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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광주17 결산, 해묵은 과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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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7-10-12 20:48 조회3,5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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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덟 번째 광주미술장터 아트;광주17’

    시장요건과 거래실적으로는 근본한계 여전
    지역미술페스티벌 성격의 장터로는 활력
     

    올해로 여덟 번째인 [아트;광주17]928일부터 101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 전시관에서 열렸다. 한국 52개를 비롯, 미국·영국·프랑스·중국 등 6개국의 17개 등 69개 갤러리들과 함께 작가들의 개인부스 136개로 구성됐다. 또한 이들 본전시 외에 [남농 아산전] [예향공예명품전] [민화전-모란이 피기까지는] [12개 지역작가초대전] 4개의 기획전과 [청년작가전]을 곁들여 총 530여 작가의 2,900여점이 전시되었다.

    불과 3~4개월에 불과한 준비 끝에 벌인 행사치고는 규모도 예전에 비해 적지 않고 제법 장터의 활기도 넘쳤다.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015년에 비해 전시동 전관을 사용하면서 공간이 훨씬 넓어지다 보니 부스 사이 통로나 휴식공간도 훨씬 여유 있어졌다. 시장의 속성이 그렇지만 어느 부스는 초장부터 빨간 딱지가 몇 개씩 붙어있고, 전혀 일면식이 없는 분이 대작을 선뜻 구매해 준 작가도 있는가 하면, 행사가 끝나도록 매기가 없어 울상인 부스도 있었다.

    발표된 올해 성적은 600여점이 판매되어 매출 15억원에 관람객은 4일 동안 2만여명이 다녀갔다. 매출은 지난해 30억원에 비해 절반수준, 관람객도 1/4 수준에, 행사비는 53천여만원이 투입되었다 한다. 왠만한 아트페어들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명색이 국제아트페어지만 해외 갤러리들, 특히 미술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국내외의 이른 바 메이저급 화랑 참여가 거의 없는데다, 갤러리보다 두 배가 넘는 유료로 배분된 개인부스에서도 지역작가들이 107개로 79%를 차지했다. 2016년 제7회 때 13개국 74(해외 30, 국내 44) 갤러리가 참여했고, 작가개인부스는 115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갤러리는 줄고 개인부스가 더 늘어났다. 제대로 된 상업화랑도, 안정된 유통체계도 자리 잡지 못한 광주미술계 현실에서 외지·해외 화랑들을 끌어들일 만한 별다른 매력꺼리와 잠재적 구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런 화랑들만 바라보기 보다는 작가들 스스로 직접 시장에 나서는 현상이 더 뚜렷해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결과는 늘 예견되고 매년 반복되는 근본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말하자면 8회째가 되었지만 여전히 민간영역에서 생생한 미술시장으로 장을 벌리지 못하고 관에서 대부분의 공적 예산을 투입하면서 겨우 연명해 나가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누적되어 있지만, 관의 보조금에 의존하다보니 행정기관의 예산운용 절차에 따라 행사가 열리는 당해년도 봄에야 주관단체가 결정되고 예산집행이 이루어져 실제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3~4개월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여러 아트페어들을 놓고 사업적 수지판단을 따져서 전년도부터 참여할 행사를 정하고 판매 전략을 풀어가는 화랑이나 콜렉터들이 특별한 시장기반도 기대치도 낮은 아트광주를 애써 찾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오랜 노하우와 철저한 마케팅 전략에다 평소 시장관리를 토대로 전년도 행사종료 직후부터 바로 다음 행사 준비에 들어가는 게 일반적인 아트페어들에 비해 후발주자이면서 다른 시장들이 이미 장터를 준비하고 있는 중에 뒤늦게 몇 달을 남겨놓고서야 급조하듯 일이 시작되는 일회성 행사의 한계를 알면서도 계속 반복하는 것이다. 시장경제 속성과 상업적인 거래가 기본인 아트페어를 미술시장의 주체들이 스스로 운영하지 못하고, 선도적인 아트페어들과는 운영시스템이나 거래실적을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광주의 미술시장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는 셈이다.

    어찌보면 외형상 이 정도로 행사를 벌린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작가와 수요자 사이의 매개자이면서도 시장성을 우선하는 화랑들의 관심이 줄다보니 행사를 꾸며야 하는 주관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운영자 쪽에서는 화랑부스가 부족한 현실을 대체하고, 작가들은 화랑을 통한 아트페어 참여나 작품거래 기회가 줄어든 상태에서 자구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작가개인부스가 더 늘어난 것이다. 공급자인 미술인들의 단체가 미술시장에 나서면서 화랑들보다는 작가들의 현실욕구가 아트페어 현장에 더 강력히 작용한 현상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시장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장논리로 비교 평가하는 것은 그 자체가 무리이다. 이런 현실에서는 상업적 거래 위주의 시장실적을 따지기보다는 원로부터 청년세대까지 미술인들끼리 1년에 한 번씩 자리를 함께 해서 각자의 작품도 선보이고 서로 학습도 하면서 창작활동을 교류하는 페스티벌형 장터로 봐주어야 할 것 같다. 출범부터 8회째를 계속해 오는 동안 민간시장이나 도시정책 문화산업 차원에서든 시장운영의 효율성이나 중장기적 기반을 다지는데 사실상 힘을 쓰지 않았으니 현상적인 결과만 놓고 누구의 탓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지적이지만 미술사업자나 도시문화정책에서나 근본적인 기반과 시스템을 갖추는데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 시장은 시장답게 시장논리와 경영전략, 사업수완들이 우선되어야 하고, 관은 씨드머니를 지원할 수는 있지만 시장의 명운을 좌우할 정도 재원의 대부분을 계속 감당해 나간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회성 이벤트로 지역미술인들의 축제형 사업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아트페어를 꾸리고 있는 이상 시장은 시장다워야 하는 것이다. 광주지역 문화예술 쪽 여건이나 유통기반, 시장의 기본조건들로 보면 여전히 답보적인 상태이지만 민간자본의 유입이나 시장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실효성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고질적이면서도 시급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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