의 미묘한 흔적을 통해 우리가 놓치기 쉬운 감각과 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다. <수평>(2025)은 스크린 너머의 공간을 상상하는 경험을 제안한다. 기울어진 시선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으며, 무엇을 보지 못하고 있는가? 수평선은 화면 안에 갇혀 있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세계는 한정되지 않는다. 관객은 이 스크린 앞에서 프레임 너머를 상상하며, 자신의 시선이 형성하는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회귀 Return>(2025), 공간 한가운데 자리한 원형 구조 속, 24개의 이미지는 시간과 감각을 공간적으로 확장한다. 이미지 속 오브젝트는 바닥에 떨어지며 부서지고, 다시 원래의 형태로 돌아간다. 이 과정은 하나의 영상이 아니라, 관객이 직접 움직이며 체험하는 프레임의 연속으로 구성된다. 관객이 구조물 주변을 따라 움직이는 순간, 그들은 마치 영상의 한 프레임 속을 거닐며, 시간의 흐름을 걷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순환하는 형태 속에서, 오브젝트의 붕괴와 회복은 단순한 물리적 변형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반복되는 감정과 상황을 암시한다. 이 오브젝트는 의도적으로 부서지고 있는가? 아니면 우연히 산산조각이 난 후,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인가? 부서짐과 회복이 불가피한 과정이라면, 우리는 어떤 의미 속에서 그 변화를 받아들일 것인가? "Return" 은 형태의 지속성과 깨짐, 그리고 그 사이의 순간을 포착하는 작업이다. 관객은 이 원형 구조 속을 거닐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화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대입하고, 새로운 해석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noise>(2025)는 전시장 코너에 설치된 2채널 프로젝션 맵핑 작업으로, 끊임없이 생성되는 노이즈가 투사된다. 이 작품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닮아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며, 각자는 고유한 빛과 색을 발산한다. 하지만 이 개별적인 요소들은 단절된 상태로 존재하지 않고, 서로 얽히고 섞이며 하나의 복잡하면서도 조화로운 노이즈를 만들어낸다. ‘noise’는 각자의 고유함이 모여 이루어지는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며, 관객에게 노이즈라는 개념을 단순히 혼란이나 불완전함이 아닌 풍부한 연결성과 생동감으로 재해석하도록 유도한다. 이 작업은 개별적인 빛과 색이 모여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불협화음 속에서, 관객이 스스로의 고유성을 인식하며 세상과 연결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경험을 제안한다. 그의 작업 노트에서 “태양을 바라보고 있자면, 나는 현실에서 분리되어 ‘안도감’을 찾는다. 그러한 ‘안도감’ 속에서 나는 태양이 아니라, 나를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라고 말하는데, 현실적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내면적 공간으로 들어서면서 얻는 치유의 느낌을 우리는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그의 작품에 몰입되는 순간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우리는 새로운 우주 속으로 초대된다. - 박건우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박유석 <Sun Sky Blue>(바닥), 2025, 비디오 설치, 65인치 모니터 / <잔상 Trace>(벽), 2025, 비디오 설치, 75인치 모니터, 가변설치 박유석 <수평 Horizon>, 2025, 비디오 설치, LED 스크린, 알루미늄 프레임, 13.4×205.4×20㎝ 박유석 <noise>, 2025, 2채널 비디오 설치 무안군오승우미술관 초대전 박유석의 전시공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