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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묵향 - 내일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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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2-09 16:29 조회8,9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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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의 전통과 정신 : 남도 묵향 - 내일을 가다



    남도 한국화의 뿌리와 정신을 찾는 ‘남도묵향-내일을 가다’ 전시회가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1월 24일부터 오는 2월 19일까지 1ㆍ2부로 나눠 진행되고 있는 이 전시는 지금은 2부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다.


    미술관측은 이번 전시를 “남도회화의 전통을 보존하고 맥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이번 전시는 남도 전통양식의 한국화가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아 어떻게 계승되고 발전되어 왔는지 미술사적 자료 조사와 연구를 기반으로 개최하게 되었으며, 남도의 소중한 자산인 전통 남종화의 맥을 잇는 작품과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을 보면서 남도 한국화의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자 하였다고 밝혔다.

    사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호남회화라는 집단적 지역양식에서 벗어나 최근 개별화되고 독창성이 강조된 작품들이 크게 확장되고 있는 흐름에서 지역미술의 전통과 화맥을 되짚으면서 그 맥락과 연결하여 현재의 작품들까지를 연결하여 가닥을 잡아내고자 하였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특히, 시대를 오르내리며 지역화단의 전통과 현재를 재정리하기 위해 한동안 만날 수 없었던 작고ㆍ원로ㆍ출향작가들의 작품들까지 고루 초대하여 물리적인 전시규모 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시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초대된 작가만 해도 회화와 서예까지 합하여 120여명에 이르니 모처럼 남도미술의 전통과 현재를 미술사 관점으로 정리해 보는 의미 있는 전시라 할 수 있다.



    ▲ 왼쪽부터, 허련, <산수도>, 19세기, 49x104cm / 문장호. <초추농운(初秋農雲)>. 1980. 180x189cm / 하성흡, <역사의 다리>
    1994, 240x200cm


     

    제1부(2011.11.24~2012.1.1.)는 ‘남도화의 전통’을 부제로 작고작가부터 현재의 중진세대까지 화맥을 잡아 작품들을 선보였다.

     

    ▷ 남도 한국화의 뿌리 : 허련ㆍ허형ㆍ허백련ㆍ허행면ㆍ허건ㆍ정운면 등

    ▷ 의재계열 : 이범재ㆍ허규ㆍ김옥진ㆍ문장호ㆍ장찬홍ㆍ박소영ㆍ박행보ㆍ양계남ㆍ오우선ㆍ이강술ㆍ이계원ㆍ이상재ㆍ이창주ㆍ최덕인ㆍ허규ㆍ허달재ㆍ허대득ㆍ허의득ㆍ허정두 등

    ▷ 남농계열 : 조방원ㆍ신영복ㆍ김명제ㆍ김천두ㆍ곽남배ㆍ곽권옥ㆍ문흥록ㆍ박익준ㆍ박항환ㆍ박광식ㆍ손기종ㆍ윤의중ㆍ이옥성ㆍ하철경ㆍ허문 등

    ▷ 독자적 활동 : 김형수ㆍ김대양ㆍ임병성

    ▷ 남도 동국진체 계열 : 윤순ㆍ이광사ㆍ손재형ㆍ안규동ㆍ구철우ㆍ고기임ㆍ류봉자ㆍ조기동ㆍ서기환ㆍ이규형ㆍ이돈흥ㆍ조용민ㆍ하남호 등


    제2부
    (2012.1.10~2.19)는 ‘남도화의 현대적 계승’으로 작고ㆍ원로작가부터 포함되긴 하지만 지금의 청년세대 젊은 화단의 활동까지를 아우르고 있어 다채롭게 확산된 호남화단의 면모들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다. 


    ▷ 남도 채색전통과 모더니즘 미술 수용 : 허림, 김정현, 천경자, 조복순, 장덕, 신방우, 안동숙, 강종래, 김한영, 김대원, 김종경, 류현자, 박윤서, 서남수, 윤애근, 위성만, 임종두, 장현우, 정인수, 주재현, 천명언, 하운수, 하완현, 허진

    ▷ 남종화 창조적 발전 : 강행원, 구지회, 김송근, 김영삼, 김재일, 김천일, 노경상, 박도승, 박문수, 박은용, 박종석, 박태후, 박희석, 배교연, 백현호, 오견규, 윤남웅, 이구용, 이민식, 이선복, 이병오, 정경춘, 정성봉, 정명돈, 정평남, 조광익, 조광섭, 허임석, 홍정호

    ▷ 민중미술 수묵화 운동 : 김경주, 김진수, 박문종, 하성흡, 허달용, 홍성민


    이 같은 전시 구성에 대해 미술관 측은 “제1부는 남종화 전통의 예술형식과 정신과 자연을 접하는 태도, 독창적 조형어법 등을 통해 전통회화의 독고창신의 새로운 법을 조명”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제2부는 3세대에 해당하는 남도화의 맥을 잇고 있는 작가들로 전통 남종화의 사의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형적 형식과 다각도로 해석한 특색 있는 작품들과 함께 남도 진경의 본질미, 채색화와 모더니즘을 수용한 다양한 남도 한국화 작품들을 감상 할 수 있다”고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오병희 학예연구사의 전시평문에서 일부를 발췌해 보면 다음과 같다.


    “남종화는 인간이 자연에 대해 지니고 있는 경외심의 관상적 표현인 동시에 대자연의 기운을 인간의 마음속에 담아 표현해 낸 회화예술의 본질이다.

    1970년대 남도 한국화는 2세대 작가를 중심으로 전통 남종화의 사의정신을 바탕으로 법고창신의 개인적 감성을 넣은 경향이 주도하였다. ‘전통산수화’ 자연관에 의한 산수화와 함께 1970년대 중후반부터 남도의 들녘과 산천을 스케치하면서 한국적인 자연경을 전개한 진경산수를 그린 것이다. 남도 남종화가에 의해 전개된 진경산수화는 유학에서 말하는 기(氣)를 표출한 그림이다. 기(氣)는 감각, 감성, 대중성으로 개성을 강조하여 한국의 미를 표출하여 우리의 자연과 심성을 드러낸다. 남도 진경산수화는 탈속의식에 머물러 있지 않고 삶의 본질을 회복하고 높여 주는 남종화의 새로운 발전을 이룬 것이다. 남도 한국화가들은 남종화의 정신과 법을 완전히 습득한 후 이를 바탕으로 변화된 새로운 자신만의 법으로 실경을 표현하여 남종화의 정신을 잃지 않는 새로운 진경을 그렸다.


    1980년대는 서구 모더니즘 조형 이념 작품과 남도 진경산수화 계열이 공존하는 시기로 채색과 수묵의 다양한 형식 변화를 시도 하였다. 또한 남도 한국 화가들은 한국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의 채색을 사용하여 기존의 남종화를 한층 발전시킨 새로운 양식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산업화와 도시화는 우리의 생활양식과 사유방식을 질적으로 바꾸어 산수화의 주제인 자연이 눈으로 느끼는 재현의 대상이 되었다. 산수화는 점차 풍경화의 시감으로 이행되어 갔고 남도 전통의 계승 의지는 필묵형식에 집중되었으며 개성과 주제 의식에 따라 개개인이 느낀 풍경을 그리게 되었다…


    1990년대 이후 남도 한국화는 자연의 직접적인 사생을 통한 실경과 다양한 채색을 사용하는 것이 특색이다. 과거의 문기 있는 남종화 전통은 물질 중심의 서구식 사고방식으로 변화하면서 대중이 정신 중심의 남종화를 이해하지 못하여 채색과 실경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였다. 남도의 남종산수화 전통은 자연의 직접적인 사생을 통한 실경산수화풍이 주도하였다. 수묵을 바탕으로 한 남종화의 전통은 민중미술에 영향을 주어 남도의 새로운 예술형식인 민중미술 수묵화운동으로 재탄생되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은 미술에 영향을 주어 한국화분야에서 80~90년대 민중미술 수묵화운동이 일어난다. 민중미술 수묵화 운동은 수묵이 한국화의 정체성을 나타내기에 적합한 재료라는 1980년대 수묵화운동과도 관련이 있으며 남도에서 현실참여적인 작품을 그린 독특한 양식이다.


    1980년대 이후 추상으로 대표되는 서구 모더니즘이 남도 한국화단에서 폭넓게 수용되어 다양한 조형적 실험을 하며 남도 한국화의 발전을 도모하였다. 이들의 작품은 남종화 전통에 감성적인 색을 넣어 기(氣)를 강조한 작품으로 아름다움과 대중적인 친근함을 표현하였다. 추상으로 대표되는 모더니즘 작품, 감각적인 현대사회 속에서 색채를 먹과 함께 사용한 독창적인 작품은 남도 한국화의 또 다른 흐름을 형성하고 점차 남도 한국 화단의 중요한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하이퍼모더니즘 양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한국화가 시대정신을 담고 남도 미술을 이끌고 있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을 수용한 다양한 미술 주제와 양식이 남도한국화에 영향을 미쳐 20~30대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감성에 의해 한층 다양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남도미술의 정신적 바탕은 남종화로 정신적 가치와 삶을 담아왔던 소중한 형식이며 예술이다. 허련, 허형의 남종화를 유교적 관점에서 이(理)를 강조한 이황의 이기이원론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이후 근현대기에 남도의 풍경과 정서가 가미된 허백련과 그의 제자들은 이(理)를 중요시하지만 작가적 개성인 기(氣)를 존중한 이이의 이기일원론적 철학에서 보편적인 정신에 개성을 둔 작품을 제작하였다. 남도채색화전통과 1970년대 이후 남종화 기법을 토대로 양명학과 실학을 적용하여 기를 강조한 진경산수화, 남도 동국진체는 작가의 개성, 즉 당시의 민족주의와도 연결이 된다. 이와 같이 남도 남종 한국화는 이치를 담고 있으며 시대의 철학과 관련이 있다.


    현재는 동양의 상생 철학을 담은 남도 한국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 미술의 능동적 수용을 통해 동·서양의 철학을 반영한 이 시대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새로운 남도 한국화의 탄생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남도가 가진 남도 남종화와 동국진체 등의 정신과 기법은 다양한 양식과 분야에서 현대적인 개념과 양식을 담을 수 있어 독특한 남도만의 한국화가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즉 동양과 한국인의 정신을 담고 있는 남종화의 개념과 기법은 비판 대상이 아닌 후대에 그 정신을 잇는 새로운 양식과 형식미를 강조하는 다양한 남도 예술이 나올 수 있는 기틀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남도 한국화와 그 양식을 수용한 영상, 설치, 조각, 회화 등이 만들어져 강력한 힘을 가진 시대정신을 함유한 새로운 미술 사조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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