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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공간 속 명화의 부활- 이이남 미디어영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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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대숲바람 작성일07-03-24 09:35 조회9,5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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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신세계미술상 대상작가 초대전

    - 이이남의 ‘명화의 재해석’ 2007.3.22-3.29


    가상공간 속 명화의 부활


    포스트모더니즘에서의 창의성은 독창적으로 창작해낸 것뿐만 아니라 정당한 절차를 거쳐 모방하는 작업까지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최근 기존의 스타일이나 기법, 언어, 부분 이미지의 인용뿐만 아니라 이미지 전체를 차용하는 것은 이제 보편적인 미술현상이 되어 버렸다. 고전의 명화를 화면에 도입하고 새로운 움직임과 변형을 가하는 방식의 이이남의 작업 또한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패러디나 패스티쉬(혼성모방)는 기존 작품의 인용을 통해 전통의 독창성과 절대적 가치를 부정하거나 당대 사회 문화현실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이남의 관심사는 오히려 차용한 고전의 작품에 동화되고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데 있다.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 전개의 핵심은 테크놀로지 기술의 힘, 즉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이이남의 ‘움직임’에 대한 관심은 당초 조각으로 작업을 시작한 그를 영상작업으로 전환하게 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이남은 조각 혹은 일상의 오브제와 영상을 결합한 일군의 작품에서부터 애니메이션과 일상의 모습이나 자연의 변화를 기록한 영상, 특정장소의 한 순간을 기록한 화면과 현실의 깃발을 함께 배치한 작품, 그리고 최근의 명화를 차용하여 움직임을 부여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실로 숨가쁜 변화를 거듭해 왔다.

    기존의 작품들이 주로 일상과 현실에 대한 관심의 반영이었다면 최근 거장들의 명화를 차용하는 작품들은 과거로의 시공간 여행이자 죽어있는 것이나 오래된 것들의 변화 즉, 그것들을 소생(蘇生)시키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이이남의 창작행위는 마치 의식이 없는 환자를 물리적 시술을 통해 깨어나게 만드는 의사의 의술행위를 연사시킨다. 테크놀로지라는 약물을 투여하여 명화작품 속 배경에 기후의 변화를 일으키거나 화면 속 이미지들이 갖는 잠재적 움직임을 실재적 움직임으로 대체함으로서 고전의 명화에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다. 이때 이이남은 억지스럽거나 과장된 변화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즉 명화를 찾아내어 자연스럽게 전개시켜간다는 느낌을 준다… (중략) 그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생명력이 물리적 충격이나 외과수술에 의한 육체적(형식적) 부활에 그치지 않고 원작이 지닌 본래의 의미에 대한 비평 또는 새로운 의미와 정신을 부여할 수 있는 창조의 원천으로 작용하길 기대해 본다. 


    - 김희랑(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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