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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상의 품격과 공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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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3-01-16 10:26 조회1,2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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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송규.오지호미술상수상기념좌담회.무등현대.20230110.jpg
    2022오지호미술상을 수상한 정송규화백 축하 좌담회 (2023.1.10)

     

    문화예술상의 품격과 공적 가치

     

    며칠 전 광주문화예술상을 수상한 원로화가를 축하해 드리는 자리가 있었다. 오지호미술상을 수상한 정송규 화백의 작업실에 미술계 후배들과 지인, 언론인, 광주시 관계자 등 20여 명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눴다. 정화백은 미술학도 시기와 불안정한 젊은 시절에 접했던 오지호 화백의 여러 활동과 화가로서 자긍심을 길러주신 일화 등을 회상하며 광주정신의 참된 전형이셨다고 술회했다.

    그런데 이날 축하 모임을 마련한 건 오지호 화백의 유족이었다. 미술상 운영과는 아무런 공적 관계가 없는 분들이다. 단지 존경하는 할아버지를 선양하고 재조명하는 일에 후손으로서 감사하고 함께 축하하고자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의도치 않게 좌담회형식이 된 이런 자리는 예술상을 주관하는 쪽에서 만들었어야 했다. 의례적 시상식으로 그치기보다 오화백이나 수상자에 대한 재조명 프로그램으로서 말이다.

    현재 광주시가 주최하는 문화예술상은 오지호 허백련미술상을 포함해 6개 분야다. 그러나 이 상들의 권위와 위상은 참으로 부끄러운 수준이다. 오죽하면 공모에 응모나 추천이 미미하고 적격자가 없어 여러 해 수상자를 내지 못할 정도일까 싶다. 이날도 얘기의 후반부는 광주문화예술상의 권위와 실태에 대해 개탄하고 타지 예술상과 비교, 개선책을 논하는 자리가 돼 버렸다.

    시민들은커녕 관련분야조차도 무심할 정도의 심각한 권위 실추는 시상제이면서도 상금이 전혀 없는 것이 원인이라고들 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정작 이름을 걸고 하는 그 어른들에 대한 진정한 존경과 계승의지, 수상자에 대한 합당한 예우의 자세부터가 안돼 있었다고 본다. 시상제 운영 자체가 너무나 형식화되어버린 것이다.

    1992년 오지호미술상 제정으로부터 시작된 광주문화예술상은 초기에 잠시 광주시에서 직접 주최 주관하던 시기 외에는 지난해까지 광주예총에서 주관해 왔다. 갈수록 응모나 추천도 빈약하고 그나마 자천타천 심사대상으로 올라온 면면도 상의 격에는 어울리지 않을 정도여서 수상자를 내지 못할 지경은 몇 년 전부터 되풀이되어 온 현실이었다. 그러나 정작 예술인들을 대표하고 그 총의를 모아 지역 예술발전을 도모한다는 주관단체에서조차 적극적 개선책을 찾기보다 의례적인 수준으로 방기하다 보니 부끄럽게도 올해부터는 다시 광주시가 직접 주관 시행하겠다고 회수한 상태다.

    그러나 광주시는 각 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큰 정책방향을 세워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 행정기관이다. 창조적 예술정신이 우선되어야 할 문화예술계 사업은 마땅히 해당 전문기관 단체가 맡는 게 옳다. 그동안 주관을 맡았던 관련 단체는 부실운영으로 회수당했으니, 미술분야는 공립 전문기관으로서 광주시립미술관이 맡는 게 낫다. 기념사업회나 별도의 운영주체를 둘 수도 있겠지만 시상과 병행되어야 할 선양사업과 기념전, 학술행사 등의 연계효과를 위해서도 시립미술관이 마땅할 수 있다.

    시상은 수상자의 그동안 예술활동에 대한 공적 보답이기도 하면서 향후 활동에 기운을 돋우는 지원의 힘도 있다. 상금뿐만이 아니라 축하 기념사업들이 수상자의 예술인생에서 실질적인 보람과 재출발의 지점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시상의 예우 정도는 상의 권위와 품격을 올리고, 이는 수상자와 추모예술인은 물론 도시 문화자산을 더 값지게 키우는 지역의 힘이 될 것이다.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http://www.mdilbo.com/detail/AjBTxA/686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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