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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병중 판화개인전 - 'Mem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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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4-11 16:31 조회7,9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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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병중 <Memory> 연작. 2012. 각 100x200cm, 목판화



     

    임병중 판화개인전 - 'Memory'



    기억 속의 나를 본다


    우리에게 기억이란 무엇인가?

    추억? 흔적? 행위?

    물론, 각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 것이며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본질은 과거라는 것이다.

    아주 먼 과거부터 바로 지금이 지난 지금도 과거이다.

    그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우리이다.

    좋은 기억이든 좋지 않은 기억이든 모두 다 기억이란 단어 안에 하나가 되어 있다.

    그 기억 속에 한 단면으로 한쪽에 놓여 있는 나를 본다.

    우리는 세상을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사고한다.

    그 안에서 즉, 내가 용납하는 부분까지가

    나를 바라보는 시각이며 또 다른 사고의 나를 볼 수도 생각할 수도 있다.

    우리는 다양성이 있다. 아니 아주 많다.

    그것은 나도 모르는 곳까지도 생각하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 임병중 (2012년 광주신세계갤러리 개인전 리플릿에서 발췌)



    선사시대부터 지금 현재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문명의 흔적이나 자연 수목, 인간 존재를 상징화시킨 도상들로 다색목판화 ‘Memory' 연작을 계속해 온 임병중의 판화개인전이 광주신세계갤러리 기획초대전으로 열리고 있다. 넓은 판에 현실과 기억 속의 그림들이 독특한 소멸점층 기법으로 올려져 있는데 그래서 목판화이면서 회화성을 함께 끌어들이고 있는 크고 작은 작품들이다.


    특히, 이전의 선사시대 암각화 도상들 위주에서 이번 전시작품들에는 나무와 꽃과 같은 자연 소재들과 함께 불규칙한 입방체들이 등장하는 등의 화면구성에서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보여준다. 역사적 흔적과 기억의 극단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기는 할지라도 지금의 세상과 너무 멀리 떨어진 선사시대와 시공간적 괴리감도 줄이고, 이를 통해 화면에 생명력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의도처럼 보인다.


    그런 변화 가운데서도 입방체는 공적 사적 영역에서 무수하게 만들어지고 규범화되는 갖가지 관념과 행동, 활동의 틀에 대한 상징물이다. 투명한 구조물은 화면 속에 전개되는 자연소재와 상징적 도상들을 가리거나 저해하지 않으면서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고 있는데, 그런 존재 자체가 의식 무의식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세상살이에 대한 암시적인 표현이라 한다.


    또한 이전에 비해 화면은 훨씬 밝아지면서 덧쌓인 질료들의 두터운 마티에르로 색채들도 훨씬 견고하게 안착되어 보인다. 바탕색을 우려내는데도 보통 다섯 판 이상, 시각적 기호와도 같은 이미지들을 올리는 데는 열다섯 판 이상씩 겹쳐 찍는데다, 필요하면 부분적으로 별도의 판을 끼워 찍기도 하는 등 엄청난 노작을 거친 결과물들이다. 색채 효과를 위해서도 채 마르지 않은 밑판 위에 새로운 판을 겹쳐 찍으면서 안료가 섞이고 밀리고 번지는 효과들을 끌어내기도 하고, 유성잉크와 유화물감의 특성에 대한 실험을 반복하는 등 판화의 기술과 기법, 재료에서 독자적인 세계를 다지는데 끊임없는 탐구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기간 중에는 그의 판화공방을 일부 옮겨 놓은 것처럼 갤러리 안쪽에 큰 프레스기와 작업테이블, 건조대 등을 갖춰놓고 현장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판을 파고 찍어보고 제작과정을 체험하면서 판화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일에는 일반인, 주말에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갤러리 측에서 미리 예약을 받아 진행하는데, 백화점을 찾은 고객이나 가족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임병중의 스물두번 째 판화전은 4월 3일부터 16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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