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가 류현자의 작업실은 광주고등학교와 동부 소방서를 잇는 광주 계림1동 구성로의 고려한방병원 바로 옆 4층 건물의 3층에 자리하고 있다. 주말이면 길 건너 로데오빌딩의 스크린경마장을 찾는 차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거리지만 작업실 안은 도시 변두리처럼 고요하기만 하다.

40여 평 공간은 정갈하고 세심한 작업특성처럼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로 응접공간, 바닥작업 공간과 테이블작업 공간, 수장고를 겸한 다목적 공간으로 나눠 쓰고 있다. 화판을 바닥에 놓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장판지를 깔아 어디든 화구를 벌여놓고 작업할 수 있게 하였다. 쓰다버린 화선지를 찢어 이겨 종이찰흙을 만들고 이를 버선모양 등 구상하는 작품 도형에 따라 합판지에 붙여 거친 질감의 요철효과 두께를 만들고, 그 위해 화선지를 붙여 단계별로 색을 올려가는 작업들이 진행 중인 화판들과, 그 주위로 색색의 안료그릇과 크고 작은 붓들, 묽게 풀어놓은 접착제와 물그릇들이 모여 있다.

작업 틈틈이 불교경전의 사경을 병행하는데, 서예라기보다는 사경 자체에 정신을 집중해서 끝내기도 하고, 화판의 바닥처리와 거친 질감을 만들고 그 위에 금강경, 반야심경 같은 사경작업을 화면의 일부로 구성해 내기도 한다. 또 그 사경의 산물들은 주위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눠지기도 하고, 설치작품의 소재로 이용되기도 한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공간에서 작업에 전념하고 이따금 다른 작가들의 전시회에 들르기도 한다.  

같은 건물의 2층에는 서양화가 정경래의 작업실이 있다.