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청년예술센터 9기 입주작가전 ‘불완전한 완성’ 페이지 정보 작성자 양초롱 외 5인 작성일25-11-19 17:04 조회44회 댓글0건 관련링크 다음글 목록 본문 최찬 <조금 더>, 2025, 캔버스에 유채, 54x54cm 광주청년예술센터 9기 입주작가전 ‘불완전한 완성’ 2025.11.14.-11.28 /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 고예진은 (중략) 필름 사진의 퇴색한 상태에서 자신의 존재를 투사했던 그녀는, 동시에 필름 사진을 계속 ‘그려야만’하는 반복의 굴레 속에서 햄스터처럼 달려가는 자신을 목격한다. (중략) 완벽을 향한 강박에서 비롯된 불확실성과 창작의 두려움, 그리고 표현 방식에 대한 끝없는 고민은 오히려 작품에 깊이를 더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분명하지 않은 경계와 흐릿한 색조는 그녀가 모호한 ‘지금’이라는 시간을 살아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것은 스스로를 탐색하여 형상화하는 과정이자, 불안과 확신 사이를 오가는 내면의 기록이다. 그녀의 그림은 명확히 완성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바로 그 미완의 상태에서, 그녀는 자신의 고유한 리듬과 온도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빛이 퇴색하듯 색은 점차 흐려지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살아있는 시간의 잔향이 남아 있다. 그 흐릿함 속에서 그녀는 자신을 새로이 그려내며, 빛바랜 풍경 속에 성장의 서사를 써 내려간다. - 양초롱 (미술사 박사, 조선대 초빙교수) 공윤정의 예술은 ‘불안’이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정념에서 출발한다. (중략) 불안은 그녀가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무(無)의 감정’을 해석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본인의 인용에 의하면, 라캉에게 불안은 실재계(the Real)가 상징계에 침입할 때 발생하는 ‘틈의 감정’이다. 실재는 언어로 포착되지 않는 외부이며, 상징질서가 감당하지 못하는 잉여의 의미이다. 작가는 이 실재와의 조우와 잉여로부터 예술적 충동-‘환상 fantasy’-을 발견하고, 이 “환상(fantasy)을 가로지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개념적으로 ‘재’구성한다. (중략) 작가의 ‘가로지르기’ 혹은 존재의 기술은 전시공간 구성과 작품 설치에서도 종종 드러난다. 예를 들어 전시장의 작품들은 ‘말이 되지 않는 상태(meaning fails)’로 배치되어, 전시장 전체가 존재론적 불안을 상징하는 장소로 설정된다. (중략) 작가의 ‘환상 가로지르기’는 파편화된 형상, 불안정한 공간 구성 속에서 모호하게 대상화되며, 이는 형태보다는 과정, 완성보다는 진행, 재현보다는 실현을 중시하는 예술적 실천이자 태도로써 자리한다. - 이은하 (독립큐레이터, 콜렉티브오피스 디렉터) 김태양은 (중략) 양자역학의 이중슬릿 실험을 예로 들면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이 순간과 관계가 있지는 않을까. 이중슬릿 실험은 양자역학의 핵심 현상 중 하나로 관찰하지 않을 때는 파동처럼, 관찰할 때는 입자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모든 물질은 파동의 성질과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가질 수 있고, 어떤 성질을 나타낼지는 측정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미결정 상태에서 보이지 않는 의지에 의해 무언가가 결정된다는 이 논리는 얼마나 멋있는가. (중략) “재미”에 대한 대화로 시작된 김태양 작가와의 대화는 강도 높은 노동에 대한 고난과 양자역학의 미결정 상태를 거쳐 기원하는 행위(다소 주술적인)로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나는 다음의 대화 주제로 “자유”가 추가되기를 기대해 본다. 아피차퐁이『태양과의 대화』에서 등장인물을 계속 추가해 나가듯이 말이다. - 목홍균 (G.MAP 학예연구사) 문진성 작가와 인터뷰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그가 자신의 내면과 자신을 둘러싼 사회 문제들에 대해 균형 있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미술에 관심을 가지고 성장하던 청소년 시기부터 대학 졸업 시기까지 이미 우리나라의 정치적 불안정성과 사회 구성원들의 분열상을 경험하였다. 그 같은 경험은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예술가란 ‘사회에 대해 발언을 하는 자’라는 인식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그가 특정한 사회 이슈에 경도되어 그것을 미술의 소재로 삼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과 그와 반대로 매우 사적이고 내밀한 감성에만 매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그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균형 잡힌 시각과 태도는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이 발전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중략) 흑백 연작에는 공통적으로 꽃과 함께 새와 말 같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자연을 은유하는 새나 말과 달리, 꽃은 절벽 위와 땅바닥 또는 인간의 손안에 있어서, 꽃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꽃이 단지 자연물의 하나가 아니라 인간들이 중요시하는 ‘상징적인 가치‘임을 암시한다. - 백종옥 (미술생태연구소 소장) 박우인은 작업노트에 자신의 작업이 “자전적인 시점과 [흘러가는 일상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고 쓰고 있다. 실제로 그렇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소품 작업들은 대부분 박우인의 주변 인물들을 다루거나 하루 동안 일어난 일들 중에 포착한 일기—이미지가 많다. 형태가 일그러지고 허물어져 있거나 윤곽선이 제멋대로 겹쳐져 있어 뭔가 불안함을 연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가 다루는 일상 이미지에는 소소한 욕망과 이야기들이 곧 튀어나올 듯이 잠복해 있다. (중략) 박우인은 2024년 무렵부터 작업의 주제와 형식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 같다. 외부의 요청이 많아지는 시점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중략) 박우인은 요즘 주로 아크릴로 그림을 그린다. 검은색과 흰색만을 사용한 흑백 톤의 무채색 화면으로 옮겨가고 있었다. 거기에 간혹 짙은 푸름이 번져있거나 불안한 분홍빛 레드가 경계를 만든다. 박우인은 지금 익숙했던 자기의 영역을 벗어나고 있는 중일까? - 박혜강 (예술공간 돈키호테 디렉터) 작가와의 인터뷰를 위해 작업실 공간에서 이야기를 지속하는 동안 그림들은 벽면에서 우글우글 아우성을 벌였다. 최 찬의 그림들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자신과 캔버스 사이에서 마구마구 대화를 쏟아내기도, 서로 벼르기도, 또 조용히 서로를 응시하기도 하는 듯하다.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청년작가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가 말한 ‘버리는 것부터’였다. 그려오던 행위를 버리고, 어떻게 그려갈 것인지를 고민하였고, 자신의 심경을 솔직하고 가감 없이 화면에 쏟아내었다. 내가 보는 대상이 어떤 것인지,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 때론 모호하고 때론 명료하게 함축되는 다채로운 상황들이 그대로 박힌 그림들이 가장 설득력 있는 작품이었다. 현재 작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스스로 무엇을 그리는 지, 어떤 지점을 향해 나아가는 지, 깊고도 명료하게 파고 들어가는 것, 비록 자조적 자아성찰일지라도 한 인간으로 삶을 살아가는 솔직담백함이 깃들어있다면 그림이 주는 공감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청년작가이기 이전에 청년으로 현시대를 살아가며 겪는 다양한 감정과 감각들을 복기해나가며 때론 지나치게 솔직하게도, 또 때론 은유적으로 감추기도 하는 응축과 확장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서사를 굳건히 쌓아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문희영 (예술공간 집 대표) * 위 글은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 제9기 입주작가전 ‘불완전한 완성’ 팸플릿에서 발췌함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예술센터 내 최찬 작업실 '불완전한 완성' 전시 중 박우인의 작품들 박우인 <불안전한 영역1>, 2025, 캔버스에 유채, 227.3x181.8cm 문진성 <앞으로도 뒤로도 가는 말>, 2025, 캔버스에 수채안료, 200x180cm '불완전한 완성' 전시 중 청년예술센터 지하에 설치된 문진성의 작품들 '불완전한 완성' 전시 중 김태양의 작품들 김태양 <Kamatic; Pulse>, 2025, PLA, 지름300, 두께20cm 공윤정 <도착하지 못한 곳의 풍경>, 2025, 혼합재 설치 고예진 <광주천>, 2025, 캔버스에 유채, 91x116.8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