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웅 컬렉션 작품기증 논란관련 단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8-09-13 18:22 조회2,82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하정웅 컬렉션 작품기증 논란관련 단상 재일교포사업가로서 메세나 정신의 표본이 되고 있는 하정웅 명예관장의 기증관련 얘기들이 다시 또 회자되고 있다. 대규모 작품을 기증한 건 감사하지만 별도 협약서까지 작성해서 이후 관리 운용에 너무 관여하는 거 아니냐, 과도한 예우 아닌가 등등의 얘기들이다. 그러나 처음 광주시에서 작품기증을 간곡하게 요청하던 때의 입장, 이 기증이 없었다면 시립미술관의 운영여건, 광주를 시발로 전국적으로 이어지게 된 기증내역 등등을 생각하면 어떤 한 부분으로 전체가 오도될 수 있다는 걸 조심해야 한다. 익히 알려진 대로 그분은 이국땅에서 가슴 아픈 가난과 한계들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사업가이고, 자신이 못 이룬 화가의 꿈을 대신해 미술작품 수집을 해온 분이다. 작품수집은 기회 되는대로 돈이 있으니까 그냥 모으다보니 수가 늘어난 게 아니고 당신 나름의 컬렉션 방향과 정신을 세워 집중해 온 주요 문화활동이다. 큰 재산이자 인생의 중요한 자산인 작품을 수천 수백 점씩 모두해서 만여 점을 고국에 기증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신중하게 작가와 작품을 선별하고, 정성들여 모아왔고, 귀한 만큼 더 애착이 가는지라 수집할 때 마음처럼 잘 보전되고 빛나면서 오래토록 가치 있는 활용이 이어지길 바라는 건 누구라도 당연할 거다. 기증서 외에 별도 협약서가 있었고, 그 내용이 과도한 건 아닌가, 다른 도시 미술관 기증에서는 없는 조건들이 포함돼 있다.. 등등은 작품을 기증받고 협약할 때 서로 합의된 것을 명문화한 거고, 기증한 미술관마다 조건과 상황은 다를 수 있다. 기증작품의 수준과 질을 의심하는 평도 있다지만 대개의 평가란 지극히 주관적이다. 피카소의 이름이 없는 상태에서 그가 남긴 수많은 흔적들이 다 명작이고 귀물이 될 수 있을까. 기증작품의 작가들 면면만으로도 미술사에 주요 족적을 남겼거나 광주시립미술관의 성격상 확보해야 할 컬렉션들로 매우 중요하다. 지금에 와서 이미 쌍방 간에 작성했던 협약서를 문제 삼아 공론화하고 그 정신을 뒤집어 보며 의심을 부정적 방향으로 외화시키는 일은 옳지 않다. 세상에 수많은 명과 암의 일들이 많지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은 더 북돋우고 키워야 한다. 말은 한 순간 떠돌다 사라질 수 있지만 매체나 글을 통한 정신의 왜곡이나 마음의 상처는 깊고 오래 남기마련이다. 2012년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간할 예술경영 관련 메세나 운동의 주요인사의 사례를 싣기 위해 하정웅 명예관장과 나눴던 인터뷰 중 그분이 작품수집을 시작할 때 일화를 참고로 소개한다. “작품수집을 시작한 동기를 얘기하자면, 아키타에서 어릴 때부터 살았던 집이 일본초가집이었어요… 내가 돈을 벌고 컬렉션을 시작하던 대여섯살 때 신문에서 초가집 그림으로 유명한 작가의 초가집 작품을 판다는 광고를 보고 거기로 쫓아갔어요. 그런데 그 초가집 그림 옆에 미륵보살이 있었던 거예요. 초가집을 사러 갔는데 옆에 있던 미륵보살에 눈이 가버렸어요. 전화황이라는 재일교포 화가였는데 초가집은 안 사고 그 미륵보살을 사버렸어요. 그리고 교토에 있던 전화황 선생 집을 찾아갔어요. 그날 교토에 바케스로 쏟아 붓듯 비가 내리는 날이었어요. 전화황씨 집은 집짓기 아주 안 좋은데다가 돈이 없기 때문에 자기 혼자 목수일을 해서 지은 거였어요. 집에 들어가 보니 산에서 물이 내려와 집 안이 온통 강이 되어 있어요. 그림도 물에 다 젖고… 그 사람은 60세 가까운 노인인데 힘이 없어요. 아! 내가 이 사람을 몰라라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분의 그림 자체가 우리 민족성, 민족정서, 재일교포 삶에 대한 고뇌, 고통 그런 것과, 재일교토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희망, 꿈, 그런 그림이 많아요. 꽃을 하나 그려도 그런 작품이고, 모든 작품이 우리 민족의 역사이고 기록이고 증언 아닌가? 이걸 내가 모른 채 하면 다 쓰레기가 되겠다 싶었죠. 전화황 선생님의 그 미륵보살이 인연이 되서 교토 집에 찾아가 비에 젖은 그림을 보고, 그럼 수집한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질문을 가졌지요? … 광주시립미술관 같은 곳도 20년 전 시작했을 때 건물만 있지 작품은 없었잖아요. 이번에 대구에 가봤는데 수장고가 광주미술관보다 큰 걸 가지고 있는데 작품이 없어요. 부산도 내가 기증하기 전에는 기증받은 작품이 없었어요. 미술관들이 거의 같은 입장들이에요. 이름만 미술관이고 내부적인 컬렉션도 없고.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는 작품을 달라고 하면 줬어요. 내가 먼저 주겠다고 간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자기들이 기증을 해달라고 찾아와 필요하다고 달라 하면, 내가 이런 작품을 주겠다고 하는 거지요. 그러나 어떤 미술관이 작품은 달라고 하는데 수장시설이 잘 안 돼 있다 그러면 작품을 안줘요. 수장시설이 어느 정도는 돼 있어야지.” - 조인호 (광주미연 운영자)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