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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도시를 잇는 조근호의 '이중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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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1-29 20:16 조회8,2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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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 도시를 잇는 조근호의 ‘이중적 풍경’




    투명한 빛으로 어른거리는 풍경의 잔상과도 같은 조근호의 최근작들을 만날 수 있다. 진아건설에서 운영 중인 진월동의 리채갤러리 초대전으로 1월 23일부터 2월 26일까지 비교적 긴 시간 동안 관람객들을 맞는다.

    ‘점ㆍ점ㆍ점-점으로 표현된 빛의 세계’라 이름 붙인 이번 열다섯번째 개인전에서 조근의 작품들은 넓은 색면과 점멸하는 듯한 색점들로 대상을 단순화시킨 너른 풍경들이 펼쳐져 있다. 대부분 최근의 연작 소재인 ‘Green'이 주가 되면서, 거기에 가을들녘이나 도시의 풍경들이 함께 곁들여지고 있다. 골프장을 비롯한 자연풍경과 도시의 모습들을 너른 풍경으로 펼쳐 놓거나 가까이 끌어당기기도 하면서 바라보는 시점을 높고 낮게 옮겨가면서 자유자재하게 화폭들을 구성한 작품들이다.

    특히 ‘Green' 연작들은 푸른 잔디와 연못과 벙커, 나무들이 동일한 존재들로 자리하면서 맑고 싱그러운 화면을 이루어낸다. 거기에 넓고 좁게 강약을 주어가며 화폭을 채우는 분할된 색면이나 크고 작은 점들의 윤곽은 훨씬 경계가 또렷해지고 초록빛을 주조로 한 채색 또한 차곡차곡 덧쌓여져 내밀함이 더해 보인다. 대상을 소화하고 자기화시켜내는 작업이 보다 여유로워지면서 그 풍경에 대한 내적 사유와 성찰은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띠는 것은 일부 작품에서 푸른 그린 위에 기호처럼 단순화된 빌딩이나 집의 형태로 현대적인 건축구조물이 함께 풍경을 이루거나, 직선들로 짜여진 입방체 구조로 자연풍경과 도시 이미지가 결합되어 있는 점이다. 말하자면 대부분의 일상이 도회지 삶에 뿌리를 두고 있는 현대인들이 그 문명에 익숙해진 습속과 더불어 자연의 생동하는 기운과 천연스러움을 늘 그리워하고 가까이에서 호흡하고자 하는 근원적 심리들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자연과 도시라는 삶의 두 의지처를 조근호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조하며 ‘이중적 풍경’으로 비춰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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