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에 담긴 역사와 기억 ‘광주와 근대정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정철호, 양초롱 작성일25-06-20 17:52 조회7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광주와 근대정신' 전시실 일부 건축물에 담긴 역사와 기억 ‘광주와 근대정신’ 2025.06.11-08.17,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 근대 문화유산이 많지 않은 광주의 근대기를 건축 사진으로 만나보는 전시가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2025년도 지역 미술단체 초대전으로 마련된 '포럼 디세뇨(대표 박일구)' 소속 여섯 명의 사진작가(이세현·김효중·이정록·김사라·박일구·안희정)들이 광주 근대화 시기의 역사적 문화유산인 등록문화재 가운데 각자 특정 건축물들을 택하여 사진으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지역문화 전통을 보전 공유하며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작품화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50여 점의 작품들을 통해 각 근대기 등록문화재가 지닌 건축적 특성과 더불어 장소나 공간의 의미, 기억의 자취를 새롭게 되짚어 보는 장이 되고 있다. 이 ‘광주와 근대정신’ 전시를 기획한 사진작가 정철호의 기획 글과, 양초롱 미술비평가의 전시 평문 중 일부를 발췌해서 전시내용을 들여다본다. - 편집자 주 “‘광주와 근대정신’은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김사라, 김효중, 박일구, 안희정, 이세현, 이정록이 참여하며, 광주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을 어떻게 바라보고 관계를 맺을 것인지 질문하고 탐구하는 시도이다. 2024년 5월 국가유산기본법 시행으로 기존의 문화재는 국가유산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다양한 제도적 배경에서 특히 문화재를 재산으로 인식하던 기존의 관점에서 벗어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가치를 포괄하는 유산으로 인식하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근현대문화유산법은 보존 및 활용의 원칙을 유연하게 적용하며, 미래지향적 가치를 기반으로 주체적인 보존 의지를 존중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등록제를 확대하였다. 광주에는 2002년 등록된 광주 전라남도청 구 본관을 시작으로 2020년 전남대학교 용봉관까지 총 22건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본래 용도를 여전히 유지하거나 문화관광 자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참여작가들은 작가의 방식으로 광주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을 보고 이해한다. 김사라는 학창시절의 기억이 담긴 문화유산의 장소를 졸업생과 함께 돌아보며 과거의 기억을 마주하고, 김효중은 근대 한옥의 밤 풍경에서 문이라는 경계의 존재를 통해 근대 건축과 우리의 관계를 탐구한다. 박일구는 문화유산의 건축적 요소를 통해 광주의 시대적 정체성을 해석하고, 안희정은 문화유산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장소성을 새롭게 드러낸다. 이세현은 문화유산을 다양한 색의 빛으로 조명하며 장소가 지닌 이야기들을 새롭게 해석하고, 이정록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문화유산의 장소적 구조와 사물을 응시하게 한다.” - 정철호 (전시기획자, 사진작가) “‘광주와 근대정신’ 전시는 광주의 근대문화유산의 단순한 기록을 넘어 이를 사진가들이 시선과 의도로 재구성한 미학적 산물이다. 이 전시에는 사진작업을 통해 고유한 세계관을 확립해 온 김사라, 김효중, 박일구, 안희정, 이세현, 이정록이 각 10여 점의 작품으로 참여한다. 이들 각각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미학적 의도로 재구성된 광주 근대문화유산은 시간과 공간의 변증법으로 전개된다. 즉 과거와 현재를 동시적으로 교차하는 시간의 동시성이 공간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기억해낼 수 없었던 오래된 건물들은 사진가의 몸과 감각의 체현을 통해 되살아난다. 이때 이들의 지각체험은 전(前) 반성적 코키토의 세계와 맞닿아 있다. 이들은 과거의 건축물에 관한 연구를 시간 가운데에만 위치시키기보다는, 시간에서 벗어나 공간적 깊이를 통해 깊은 내면을 자유롭게 발굴해낸다. 그래서 공간은 의식 주관의 체험된 시간이며, 체험된 시간은 현재의 폭을 지닌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가 ”집은 단순한 물리적 구조물이 아니라 우리의 기억, 꿈, 상상력이 깃든 영혼의 상태“라고 언급했던 것처럼, 근대문화유산의 건물 역시 단순한 거주나 업무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건물과 달리 근대성의 극한인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우리의 유·무형적 삶의 상태를 의미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억력은 근대문화유산의 건물에 어떤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가? 기억 자체는 기억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지속을 담보하지 못하지만, 건물은 그 자체가 점유했던 구체적 공간을 통해 기억을 지속시키는 기제로써 작용할 수 있다. 의식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느끼고 경험한 모든 내용을 포함하는 기억이며, 의식상태는 끝없는 흐름 속에서 연속되는 상태이기 때문에 흘러갔다고 해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문화유산을 의식하지 않는 자들이라 할지라도, 이들의 사진 이미지를 통해 기억 시간의 지층을 탐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은 기억만으로는 불충분한 어떤 것들을 되새기는 데에 탁월한 기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 양초롱 (미술비평) 이정록 <광주 서석초등학교 대강당>, 2024, digital print, 120x160cm, 광주시립미술관 자료사진 이정록 <구 수피아여학교 커머스 메모리얼홀>, 2024, digital print, 90x120cm, 광주시립미술관 사진자료 이세현 <수피아여학교 윈스브로우홀>, 2025, digital textile print, 300x600cm, 광주시립미술관 자료사진 박일구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본관>, 2025, digital print on photography paper, 77x103cm 안희정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본관>, 2025, digital pigment print, 210x148cm, 광주시립미술관 자료사진 안희정의 '광주와 근대정신' 전시작품들 김사라 <공간의 기억, 시간의 초상; 졸업생 프로젝트-광주 수창초등학교 본관(2024) 등, achival pigment print 김효중 <광주 구 무등산관광호텔> 등 '광주와 근대정신' 전시작품 일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