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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작가들의 세계무대를 향한 '북경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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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3-03 17:08 조회8,1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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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작가들의 세계무대를 향한 ‘북경질주’



    광주시립미술관이 운영하고 있는 북경창작센터 입주작가들의 창작활동 성과를 들여다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2010-2011 북경창작센터 성과발표전 “북경질주”라는 이름으로 지난 2월 4일 시작된 이 전시는 오는 3월 18일까지 광주 상록전시관에서 계속된다.


    2009년 연말 북경 환티에 예술구의 2층 건물을 얻어 문을 연 이 북경창작센터는 이듬해 2010년 상반기에 1기 작가로 김일근 김진화 김해성 전현숙 조강현, 하반기 2기는 기영숙 김광철 김영태 박수만 최요안, 2011년 3기는 박소빈 박정용 오민정 이인성 등이 입주하여 해외에서 국제적 시야와 활동을 넓히고 돌아왔다.


    그동안 북경창작센터 운영을 맡아왔던 시립미술관의 한창윤 학예연구2과장은 “현재 중국은 수많은 작가들의 활동을 통해 세계 예술시장의 중심으로도 그 위치를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세계의 유명 기획자나 컬렉터, 작가들이 중국에 관심을 가지고 북경으로 향하고 있다. 지형학적으로 분지인 우리지역은 작가들이 협소한 우물 같은 이 지역을 뛰쳐나가 활동했을 때 비로소 국제적인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원대한 꿈을 가지고 우리지역 작가들의 창작지원을 위해 북경창작센터는 개관되었다”고 말한다.




    ▲ 김해성 <소수민족> / 기영숙 <The Eyes of Beijing>



    이번 출품된 14명의 작품들은 대부분 북경 체류시기에 제작했거나 그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한 작품들이다. 특히 이국의 낯선 문화와 새로운 세계에 대한 자극이나 관심들을 독자적 해석으로 작품 속에 담아낸 경우들이 많아 환경의 변화에 대한 작가들의 대응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김해성의 <소수민족>은 다민족으로 이루어진 중국의 다양한 문화적 특성을 기념비적인 건축물들과 독특한 복식의 여러 민족 인물들을 소품 연작으로 제작하여 벽면가득 연출하였고, 기영숙 또한 중국의 전통 탈과 복식 등 민속문화를 만화 캐릭터처럼 단순 변형시킨 소품들을 무리지어 구성한 <The Eyes of Beijing> 등을, 박수만은 소비와 경쟁의 현대사회를 각기 다른 아이콘들을 그려 넣은 축구공들로 상징하고 이와 함께 위안화를 비춰보는 인물을 통해 중국의 저가복제품 대량생산을 풍자한 <짝퉁> 등을 내 놓았다.


    또한 김일근은 그가 북경 체류 시기에 접했던 2010년 서해 해군 초계함 침몰사건을 소재삼아 종이로 정교하게 만든 군함을 두 동강 내어 허공에 매달아 설치하고 그 뒷면 스크린에 남북관계를 담은 슬라이드영상을 비춰 <155마일>이라 이름하였으며, 김영태는 북경 천안문 광장과 광주 구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 등 중국과 광주의 역사와 현재 도시 이미지들을 여러 사진들로 오버랩시켜 두 도시가 불분명하게 혼재된 <Memory of City>를 보여준다.


    아울러 자전적 인물세밀화 <꽃들아 춤을 추어라> 등 연작을 출품한 전현숙, 신화와 상상의 세계를 여러 겹의 레이어를 중첩시키며 입체회화로 구성한 김진화의 <내가 꿈꾸는 그 무엇> 등,  7.4m에 이르는 긴 화폭에 구름을 휘감으며 길게 채워진 용과 누드여인을 연필 흑백드로잉으로 표현한 박소빈의 <새로운 여성신화>, 안료와 매재의 이질감과 번짐 같은 독특한 성질을 활용해 신비감이 도는 자연풍경을 연출한 조강현의 <Landscape> 연작이 있다. 

    이 밖에도 군인들의 기념사진이나 초등학교 졸업사진 같은 집단초상을 시간의 흔적이 퇴적된 신문지 위에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묘사한 최요안의 <기념사진-Factory> 등, 드 쿠닝 식의 굵고 활달한 붓질들로 액션페인팅을 하듯 작은 캔버스에 인물들을 거칠게 묘사한 이인성의 <Agit-drawing> 연작, 생활주변의 일상 속 크고 작은 소품이나 삶의 단상들을 한 컷씩 세밀한 일러스트로 묘사한 액자들을 불규칙적으로 배치하거나 모니터영상을 통해 보여주는 오민정의 <On the Resonance Port>, 바짝 말라 갈라진 황토흙 책에서 푸른 싹이 돋아나고 굵은 철사로 만들어진 거위가 이를 지켜보고 있는 박정용의 <숙성된 미학> 등 여러 유형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북경창작센터의 처음 시작하던 해 기별 입주기간은 6개월이었으나 이듬해 3기부터 1년으로 연장되었다. 이는 입주작가들의 현지 적응과 활동성과를 높이기 위한 조치이다. 현재는 2012년도 제4기 작가로 김상연 신호윤 윤일권 장현우 등 4명이 입주해 있다.
     


    ▼ 아래 김일권 <155마일> / 김영태 <Memories of the City> 

       김광철 <북경질주> / 오민정 <On the Resonance Port>(부분) / 박수만 <짝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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