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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의 흔적.빛.점 - 진시영 개인전 'F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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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9-09 12:57 조회9,5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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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재의 흔적 - 진시영 개인전 ‘Flow'



    빛과 점을 기초로 한국 전통문화 소재를 현대적인 영상미디어의 시각이미지로 옮겨내는 진시영의 아홉 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Flow'라는 전시명에 8월 30일부터 9월 25일까지 광주 무등현대미술관에서 초대전으로 마련되었다.


    진시영의 작업은 날로 진화하고 있는 첨단 영상기술이나 광소재들을 적극 활용하여 시대와 밀착하면서도 내일의 시각문화를 열어 가는데 열성을 다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런 최첨단에 전통의 뿌리나 문화적인 맥락을 연결시켜 독창적이고도 차별화된 작품세계를 찾아나간다. 전통 춤사위를 ‘닷(dot)'이라 점의 단위들로 변환시켜 무수한 점들의 움직임으로 풀어내고 거기에 가야금 연주를 삽입하거나, 화려하고 섬세한 무지개빛 색감과 무늬를 가진 전통나전칠기를 차용하여 뉴미디어작품의 프레임이나 또는 모니터 위에 물리적 구성물로 올려 그가 연출한 영상이미지와 결합시키기도 한다. 오묘한 자연의 빛과 무궁무진한 인공의 빛을 뉴미디어라는 매체를 이용해 표현해내는 것이다.


    또한 달리 보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저마다의 빛을 가진 점들로 해석하면서 그 점은 분화되어 한 인간의 삶의 몸짓을 표상하기도 하고, 인간세상을 무리 짓기도 하고, 바람결과 물결을 이루다가 우주 허공과 행성들로 연결되다 어느 사이 다시 단일한 한 점으로 순환된다. 극히 미세한 하나의 세포로부터 거대한 시공간을 이루고, 한 찰나에서 영겁으로 이어지는 무수하면서도 또한 하나이기도 한 ‘흐름’의 표현이다. 이를테면 빛의 점들로 그려낸 ‘존재의 흔적’이라 할 수 있는데, 실상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서로 혼재되고 교차하는 지금의 세상 모습을 디지털미디어로 담아내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진시영의 이 같은 관점은 날로 확장되고 통섭되어가는 소셜 네트워크 현상에 대한 해석에서 비롯된다. 지역과 문화와 종교와 활동의 범주들을 넘어 무수한 온라인 전자망들로 연결되면서 이동의 에너지들을 따라 특정한 흐름을 이루다가 군집을 만들거나 꽃처럼 피었다 분화되기도 하고 사그라졌다 다시 생성되는 지금의 세상 삶의 현상을 전자미디어 형식으로 비춰낸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진시영의 작업에 대해 전시 카달로그 서문을 쓴 우선미(예술학)씨는 ‘빛으로 형상화된 인간존재의 탐구’라 하면서 “개인적인 존재들을 ‘빛’으로 해석… 각 개인이 표출해내는 움직임과 인간존재 사이에서 빚어내는 관계, 그리고 인간과 세계와의 관계들을 빛의 흔적들로 만들어내고자 한 것”이라 평한다.


    이번 초대전을 마련한 무등현대미술관의 정송규 관장도 “쉼 자체가 용납되지 않는 작가정신으로 작품의 영역을 다양하게 펼치며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공미술로 거리, 건축에 이르기까지 투철하게 도전하고 있는 젊은 작가”라며 생명력이 넘치는 여름 짙푸른 숲을 떠올리기도 한다.


    전시장에는 LCD모니터를 이용한 영상미디어작업들과 함께 늘어뜨린 흰 천에 영상작업을 투사시키기고 하고, 모니터에서 보여지는 빛의 흐름 이미지를 캔버스에 유화로 그려낸 추상화된 화폭들도 선보이고 있다. 2010년에 연이어 작업한 서울스퀘어 미디어 파사드나 롯데백화점청량리점 외벽의 거대한 LED영상작업 ‘Sign' 연작과 더불어 진시영의 최근 작업은 표현영역과 기법, 세상과 소통방법 등에서 계속해서 진화하고 확장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최첨단의 소재와 기법에 전통을 접목시켜낸 이번 발표작들 또한 뉴미디어작업으로서 특성은 살리면서 그만의 독창적 창작세계로 다듬어져가는 한 과정을 보여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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