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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나에서 돌아본 삶의 여정-이매리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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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4-03-13 20:10 조회9,4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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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에나에서 돌아본 삶의 여정-이매리展


    평면과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복합매체로 현대인의 끝 없는 욕망과 일탈 욕구를 시각이미지로 되비춰 온 이매리 작가의 시에나 레지던시를 다녀온 보고전 형태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광주 양림동 학강초등학교 옆에 자리한 515갤러리에서 3월 10일부터 22일까지 마련된 이 전시는 ‘이매리 삶의 여정에서 만난 세상-쉼표와 물음표’라는 이름이다.

    이탈리아의 시에나미술학교(Siena Art Institute)의 ‘2014 방문작가프로그램 (Visiting Artist Program)에 초대되어 올해 1월 30일부터 2월 28일까지 한달여간 시에나에 머물다 온 이매리의 현지 설치작업들이 주로 사진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 체류기간 동안 개인작업과 함께 아트스쿨 학생과 시민들과 만나는 아트 토크, 학생들과 1:1 비평, 오픈스튜디오 등을 가졌다 한다.

    전시된 사진들은 대부분 시에나미술학교 내 고풍스런 건물들의 특정부분을 배경으로 삼거나 실내 공간에 종이찰흙으로 만든 회백색 하이힐들을 배열 설치한 작업들의 기록물들이다. 이들 건물들에서 배어나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명상적 분위기와, 건물의 현관이나 창, 붉은 벽돌벽들과 격자형 바닥 패턴이 만들어내는 조형적 구성들과 함께 정신적 의지처를 찾아 잠시 멈춤과 쉼의 시간을 갖고 있는 인생여정의 발자욱들을 종이 하이힐로 대신한 듯하다.

    작가와 교감을 통해 이 전시를 기획한 이승찬 관장은 전시에 붙인 글에서

    “설레는 마음, 기대감 등, 여행은 누구나 떠나고 싶어하는 여정이다. 이번 이매리 작가의 이태리 시에나의 여정은 작가에게 많은 쉼과 물음을 제시하게 하였다. 우연히 만나 사람과 장소,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들, 어쩌면 이매리라는 작가는 이방인이기보다 거기가 원래 살던 곳인 듯 그들과 함께 지내온 시간이었다. 지금 살아가는 모습도 어쩌면 우연이 아닌 필연의 여행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매리 작가의 작품인 리 사이클링 페이퍼는 다양한 공간에서 그곳의 역사와 소통하고자 하였으며, 유행처럼 있다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소멸되어 버리는 사실들을 어쩌면 작가는 자신의 재생되는 작품을 통해 기억하게 하고 또 다른 사실을 만들어 가게 하는지도 모른다. 차곡차곡 쌓인 시간의 입자 속에 시간의 아득함으로 이미 소멸되어 버린 역사적 사실, 어쩌면 오랜 시간 진화하면서 결집된 것이 지금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기억은 디테일한 것들을 잃어가는 것이다. 몇가지의 사실과 진실만을 남겨둔다. 통치라는 이데올로기에 의해 획일화되고 통제와 개발이라는 명분아래 역사나 기록은 모두 사라지고 있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마저도 사고나 생활방식이 획일화되어 가는 모습은 지금까지 작가가 살아온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삶이었기에 작가는 여행지에서 쉼을 얻게 되었다.

    이제 작가는 묻는다. 사람들 속에서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재생과 순환이란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부여 잡고 있는 다양한 표면층들이 물리적이든 자연적이든 작가는 여행을 통해 새로워진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자 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이매리 작가의 여행에서 발견한 자연 속에 미니멀한 공간과 기하학적인 형태들의 패턴화된 조형들이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작가의 끊임없는 물음인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현장에 설치하고 기록한 사진들과 함께 체류기간동안 매일 만들어진 영수증과 티켓들이 발자국마다 담기듯 하이힐봉지 하나하나에 각기 담겨져 한쪽 벽을 채우고 있다. 한 달간 또 다른 공간에서 가졌던 멈춤과 반추의 시간들이 아카이브 형태로 펼쳐져 있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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