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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인시장에 펼쳐놓은 신양호의 '어물쩡 어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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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12-29 08:32 조회8,5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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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인시장에 펼쳐놓은 신양호의 어물쩡 어물전



    잡다한 생활폐품 부품들을 모아 갈치와 돔 고등어 같은 생선들을 만들어내는 신양호 작가가 열한 번째 개인전으로 대인예술시장에서 전을 벌이고 있다. ‘어물쩡 어물전’이라 이름한 이 전시는 12월 23일부터 내년 초 1월 20일까지 열리는데, ‘2011년도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느티나무’ 프로젝트가 마련한 대인시장 상주작가 릴레이 기획전 중 네 번째로 시장속박물관 전시장에서 펼쳐지고 있다.


    세 칸의 가게를 연결하여 만든 전시장에 한 칸은 고등어ㆍ돔ㆍ복어 같은 온갖 어물들이 다 걸려있고, 다른 한 칸에는 늘씬늘씬 기다랗게 갈치들이 몸을 늘어뜨리고 도열해 있다. 또 다른 한 칸은 가까이에 있는 작업실의 작업대며 공구들, 폐품 오브제들을 옮겨와 전시기간 중에 아예 작업과정을 함께 보여준다. 작가의 재치와 손재주로 조합된 크고 작은 쇠붙이ㆍ목재ㆍ잡동사니 폐품들이 어물전 생선들과는 다른 변종어물들로 변신하여 나무판에 몸을 올린 채 어물전이 된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아직 날이 서늘한 부러진 가위나 뭉툭해진 톱니 칼날은 아래턱이 되고, 큼직한 단추나 볼트는 눈알로, 자잘한 컴퓨터 칩이나 기판ㆍ열쇄통ㆍ페인트붓ㆍ나사 같은 오만 것들이 몸통과 비늘을 이루는가 하면, 조리기구 조각ㆍ골프채 아이언ㆍ젓가락 등등의 폼이 비슷한 것들은 지느러미로 한몫 차지한다. 생선들의 부위별 특징과 폐품쪼가리 모양을 살려 모양을 붙여나가면서 팔팔한 생명들을 탄생시켜낸 것들이다. 의미 없이 버려졌을 수도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기발한 조합으로 서로 엮어져 뜻밖의 재탄생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 엉뚱한 발상과 용도들로 붙여진 하잘 것 없는 것들을 새삼스럽게 들여다보는 재미를 준다. 


    몸통이 넓은 생선들에 비하면 아무래도 갈치들은 날씬한 몸매를 살리려는 듯 조밀하게 붙여진 머리쪽과 넓직넓직한 스테인레스판들의 몸뚱이, 자유로운 유영 뒤끝에 물기가 아직 가시지 않은 듯 미끈하게 뻗어내린 꼬리처리까지 각 부위별로 집중과 생략 여유가 적절히 안배되어 있다. 물론 길다란 나무판자에 부품들이 아닌 회화작업으로 그려진 갈치들 또한 그 은빛 반짝임과 색색의 변신들이 길쭉길쭉 뻗어있다. 


    시장 안에 같이 전을 펴고 있는 전라도닷컴 황풍년 편집장은 전시서문에서 “문명이 파괴하고 폐기처분한 ‘허접쓰레기’에 어였한 인격이 부여되는 찰나에 예술가의 영감이 반짝인다…신양호에게 대인시장은 이미 생선알을 까고 스는 천혜의 산란장이 되었고, 갈치에서 말미암은 쉴 새 없는 동종교배와 이종교배의 결과물들로 풍성한 어장이 되었다”고 말한다.



    신양호는 조선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였고, 한동안 비정형의 자유로운 화면들로 반추상 회화작업들을 주로 하면서 1984년부터 이번까지 모두 여덟 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무등산청년선언전(2009, 광주MBC창사 45주년 특별기획), 도쿄컨템포러리아트페어(2009), 광주비엔날레 기념 ‘Dessert’(2010, 광주시립미술관), 코리안아트쇼(2011, 뉴욕 소호), 대인시장7괴전(2011, 갤러리미테)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대인예술시장 안에 고물철물점 같은 뚜벅뚜벅 작업실을 아지트 삼아 작품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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