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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릴 것 하나 없는' - 신세계갤러리 '환경'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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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6-16 16:30 조회9,4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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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웅 <꼭두각시>



    ▲ 정찬부 <Anti-Barometer>



    ▲ 김일근 <바라보다>



    ▲ 박정용 <대지에 돋아난 아름다움>



    버릴 것 하나 없는 - 신세계갤러리 ‘환경’ 기획전



    환경의 날과 연계한 ‘버릴 것 하나 없는’ 전시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6월 1일부터 25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6월 5일 환경의 날에 맞춰 ‘재생’이라는 테마로 김일근 박선기 박정용 이성용 정찬부 차경화 등 6명의 작가가 초대하되었다.


    신세계갤러리는 “환경에 대한 직설적이고 은유적인 이야기를 통해 심각한 생태 위치와 사회붕괴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이 전시를 기획하였다 한다.


    조선대학교 조소과 출신 이성웅의 <꼭두각시>는 갤러리 앞 로비 기둥에 기대어 주저앉은 인물상인데, 길고 가느다란 나뭇가지들을 엮고 묶어 사람모양을 만든 재료부터가 눈길을 끈다. 그의 ‘꼭두각시’는 마른 넝쿨이나 잔가지들로 만들어져 설치되는 장소와 작업기간 등의 조건에 따라 그 넝쿨에서 잎이 자라기도 하고 자연친화적인 소재로 친근감을 준다. 소인국에 온 걸리버처럼 덩치는 큰 인물상이 로비 통로에 앉아 있는 특이한 작품형식 때문에도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어 들인다. 


    전남대 미술학과와 중앙대 조소과를 졸업한 정찬부는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들을 이어 꽂아 꽃이나 도마뱀 같은 형상을 만들어내었다. 하잘 것 없는 일회용 소모품이 화려한 꽃이나 동물모양으로 재탄생된 극적 전환도 흥미롭지만, 집중도 높은 작업 흔적 때문에도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빨대를 일일이 끼워 연결하며 필요한 길이로 조절하고 붙여가며 형태를 이루어내는데, “빨대를 조각조작 잘라 이미지로 옮기는 작업은 논리나 개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처음에는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회용품이었지만, 시간이 더해지면서 형을 이루고 색을 품으며 개성을 가진 대상으로 변화한다. 굳이 많은 의미와 거창한 담론이 아니어도 내겐 불변하는 생명력으로 끊임없이 재생되어 발아한다”고 말한다.      


    조선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한 김일근은 주로 탁지라는 종이를 이용해 일상 도시문화 상품이나 각종 기물들을 재현해 왔는데, 이번 전시에는 30여개의 종이 방독면을 만들어 벽면을 채웠다. “실물크기 단순한 형태의 재현을 넘어 실재 존재하는 사물의 기능이 사라진 하나의 일상적 오브제로 우리가 체험 경험했던 것을 상상작용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작업이다. 제목 <바라보다>는 방독면 군집을 통해 오염된 대기와 날로 누적되어 가는 환경파괴의 현상들을 환기시키려는 의도를 담았다 한다. 폐종이를 이용한 방독면들과는 별도로 탁지를 이용해 여행용 가방을 만든 <가다>를 함께 출품하였다.


    전남대 미술학과와 경희대 대학원을 졸업한 박정용은 <대지에서 돋아난 아름다움>과 <마르지 않는 샘>을 두 점을 출품하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연석 돌맹이들을 쌓아올려 여체 토루소를 만들거나 우물을 만들고 그 옆에 굵은 철사로 인물이나 수달을 만들어 함께 짝을 이루는 구성이다. 그가 즐겨 다루는 자연석에 대해 “주위 야산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그렇다고 골재로도 쓸 수 없는 성질의 자연석들이 폭우 뒤 토사가 흘러가고 오롯이 돋아나 있을 때 지나간 시간을 들추기라도 하듯 과거로의 시간을 거슬러 낸 듯”하다고 말한다. 생명의 모태인 여체와 샘물, 샘 속 깊숙이에 비디오 모니터의 배치 등 자연과 문명을 결합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박선기는 검은 숯을 이용한 원형이나 테이블 모양을, 차경화는 버려진 나무들의 편린들을 수평배치로 일정 벽면을 채우거나 네모상자를 꾸미기도 하고 철제 통 속에 집합물로 채워 자연과 인위적 조형 사이 무언의 시각언어를 구성해 놓았다.





    ▲ 박선기 <Existence-Circle>, 차경화 <나무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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